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지방국립대 자연계열학과 2학년 남자에요.
예전부터 고민 있었는데 마땅히 주위에 얘기 할 사람도 없고 끙끙 나 혼자 고민하다가는 영원히 고민만 할 것 같아서 여기에 익명의 힘을 빌려서 써보려구요.
저희 아버지는 암에 걸리셨었고 수술을 받은 후 완치가 된 줄 알았는데 지금 폐 쪽으로 전이되어서 지방에서 서울로 다니면서 항암치료를 받고계셔요,
처음에 암에 걸렸을 때 구강 쪽에 암이 생겨서 치료후 후유증으로 지금은 보철이라는 도구 없이는 말을 제대로 못하셔요.
보철을 안 끼면 발음이 짓 눌려서 말을 이해하기가 힘든 상황이죠.
그래서 직장은 못 다니시고 집에서 쉬고 계셔요,
그리고 어머니는 작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이제 쫌 있으면 퇴직을 하셔야 되요.
형은 이제 막 작은 중소기업에 취업해서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고, 저는 대학이 다른 지역이라서 자취를 하고 있죠.
저희 아버지가 암이 걸리 신게 제가 중학교 때에요. 그 당시에도 저는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집 상황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부도 별로 열심히
안 하고 그냥 하루하루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정신을 좀 차려서 공부를 좀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저는 머리가 좋은 사람은
아니였더군요 ..ㅋㅋㅋ 선생님이 어떤거에 대해 설명하면 다른친구들은 한 번에 이해하는데 저는 듣고도 혼자 1~2시간씩 머리써가면서 이해를 했었죠.
그리고 책을 읽어도 워낙에 책을 안 읽던 놈인지라 2~3번씩 읽어야 책 내용이 눈에 들어오고 그랬죠.ㅋㅋ
그리고 외우는 것도 어찌나 잘 안외워지고 하기가 싫던지..ㅋㅋ 결국엔 저는 그 때 부터 도망칠려고 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어떻게 해서
국립대 갈 성적은 맞춰놨는데 생각 할 수록 대학은 제가 갈 곳은 아니다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일단 가고싶은 과도 없었고, 가더라도 그 어려운
대학공부를 제가 따라갈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죠. 또 집안도 저를 충분히 케어 해줄 수 있는만큼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었던지라 저는 차라리
전문대를 가서 기술을 배운 뒤 빨리 취업을 해서 집안에 도움이 되는게 나을거라 생각했죠. 고3 담임 선생님께 얘기하니 그 당시 담임 선생님 께서는
그 길도 괜찮을거라고 말을 하셔서 아버지께 얘기했는데 아버지가 엄청 화를 내시더라구요.ㅋㅋㅋㅋ 전문대는 절대 안 된다고...
그 때부터 살짝 삐뚤어 졌던 것 같아요.ㅋㅋ
'아니 내가 못 하겠다는데 아부지가 대신 가서 공부해 줄 것도아니면서..' 속으로 생각하면서 ㅋㅋㅋ.
아무래도 아프신 분이고 제가 워낙 소심하고 속으로 삭히는 성격이라 그냥 심하게 반대하신 후로 더 이상 말씀은 안드렸는데
그 때부터 저는 '내 인생은 아버지를 위한 인생인건가?'라는 의문이 들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더군요.. 물론 지금은 아버지가 저를 위해 하신 말씀이라는건 알고있습니다.
그러면서 미쳐가지고 그당시 고3인데 공부도 엄청 안했습니다.ㅋㅋ
그렇게 집이 조금씩 싫어지면서 어떻게든 집에서 떨어져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지방의 국립대 화학계열 학과를 지원했는데 운이 어떻게 따랐는지
성적은 안되는데 붙어서 들어오게 됬죠.
그런데 역시나 원래부터 오기 싫었던 곳이라 공부도 자연스럽게 안하게 되고 성격도 완만히지 못해서 친구들이랑도 잘 못 어울려서 결국 아싸에
공부까지 놔버린 놈이 되버렸었죠, 그 당시 동기들도 얼마나 저를 한심하게 봤을까요?ㅋㅋ
저는 제가 태어난 환경을 원망하면서 주위에 자기 하고싶은대로 사는 친구들은 부러워하고 질투하면서 정작 저는 아무것도 안 했죠.
결국 엄청 우울해지기까지 하더군요. 정말 정말 모든걸 다 던지고 어디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힘든건 부모님이 힘들게 번 돈으로 다니는 대학인데 부모님께 이런 상황을 말씀드리기도 죄송했고, 더는 못 하겠다고 때려치우지도
못 하겠고 아무것도 못 하는 제 자신을 보는게 힘들었죠.
결국 1년 대학생활을 말아먹고 군대로 도망쳐야 겠단 생각이 들어서 바로 휴학하고 신검 받았는데 4급이 뜨더군요.ㅋㅋㅋ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저한테는 기회였습니다. 4급은 무조건 공익으로 가는게 아니라 산업체에 들어가서 군 복무를 대체 할 수있는 제도가 있더군요.
게다가 일한만큼 돈까지 챙겨주다보니 저는 자연스럽게 산업기능요원을 지원했고 들어가게되었습니다.ㅋㅋ
그렇게 해서 돈도벌고 세상에는 여러 쓰레기가 있다는 것도 배우고 돈 버는게 역시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면서 겨우겨우 제대했습니다.
군 복무하면서 꾸준히 생각하고 생각해봤는데 결국 딱히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싶은 것도 없는 저는 결국 갈 때가 대학교 밖에 없더군요.
아니면 다시 전문대를 들어가는 건데 그건 역시 부모님께서 결사 반대하시구요.
그래서 제가 벌은 돈으로 자취집구하고 학비내서 다시 복학했는데 역시 1학년 때 말아먹고 2년동안 일에 치이느라 공부도 안 한 상태라 수업
따라가고 공부하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그리고 영어로된 원서는 하나도 눈에 안들어오고요.ㅋㅋㅋㅋㅋㅋ 겨우겨우 공부 해서 2학년 1학기 성적은
3.25정도 맞고 지금은 2학기를 다니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까지가 저의 삶에 대한 얘기였습니다.ㅋㅋㅋ(아이고 길다..)
지금은 다행히 1학년 때처럼 아예 개막장으로 살지는 않고 평일에는 그래도 9시에 학교가서 오후6시까지는 공부하고있는데 그 이상은 진짜 너무 하기가 싫더군요.ㅋㅋㅋ
여기서부터 진짜 질문입니다.
여러분이면 만약 저와 같은 상황이라면 무엇을 하실건가요? 뭔가 자기 적성을 찾으려고 노력하실건가요?? 만약 한다면 어떤 노력을 하실건가요?
잘 먹고 잘 살려면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되는 것은 알고있지만 저는 지금 아직도 제가 처한 상황이 싫고 지금도 살짝 살짝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ㅋㅋㅋㅋㅋ 그래서 지금도 그냥저냥 인생을 살고 있구요.
혹시라도 제가 무엇인가 깨우치고 다시 정신줄잡고 바로살려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밖에나가서 사람만나는 것도 워낙 자존감도 낮고 외모도 못나서 무섭지만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무엇을 해야할지 아무리 찾아도 모르겠습니다.
공부를 엄청 열심히 안 할 거면 무엇을 하면 좋으까요?
다른 몇 몇 사람은 군대 갔다오면 철들어서 공부 열심히 한다는데 저는 이상하게 고생을 덜 한건지 열심히 하려고 해도 잘 안되더군요..ㅋㅋ 내용도
너무 어렵고 앉아서 오랫동안 공부하려고 해도 의지력도 약하고 금방 지쳐서 포기하고... 후...ㅋㅋㅋ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제 얘기를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얘기 할 때가 없었는데 여기에라도 얘기하니 마음이 뭔가 후련해지내요.ㅋㅋㅋ
앞으로 하는 일 모두 잘 이루시고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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