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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도 잃고 더이상 인생이 재미가 없어요
게시물ID : gomin_17778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WZlY
추천 : 0
조회수 : 47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0/02/18 01:30:45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직장을 그만두고 실의에 빠져있어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순서대로 나열해보자면..

1. 직장내 괴롭힘
2. 퇴사
3. 사귀기로 했던 사람의 뒷통수와 여자친구의 협박(여자친구 있는 줄도 몰랐고 찾아간 적도 없는데 저를 스토킹으로 넣겠다는 그런 이야기도 오감)
으로인해 거의 3개월간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구직활동도 안하고 폐인처럼 살았어요.

그러다 친구의 일을 도와주며 내 정신도 좀 챙겨야겠다 싶어서 친구에게 저희집 공간을 간간히 내어주고 그 친구의 일도 도와줬어요.
친구는 배달음식으로 보답했고요.
저는 집에 누군가 오는 것을 정말 싫어해요.
그래서 전에 살전 집에는 검침받는게 싫어서 가스렌지 연결도 안했어요.
그런 공간에 친구를 자주 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3번의 일이 있을 때 수다를 떨며 정신을 잡고 있을 수 있어서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였어요.
정말 손가락에 꼽히는 충격적인 일이어서 많이 힘들었거든요.
아직도 많이 힘들어요..
한달정도 거의 이틀에 한번 사흘에 한번씩 친구를 오면 도와주고 피곤에 절어서 내 생활과 집이 엉망이 되어도 성심성의껏 도와줬어요.

그 친구는 개발자인데 대기업에 다니고 있어요.
저도 이과로 가고 싶었지만 일단 머리가 나쁘고 성별이 여자여서 집에서 반대를 했어요.
그래서 성인이 된 지금은 취미로 근로자 카드나 일일강좌를 이용해서 c, c++, java, 아두이노 등 이것저것 배우러 다녔어요.
아두이노로 rc카나 음석인식 조명, 미세먼지 농도에 따른 자동 공기청정기 등을 프로젝트 과제로 만들었었고요.
이런 이야기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저보고 준비해서 개발자를 해보는게 어떻겠냐라는 조언을 해줬고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 보내줬어요.
나이가 많아도 입사한 사례가 있다며 저에게 희망을 주고 저는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게 됐어요.
정말 너무 고마워서 얘는 평생 내가 도와줘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친구를 도와주면서는 제 멘탈 추스리는게 최선이어서 따로 알아보지는 못하다가 그 친구가 바빠지면서 도움요청이 뜸해졌을 때 그 친구가 보내준 링크도 찬찬히 살펴보고 저도 이것저것 알아보다보니..이건 도무지 교육 6개월로 끝날 일이 아니고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의견을 말해주니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태연히 몇년 걸린다고 말하는거에요.
제가 분명히 저는 전공자가 아니고 전공자랑 맞붙을 자신이 없다고 말했었는데 그땐 저에게 괜찮다고 30대 중반 문과도 합격했다고 그러더니..
저는 낼모레 40이에요..
친구는 20진수로 계산하자며 그럼 20대라고..그러곤 자기 메이크업이나 한번 따라해보라고 말을 돌리고..
저는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어요.
친구는 개발자는 원래 진입장벽이 높다고 모든 이과직업들이 다 그렇다고 대답했어요.
그리고 계속 장난같은 말만 이어지고..

저는 이과로 가지 못한 사정을 말해줬고 어떻게 보면 어릴 때 꿈을 말해준건데..
현직 개발자가 희망과 용기를 주니 정말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 보고자 했는데..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저렇게 나오니 친구에게도 나에게도 너무 실망스럽고 배신감 들어서 한참 울었어요.
자신은 이미 개발자니까 저 높은 곳에서 쉽게 말하면서 저를 가지고 논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들고..
안그래도 바닥이었던 자존감도 더 낮아진 것 같아요..
애초에 가능성도 없었는데 주제도 모르고 희망을 품었구나..

그 친구도 오유를 해요.
고민게시판에 올지는 모르겠지만..

(친구야 이걸 본다면 어제 내 심정은 저랬어.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너한테 잠깐 이야기 했듯이 살아야 할 이유가 단 한가지밖에 없는데 그것도 얼마 안남았어.
네가 우울증이라서 진단도 받지 못한 나는 너를 위해 입다물고 있지만 나도 항상 자신과 싸우고 있어.
너는 장난처럼 사과했지만 나는 정말 너의 말에 의지를 많이 했었다.
네가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익명으로 올리는 이유는 나는 아직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렇게 털어놓으면 어느정도 안정이 되니까 그런거야.
뒤에서 널 흉보려고 하는건 아니라는걸 알아줬으면 해.
난 따로 상담받으러 갈 돈이 없어.
내가 14시간 넘게 잔다고 했을 때 네가 가보라던 수면클리닉..지금은 싸졌다지만 내가 알아봤을때는 60만원 넘어서 꿈도 못꿨다.
60만원이면 두달을 매일매일 정말 호화롭고 배터지게 먹을 수 있거든..
공부할 환경도 머리도 없고 그래서 좋은 직장도 없어서 내 몸에 최소한으로 투자할 수 있는거라곤 운동정도야.
내가 운동을 좋아해서 하는거 아냐. 나도 너처럼 상담받고싶어.)

이전 회사에서 정치질에 휘말려서 괴롭힘당하고 경력도 도둑맞고 자존감도 도둑맞고 너덜너덜해져서 이제 좀 살아보겠다고 의욕가지고 일어섰는데..
이제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예전엔 일에 미쳐서 일하는게 너무 재밌다고 할때마다 변태취급 당했는데..열정페이라도 좋다고 회사에서 먹고자고 살았는데.. 지금은 일도 싫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사람도 다 싫고..
이제 집에 있으니 사람들은 제가 맨날 노는 줄 알고 아무때나 불시에 집에 들이닥치고싶어하고..맨날 게임만 하냐고 오늘은 몇시간 했냐고 하고..
하고싶은 것도 없고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재능도 없고 일도 제대로 못하고 제대로 하는게 아무것도 없고 이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인데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이 악물고 운동나가고 너무 나가기 싫지만 사람만나러 나가는데..정말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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