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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밤..
게시물ID : gomin_17645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FhY
추천 : 16
조회수 : 1144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9/01/22 03: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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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동안 온몸 한구석 성한곳이 없을정도로 열심히 일을 했는데 
야간에도 주말에도 틈만 있으면 알바를 뛰었는데
사치를 부리거나 유흥 도박에 손을 댄 적도 없는데
빚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슬금슬금 늘어만 간다
실패에 실패가 거듭 쌓였던 것이 이토록 회복하기 힘들게 될 줄 몰랐다..
 
그래도 굶지 않을 자신은 있었는데
몇달 아파서 골골대다 정신차려보니 휑하니 비어버린 통장
친구에게 빌리고 탈탈 털어 밀렸던 집세 겨우 해결하니 어제 아침엔 요금납부 안하면 폰 정지 시킨다는 통신사의 통보문자
하지만 이젠 책상 한구석 동전까지 끌어모아도 4860원
 
 
겨울이라 알바자리도 얼어붙었는지
드문드문 올라오는 곳에 잽싸게 연락을 해도 나보다 더 빠른 친구들은 항상 있고
어느새 나이때문에 컷 당하는 나이가 되어버렸구나
한창때도 버겁던 상하차는 도저히 엄두가 안나고
두어달 일했었던 쿠팡은 연락해도 답이 없고
문득 일하는 것 자체가 너무 피곤하고 지친다.. 
 
 
여기저기 찾아들어간 소액대출은 당연한듯 모조리 부결, 거절, 대상이 아니란다
빌리려 해도 안빌려주는 곳이 있는가하면
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는지 대부업체들은 빌려주겠다고 난리법석이다
몇번이나 혹했지만 지금 있는 빚도 감당 못하는데
거기마저 손대면 진심으로 회복못할 거 같아 참고 또 참았던 지난 며칠..
 
지난 몇년동안 치아가 4개나 빠졌다
또 하나 더 뿌리가 거의 뽑혀 덜렁거리고 있고 어금니는 깍두기조차 씹기가 어렵지만 치과는 언감생심
자고 일어나면 베개에 남는 핏자국
설이 다가오는데
부모님 뵐 자신이 없다
 
잘 살아보겠다고 자신있게 나간 아들이
지금은 머리자를 돈도 없어 덥수룩한 머리에
겨우 삼십대에 여기저기 이가 흔들리고 빠져서 웃지도 못하고
손목 어깨가 아파 잠을 뒤척이고
허리 무릎이 안좋아 어기저어기적 걷는 나를 보면 얼마나 슬퍼하실까
차라리 일때문에 못간다고 거짓말을 할지언정.. 뵈러 갈 자신이 없다..
 
마지막 남은 라면을 집었다 놨다 망설이다 결국 뜯어 저녁을 해결하고
두달 넘은 사과는 버리려다 썩은 부분 잘라내고 남은 쪼가리라도 씹어본다
혹시나 일하러가게되면 차비는 있어야하니까 쓸 수 없는 동전들..
 
피곤해 쓰러질 것 같은데 잠이 들지 않는다
너무 힘든 밤이다...
 
성당을 다녔었지만 마지막 미사드린지가 3년이 넘은 것 같다
누군가 널 위해 기도 한다던 노래를 좋아했었는데
 
 
누구든 이 글 보는 사람
이런 내가 한심하고 이해가 안가더라도
종교가 무엇이든
날 위해 기도 좀 해주라
정말 오랜만에 들어와 남기는 글이 이모양이라
미안하다
 
 
그래도 기도 한번 해주라
기적이 아니면 난 다시 일어서지 못할 거 같다..
날 위해
기도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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