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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능력이나 조건이 부족해서 애인에게 너무 미안하네요. 자괴감이 들어요.
게시물ID : gomin_17584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Vpa
추천 : 1
조회수 : 1094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8/09/21 11:15:34
20대 후반 동갑커플로, 저는 여자입니다..
1년 연애 했고 내년에 결혼계획있어요.
1년간 만나면서 친구 이상으로 잘 맞고
싸워도 하루를 안넘기고 화해하며
잘 만나고 있죠 .. 싸움이라고 해봤자
여느 커플처럼 감성적인 제가 서운해하고
애인은 미안해하고 고치는 그런 형태의 자잘한 싸움이었고
고질적인 문제는 없는터라
믿음도 크고 서로를 위한 마음도 크다고 생각해요.
짧다면 짧은 1년 동안 
이 사람이면 존중하고 양보해가며 살 수 있겠다
확신이 들었고, 자연스레 미래를 약속하게 됐죠.
그런데 어제 가볍게 나온 얘기에서 간극을 느끼고..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입니다.
도저히 저 혼자서 고민하기엔 명확히 답이 뭔지도 모르겠고
막막하여 익명을 빌려 조언을 구하게 됐네요..
애인은 탄탄하고 정년도 보장되는 대기업에 일해요.
학벌도 저보다 좋고, 연봉도 높고..
육아휴직이나 기타 복지들도 월등히 좋죠.
반면에 저는 박봉인 직종이에요. 디자이너입니다.
불안정하고 만약에 애라도 가지면 경력단절되고
재취업도 힘들겠죠.. 그래도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이 일에 몸담근지도
3년이 돼서 돈이라도 많이 벌자라는 생각에
투잡으로 외주작업도 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적금도 무리해서 들어요. 현재 어머니 빚갚는데에 쓴 돈 빼곤
4000정도 모았고요. 내년 5000모으는걸 목표로 일하고 있고요.
애인 동기는 1년 반 동안 5000을 모았다는데 전 꼬박 4년이 걸리겠네요.. 
각설하고, 
저와 애인은 서울에서 일하고 쭉 서울에서 거주할 생각이기에
맞벌이 하기로 얘기가 된 상태입니다.
문제는 육아휴직이야기 하다가 터졌어요.
애인의 직업환경과 제 직업환경은 너무 격차가 나서..
애인이 이해를 잘 못하더라구요..
애인 주변은 너무나 당연히 육아휴직 3년이 보장되니까
애기 키우고 안전하게 복직하여 일하는 상사들이 많고,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3개월 유급휴가밖에 없거든요..
애낳고 3개월 쉬고 복직하면 할 수 있겠죠.
근데 전 제 애는 제가 키우고 싶고, 홀어머니는 30년 넘게 일하신터라 여기저기 몸이 상해서
맡길 생각도, 그러고 싶지도 않아요.. 
막연히 애기 유치원 들어가기 전, 4년 동안 키우고
재취업하던가 프리랜서로 일 할 생각이었어요.
큰 돈은 못벌더라도 가족 생활비는 오롯이 제가 벌어서 쓸 생각으로 말이죠.. 
저희 부모님도 아버지가 번 돈은 저축, 재테크로, 어머니가 번 돈은 생활비로 써왔기 때문에
저도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애인은 4년은 쉬는건 너무 길지 않느냐.. 1~2년 키우고 부모님한테 애를 맡기든
하는게 낫지 않겠냐.. 주변보니 바로 옆집에 장모님이 거주하며 애를 돌보더라..하네요.
모르겠어요.. 아니면 본인 부모님한테 맡겨도 되지 않느냐.. 본인도 할머니 손에 컸다라고 하는데..
만 4년까진 제 손으로 키우고 싶거든요. 너무나 당연한 생각이었어요.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유치원 일찍 마치면 이웃집에 맡겨졌는데
그 기간에 이웃집 오빠한테 심한 성추행을 당했어요.(애인도 알고 있구요)
그래서인지 딸이든 아들이든 안전하게 제가 보살피고 싶거든요. 
그런데 애인 말도 일리가 있어요.
오래쉬다보면 감도 잃을거고, 현실적으로 재취업이 힘들잖아요. 
이야기하다보니 참.. 제가 미술을 시작한거부터가 후회되기 시작하더라고요. 
부모님 반대없이 지지만 받으며 너무나 자연스럽게 꿈꿔왔던 직업을 가졌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고, 떨떠름해 하는 애인앞에서 아무말도 못하겠더라구요..
제가 아무리 재취업하겠다. 재택근무 겸행하며 경제적부담을 혼자 지우지않겠다해도..
현실이 어렵다는건 바뀌지 않으니깐요.. 
받아주는 곳이 있다면 감사하게 일할 자신있지만 이건 또다른 문제겠죠.
제 주변에 외국에서 오래 공부하고 와도 디자이너로서 쉽게 재취업하고, 
외주작업도 끊이지 않기에 안일하게 생각한걸까요.. 
애인은 본인이 욕심부리는 것 같다고 하지만
글쎄요.. 애인이 같은 조건의 사람을 만났더라면..
이런 불필요한 다툼은 하지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에 한없이 작아져요.
이래서 끼리끼리 만나야한다고 하나봐요. 
애인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박봉에, 휴직도 상식적으로 나오지 않는 제가
이해가 쉽게 안되겠구나 싶어요. 
애인은 너무나 평범한 미래를 그리는데.. 애 낳고 둘이 으쌰으쌰 돈벌어서
서울에 집 마련해서 행복하게 사는 삶이요.
그런데 전 그런 조건이 안돼서 미안하고, 이런 현실에서 그래도 같이 함께 하고싶다고 하는게
염치없는 짓인 것 같아.. 답이 안보여요. 
애인은 그래도 같이 살고싶대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네요. 
그런데요..점점 자신이 없어져요. 
제가 속한 직종의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시시때때로 마주해야된다는게 .. 
애인은 비슷한 조건 사람만났더라면 충분히 좋은 시너지내며 잘 살 사람인데
괜히 부족한 제가 끼어들어서 이런 분란을 만든건 아닌지 .. 
애인은 본인이 문제인건지, 자존감의 문제인건지.. 말꼬리를 흐리는데..글쎄요.
애인만나기 전엔 제 직업이 자랑스럽고, 많은 돈을 못벌어도 제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이기에
남과 비교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동안 별 생각없이 출근했는데
애기 배웅하며 출근하는 워킹맘 보며..
생각이 많아지네요. 
오늘 퇴근하고 애인만나요. 어떤 대화를 나눠야할까요..
애인은 애초에 조건보고 만난게 아니며 왜 굳이 차이난다하고, 격차난다고 말하냐 채근하는데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걸까요? 어떤 말씀이든 부탁드릴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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