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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독교인인데요 아직도 소름인게
게시물ID : gomin_17824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hrZ
추천 : 3/6
조회수 : 1406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20/08/03 02:50:02
제가 몇 년 전
엄청난 우울증으로
그냥 눈 뜨면 죽고싶다로 시작했어요
하루하루 괴롭고 무기력하고 
진짜 그냥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어요
자해도 몇 번 하고 
분노와 자기비하로 가득찼어요

그러던 어느날
그날은 유독 이 괴로움의 무게가
10000배는 되는거 같았어요
아주 지긋지긋 할 정도로 
당장 제 숨통을 끊고싶었죠

그러다 저 죽으면
슬퍼할 부모님이 떠올려지면서
막 울었어요 너무 억울하고..
왜 이렇게 우울한지 
이젠 이유 조차 몰랐으니까요

그렇게 진짜 막 미친듯이 오열하면서
제가 기독교니까 
(사실 말로만 기독교지 교회 잘 안나감)

하나님 당신이 원하는게 이거냐고
내가 죽길 바라냐고 나 왜 이러냐고
내가 이렇게 고통스러워 하는거 안보이냐고
이런 혼잣말 하면서 울부짖었어요

당신 진짜로 존재하냐고
나 너무 살고싶다고
제발 이 우울함 좀 끝내달라고
나 빨리 데려가던가 
아님 내가 죽어버리겠다 
계속 막 소리 지르면서
원망하다가 울면서 잠들었어요;
누가 봤음 미쳤는줄 알았을거에요


근데 그렇게 엄청 길게 잤는데
다음날 눈 뜨니 
창가로 들어오는 햇볕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지는거에요
무슨 태초의 자연을 처음 본거 마냥
새롭게 와닿았다고 해야하나..

시계를 보니 오전 8시쯤이었는데
몸이 너무 가뿐하고 정신이 맑게 느껴졌어요

진짜 오랜만에 밖에 나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구요
그 이후로 우울증이 없어졌어요..
다시 의지가 생기더라구요
그냥 정말 느낌이 달랐어요
제가 느끼는 제 숨소리마저 다르게 느껴졌고
다 새로웠어요


물론 전 우울증 고위험자 같은게
아직 우울에 종종 잘 빠지곤 해요
하지만 저때만큼 나락으론 안가요


저게 저한텐 소름 끼치는 경험이었어요
진짜로 신이 응답했나 아니면
제 속에 있던 의지가 발현된건가
전 모르겠어요

어떻게 더 설명해야 할지 모르겟을 정도로
몸의 기운 부터가 달랐거든요...
새로 태어난 기분?

그래서 아직도 미스터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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