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대학교 입시에서 떨어졌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7760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00센트
추천 : 4
조회수 : 49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9/12/10 13:34:00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 남자입니다.  

왜 이제 대학교를 지원했는지 궁금하실 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특목고에서 음악을 전공했고 고3 현역 때에 제가 원하는 학교와 학과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어려워지는 집안 형편으로 고3 때에는 학교도 장학금과 감사한 분의 후원을 받아 겨우 다녔고, 대학교 합격 후에도 등록금 외에 들어가는 현금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결국 진학을 포기합니다.  

그리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다가, 싱어송라이터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20살이 되자마자부터 지금까지 돈을 벌었고, 음악을 배우고, 여러가지 활동도 해보고, 실용음악과 입학을 위해 시험 준비도 해보았고(어머무시한 경쟁률과 본인의 실력 부족으로 실패했지만), 경험은 많이 쌓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점점 하고 싶은 것들이 확고해지면서, 대학 교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고, 우선 내가 잘 할수 있는 것, 잘 하는 것으로 다시 대학교를 입학해서 졸업하자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집안 형편도 좋아지고 있었고, 저도 돈을 벌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작년, 다시 입시를 준비하고 원서 접수 기간이 왔는데, 수중에 원서접수비를 낼 돈이 없어서 어머니께 대신 납부를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원서 접수 마감일에 퇴근하고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어머니께 부재중 전화가 3통이 찍혀있었고, 다시 전화해보니 저희 집 앞이라는 이야기에 급하게 달려나갔습니다(본가는 경기도, 서울에서 자취). 원서 접수를 못한 것입니다. 어머니는 너무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리셨지만, 저는 괜찮다고, 내년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말씀드렸고, 실제로 정말 괜찮았습니다. 어머니의 탓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올해는 무사히 모든 시험을 마쳤습니다. 저는 직장인이지만, 현역 입시생들만큼은 아니겠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최선을 다해 임했기 때문에, 후회도 없었고, 뿌듯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습니다...만 그렇게 됐습니다. 

물론 음악은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달려온 길이 너무나 지쳐서 넋두리를 해보았습니다. 지금 저에게 남은 것은 고졸 타이틀 뿐이라는게 허무하기도 합니다. 인생의 갈림길에 선 기분이네요. 우선, 내 인생에서 즐기지 못했던, 제대로 된 휴가 한 번 떠나볼까 생각중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이미 제게 힘을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