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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그랬다
게시물ID : gomin_17753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발진실을
추천 : 1
조회수 : 3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11/15 01:04:48
생각해보면 그랬다

난 학업에 지쳐있고 앞에 다가오는 졸업에 왠지 숨이 막혔다
그저 안정된 직업을 갖길 바라는 엄마에게 노래가 하고싶다 말하지못했다
아니 실은 한량처럼 놀고싶어였는지도 모르겠다.

어릴때부터 매년 학기초에 하던 가정상담이 끔찍히도 싫었다
니네집 잘사나 못사냐 니네 집 화목하냐안하냐 직접적으로 묻진 않아도 결국 그런걸 알아내기 위함이란걸 알고있었다.
이혼가정이어서 애가 저러네 그런소리  듣기 싫어 어릴때 부터 스스로를 가뒀다.
그저 말잘듣아이, 모범적인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
그래도 저 꼰대들은 가정환경과 날 자꾸 엮었다.
 환경이 저래도 잘컸구나 그딴걸 칭찬이라면서 

그렇게 꾸역꾸역 날 가두면서 성인이 되었다.
머리가 컷어도 달라지는건 없었다. 습관이라도 되어버린건지 난 여전히 이미지 연극을 하고있었다.

그러다 딱한번이었다 일탈이랍시고 성소수자 어플을 받았다
겁이 없던건 아니었다 그 어플을 통해 다른이에게 말걸기까지 한달이나 걸렸다.
얼굴도 모르고 그저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고 대화하는게 썩 나쁘지않았다. 억지로 밝은척 모범적인척 할필요도 없고 일회성일뿐이었으니.

그러다 너를 알게된것이다
딱 한번이었다. 그 어플을 통해 처음 사람을 만나러 나간것이.
난 되지도 않는 토익을 붙잡고있었고 밤낮이 바뀐터라 밤엔 잠이 오질 않았다.
왜그랬을까. 사람도 믿지않고 겁도 많은 내가 별 고민없이 커피먹자는 널 만나러 나갔다.

넌 프로필 나이를 속였었다
삼십대 후반인 너는 30살이라고 적어놨었다
뭐 별상관은 없었다 어짜피 너도 일회성이라 생각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연이 닿으면 얼마나 닿는다고.
생각해보면 그때의 넌 꼰대가 아닌척하고있었지만 꼰대였다.
한국사람들 종특인가 생각했다 자기보다 어리면 조언을해주고싶은가보다.
뭐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넌 끝까지 나이차가 많이 나는 내게 반말은 하지 않았으니.
일회성이라 생각했던 만남이 이어져서 우린 만나게되었엇다.


전애인이 고삐리랑 바람을 피웠다나
그래서 별거아닌 별거중이라고
세상 온갖 슬픔은 다 지고있는듯한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나보다 더 허한 사람이 있나싶었다

너와나는 첫단추부터가 틀어졌다
서로를  알기도전부터 몸부터 나눴으니

그때의 난 내가 구제불능이라생각했다
남자친구를 사귈때도 열리지않던 몸이 너에게 열렸으니
나 스스로를 혐오했다.

그리고 그만 만나자했다.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알았어야했다
넌 자존심이 쎄서 먼저 헤어지자는말을 못듣는다
상대가 헤어짐을 원하면 더욱더
 놔주질 않는다는것을.

아마 그때의 넌 
고삐리랑 바람이 난 전애인에 대한 대응으로 날 만난것일수도있겠다.
어떻게 어린애랑 그럴수있냐했지만
지금의 넌 똑같이 어린 그애에게 애정을 구걸하고있지않은가.
문자를 지운것도
혼자만 열심히 그아이에게 잘해주는것을 들키면 쪽팔리니까였을것이다. 자존심이 쎈 넌 그아이도 본인과 같은 마음이였다면 자랑하듯 지우질 않았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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