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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에 사춘기가 온 거 같아요..ㅠㅠ
게시물ID : gomin_17720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GZoZ
추천 : 1
조회수 : 78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9/07/20 1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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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예전에도 여자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크게 구애를 하려 애쓰거나 어울리거나 하지 않았어요. 혼자여도 외롭지 않았으니까.

근데 한 번 건강이 크게 나빠지고 나서 (정신적 피로로 인한 무기력, 호흡 장애 등..)

사랑이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사는 낙이 없나고 해야 할까요? 혼자만의 삶을 열심히 살아봐야 무엇하나. 함께할 누군가가 있어야 그것들이 가치 있어지는데.

짝이 너무 절실해지는 거예요.

예쁜 연인들을 보면 막 가슴이 아파서 주저 앉을 것 같은 때도 있고

길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보면 괜히 혼자 상쳐 받기도 하고.. (너무 아름답지만 나와 인연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



ㅠㅠ 대학생 때는 공부만 했어요. 연애를 하려면 그때 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인간 관계가 서툴러서 무서웠던 것도 있고, 항상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었어요. (사실 금전 문제도 있었고)

그리고 학구적인 스타일이라 뭔가 진지하고 영원한 가치에 계속 몰두하고 싶었어요. 인문 철학 예술 등

근데 실력이 천재적인 것도 아니고 주변이나 사회는 그런 것들을 가치 있게 여기질 않으니 외로워지기만 하고..

건강이 나빠지고서는 공부도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고 해서 힘이 빠지고..


그래도 근 2년간 연애를 하려고 애를 참 많이 썼거든요.

길거리 헌팅도 시도해보고 어플도 써보고 소개팅도 해보고. 근데 다 실패 혹은 상처뿐

제가 외모는.. 스스로 말하긴 그렇지만 잘생겼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요.

여자애들이나 아주머니들이 특히 좋아하고 예뻐해주시는 그런 스타일인데,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안 되더라고요. 

연애를 염두에 두는 또래 여성들한테는 좀 다른 어필이 있어야 하는 거더군요.


가 훤칠하고 체격이 건장했으면 먼저 다가오는 분들이 많았겠죠. 

다가오더라도 삶이 유쾌한 사람이어야 지속될 테고요. 다들 현실이 힘든 나이니까.

..저는 무거운 삶을 살아요. 왜냐하면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탐구하는 것들이 항상 무겁거든요. 

티를 내지는 않지만, 대화를 하다보면 결국 느껴지죠. 대화 소재가 보통 다르니까.



좋은 남편이 되겠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어요.

좋은 남자가 되려고 노력도 많이 해봤어요.

하지만 그런 것들은 사랑을 지속해주는 요인에 가깝지 시작해주는 요인은 아닌 것 같더군요.

그렇다고 또래 여성들이 그런 가치들을 더 가치있게 볼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고 싶지는 않아요.

그럼 20대가 다 가잖아요ㅠㅠ 20대가 가기 전에는 꼭 사랑을 해보고 싶고, 

무엇보다 힘이 없어요. 더 나아갈 힘이.

혼자서는 힘들어요. 계속 혼자 헤쳐왔어요. 단 한 사람만 옆에 있어주면 되는데 그런 사람이 안 나타나요. (혹은 제가 볼 줄을 모르겠어요.)


넉넉하지도 않고 지쳐가고 있는 글쟁이는 누가 봐주지 않아요. 

멋있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사랑한다는 말은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어요.

겉 모습에 호기심으로 다가왔다가 기대와 달라서 돌아서는 사람들도 좀 있었어요.

아니면 괜히 마음만 뺏어가서 힘들게 하기도 했고.



직업 활동이 활발해지면 인연이 닿을 기회가 많겠지만,

실력은 아직 모자라고 애써서 활동을 만들어 내기에는 힘이 없어요.

이미 제가 몰두해야 할 일만 해도 벅차요. 건강이 나빠졌으니까ㅠㅠ

근데 이제 나이가 점점 번듯한 직장이 딱 있지 않으면 인연을 만들기도 어려운 거 같아요. (착각일 수도 있지만..)



몸은 안 좋고 마음은 늙어가고 정신은 지치고

사랑을 하기 어려울 때 왜 사랑은 가장 필요해지는 걸까요? ㅎㅎ


저도 예쁜 사랑 해보고 싶은데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과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데.


엉뚱한 사람한테나 마음 쏟고 혼자 고갈되고

용기는 점점 없어지고 현실은 점점 무거워지고..


그냥 같이 헤쳐나갈 사람이 필요한 건데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

서로 미완인 상태를 함께해나갈 사람이 필요한 건데 ㅠ


사춘기는 뒤늦게 찾아왔으나 (세상엔 예쁜 사람들이 참 많던데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힘든 시기입니다.


꽃이 지기 전에 나비가 날아와야 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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