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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나는 죽어.
게시물ID : gomin_17802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Fob
추천 : 6/4
조회수 : 1170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20/05/20 00:54:27
나는 32살 남자다.

모태솔로다.

솔직히 말하면... 피부가 너무 심하게 안좋아서 연애를 못했다.

어느 정도로 안 좋냐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고 인상을 찌푸릴정도로 좋지 않다.

원래 피부는 하얀데 얼굴이 붉은색, 흉터로 난도질 되어있어서 더욱 부각된다.

너무 심한거 같아서 피부과를 가봤다.

600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피부과에 썼다.

결과는?

똑같다. 

피부과에 가기전이랑 피부과에 간 후랑 똑같다.

뷰게에서 추천받아서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봤고 술도 안마시고 비비도 발라보고 일찍 자기도 해보고 담배도 끊어봤다.

그래도 똑같다.

이성교제를 포기하고 살려고 했다.

그런데 내 직업상 그렇기가 쉽지 않았다.

놀랍게도 내 직업은 1인 게임 개발자이다.

사랑에 관한 게임을 만들어 보는게 내 목표라서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사랑도 못해봤으면서 사랑에 관련된 게임을 만들려고 하니 도저히 아이디어가 안 떠오른다.

정신과 상담도 받고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게임을 만드는데 도대체 연애 경험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

정신과 상담을 받을 때도 똑같았다.

게임 만드는데 연애 경험이 왜 필요하냐고.

이런 반응 때문에 그 이후로 나는 그냥 이 이야기를 아무한테도 안한다.

어차피 이야기 해봤자 돌아오는건 전부 똑같은 대답뿐이니까.

이렇게하면 내 탓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겠지.. 싶다.

내 학벌은 좋지 않다. 하지만 나는 대학생 때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

평일은 학교갔다오면 밤 10시까지 노트북을 가지고 카페에서 공부하며 살았고

주말은 카페에서 하루에 6~7시간은 공부했다.

밝고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했다.

언젠가는 분명히 나도 이성교제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하지만 이 때까지 연애를 한번도 못해봤다.

그래서 왜 못할까 하고 생각을 해봤다.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오유를 보던 도중 글귀가 하나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 잘 웃지 않거나 너무 무표정해서 무서워보이면 여친 만들기 힘들다" 라는 글귀였다.

이 글귀를 보고 나는 절망해버렸다.

나는 하악관절도 안좋아서 웃을 때마다 턱이 아프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결론적으로는 연애를 포기하고 사는중이다.

'그래 뭐 이런 인생도 있겠지. 내가 원하는 것을 시도조차 못해보는 그저 그런 인생도 있겠지' 라며 말이다.

결국에는 사랑에 관한 게임만드는걸 접어버리고, 지금은 내 마음에 내키지 않는 시시껄렁한 게임을 만들고 있다.

한번은 친구가 나에게 이런말을 한적이 있었다.

'연애 못하면 못사냐? 아니면 죽냐? 그냥 혼자 살면 되지. 연애는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없어.'

나는 그때 어이가 없어서 한마디도 대답을 못했지만 마음 속으로 대답했다.

'응. 나는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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