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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를 시기했을까요?
게시물ID : gomin_17865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sy939312(가입:2014-05-11 방문:240)
추천 : 1
조회수 : 46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1/01/23 03:25:45
오래된 친구가 있었는데요. 좋았던 추억도 많지만.. 지금은 연을 끊은 상태에요.

이 친구는 제가 했던 말을 가끔 그대로 자기 생각인 거처럼 말하곤 했어요. 학교 다닐 때부터 그랬는데 20대 후반이 되어서도 그랬어요.

예를 들어 제가 "우울한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다 지나갔어. 그런데 변했다기보다는 그냥 원래의 나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거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라는 말을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대화를 할 때 제가 요즘 좋아보인다고 하자 그 얘길 그대로 하더라구요. "달라졌다기보다는 그냥 원래의 나로 돌아왔을 뿐이야."라고. 학교다닐 때 제가 "개성있게 옷 입고 싶다. 다들 패션이 너무 개성이 없고 비슷한 거 같아."라고 하자 금방 또 그 말을 똑같이 하구요.

전 둔하기도 했고 처음엔 딱히 저를 따라한다 생각하지 않았고 자아가 좀 약해서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거나(그건 저도 그래요.) 그냥 제가 한 말이 기억에 남아 그런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제가 설마 이런 것도 따라할까 궁금해져서 말도 안되는 생각, 누가 들어도 개념없다 할 거 같은 그런 말을 해봤는데 그것도 또 그대로 동조하면서 따라하더라구요. 

어느날 술자리에서 짖궂은 사람이 저랑 외모를 비교하자 울면서 "그래, 그렇겠지. 00이는 살쪄도 사랑스러우니까."라고 했어요. 하지만 오래된 일이고 그때는 누구라도 면전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 당하면 기분 나쁜 거니까 별 생각 안했어요. 오히려 비교하는 사람이 아주 무례한거라 생각했어요.

우린 무난하게 잘 지내고 있었어요. 친구로써 저를 도와준 적도 많았구요. 그러던 어느날 그 친구가 사정이 좀 안좋게 돼서 제 신혼집에 잠깐 얹혀 살게 됐었는데.. 제가 더 가까운 사이가 됐으니 이제 우리 아무것도 숨기지말고 서로 다 솔직하게 얘기하자. 라고 했는데 저한테 자기 마음을 털어놓는 거에요.

"나 사실 너한테 질투나. 이거 진짜 얘기하기 싫었는데."라고요. 전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제가 살면서 온갖 수난(특히 우울증. 힘들 때는 자살시도도 하고 그거 때문에 정신과병동에만 3번 입원했었죠. 그리고 여기 다 적지 못할만큼 부끄럽고 끔찍한 일도 많았어요.)을 겪는 걸 다 지켜봐왔고 그 당시엔 제가 살도 엄청 쪄서 덩치가 예전의 두배가 됐었거든요.(평생 다이어트와 요요의 반복ㅠㅜ) 걔는 저보다 날씬하고 키도 크고 집도 잘 살아요. 

어느날은 남편이랑 저, 그 친구 셋이 노래방에 갔어요. 가는 길에 "둘이 결혼할거죠?"(혼인신고는 안한 사실혼 관계에요.)라고 묻길래 남편은 "우린 이미 부부야.ㅎㅎ"라고 했는데 또 바로 표정이 안좋아지는 걸 봤어요. 분명 기분좋게 나왔었는데요.

노래방에 도착해서 잘 놀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또 혼자 심각해져서는 "나 집에 갈래."라고 하는 거에요. 남편이 왜 그러냐 물어보니까 "아..그냥 둘이 너무 좋아보여서요."라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너도 충분히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 너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 만나면 된다.라고 했고 그 친구는 "제가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라고 했어요.

어느날은 편의점 앞에서 셋이 술을 마시던 중 남편이 "00이 친구라서 같이 지내고 배려해주게 됐지만.."하면서 다른 얘길 이어서 하려 하는데 갑자기 "그렇겠죠. 00이는 사랑스러우니까."라고 하면서 말을 잘랐어요. 저는 예전 일이 생각났고 친구의 표정이 너무 안좋아서 당황스러웠지만 지금 얘 상황이 좋지않고 술도 취한 거 같고  우울하다보면 그럴 수 있다 생각했어요. (제가 착해서가 아니고 그냥 믿기로 했으니까.. 이 인연을 놓치기 싫으니까 억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다가 일련의 사건을 겪고 그 친구는 집에서 나가게됐고..(이거까지 다 쓰면 너무 길어서 생략할게요.)시간이 지나고 걔도 좋은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연하에 명문대생이고 외모도 성격도 좋은 사람이요. 그런데 오랜만에 저한테 전화가 와서 하는 말이 "얘 00오빠(제 남편)랑 비슷한 거 같아."라고 하는 거에요.(제 남편은 저보다 연상에 띠동갑. 착하고 성실하지만 엄청 고지식해요. 걔 남자친구랑 비슷한 점은 딱히 안 보여요.) 그래서 제가 너 남자친구는 너 남자친구대로 좋은 애인데 왜 굳이 00오빠랑 비교를 하냐고 했는데 비교를 하는게 아니라 그냥 그만큼 좋은 사람을 만났단 뜻이라고 했어요. 

새로 사귄 남자친구를 처음 소개해주려고 데려온 날. 제가 남자친구가 잘생겼다고 하자 그 친구 남자친구도 그냥 칭찬에 대한 답으로 "그쪽도 정말 미인이세요."라고 했는데 그때도 표정이 순간적으로 확 굳는게 보였어요. 그래도 전 제 뇌피셜이려니 했어요. 너무 예민하다고 스스로 자책하면서요.

그후로 금방 친해져서 더블데이트로 넷이서 가끔 만났어요. 친구가 전보다는 마음이 안정된 거 같았고 예전엔 상황이 안좋아서 잠깐 그랬던 거고 이제 저한테 그런 감정 느끼지 않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기 남자친구가 부족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00오빠는 안 그러던데."라고 저한테 하소연 했어요. 전 그냥 남친에게 너무 서운해서 그런 말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예전에 섭섭했던 일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땐 정말 너한테 서운했어. 내가 온갖 고생 다 하다가 이제 겨우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해진건데 그 모습을 옆에서 다 지켜본 너가 아무리 너 상황이 힘들어도.. 그런 말을 나한테 하는게 이해가 안돼."라고 했는데 자기도 그런 모습 보였던게 후회되고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또 그 일에 대해 얘기할 땐 "그냥 너네 부부가 너무 보기 좋아서 그렇게 말한거고 내가 너의 불행을 바란 것도 아니고 친구끼리 충분히 할 수 있는 말 아니야?"라고 말이 바뀌더라구요. 친한 친구끼리 하는 가벼운 말?을 그렇게 증오에 가득 찬 눈으로 하는 사람이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같이 있던 남편도 놀랄 정도였거든요.

시간은 흘렀고.. 또 다른 사건이 결국 터져서 이제는 법적으로도 싸우게 됐고.. 평생 안 볼 사이가 됐어요. (걔가 절 질투한 내용과는 상관없는 사건이에요.) 

그런데 여운이 남아 문득문득 그 친구와의 일이 떠오르네요. 남편은 걔가 그랬던건 걔는 평생 가질 수 없는 걸 제가 가졌기 때문이라는데 그 친구는 저보다 주변에 친구도 많고 집안에 돈도 많고 외모도 딱히 못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세상 사람들 기준에서 보면 제가 더 못나보일수도 있을거 같아요. 전  자주 만나는 친구도 없고 여전히 우울증은 평생 관리해야 하고 뚱뚱하거든요. 

지금은 이렇게 됐지만 취향도 잘 맞고 같이 있으면 재밌는 친구였어요. 비슷한 부분도 분명 있었구요. 다른게 있다면 친구는 연극성 성격장애가 의심될만큼 자신을 포장하고 감정을 연기하는게 습관이고 거짓말을 많이 해요. 말을 자꾸 과장하고 포장하고.. 그런데 저는 지나치게 솔직한 편이에요. 제가 손해를 보더라도 솔직하고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잘 못하고 그래요. 그런 성격 때문에 얼마나 기막힌 일 많이 겪었는지.. 전 이게 별로 좋은건지 모르겠네요. 오히려 정말 불편한 거 같아요. 

 그리고 감정기복 심하고 사람 함부로 믿다가 상처받고.. 부족한 점 많은 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왜 저한테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은 제가 날씬했을 때나 뚱뚱했을 때나 상관없이 저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거 아니냐고 했는데 제 주변에 그런 사람들만 있었던거 아니고 인간말종들한테 상처받은 적도 많았어요. 위에 말한 거처럼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걔가 훨씬 많구요. 

이 글을 쓰게된 건 그 친구가 저를 질투했었고 저는 잘난 사람이고.. 그런 오만한 생각으로 쓴게 아니고 이 친구의 행동을 이해하면 저도 더이상 어떤 감정의 찌꺼기도 없이 이 인연(악연일지도 모르죠..)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하면서 쓰게 된 거에요.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으려면 그 사람을 이해하면 된다는 말을 어디서 봤거든요. 새벽이라 그런지 감성적이 되네요. 오랜만에 와서 글쓰고 가네요. 여러분들 생각이 궁금하지만.. 그냥 저는 부담없이 털어놓을 곳이 있다는 게 행복하네요.ㅎㅎ

자기보다 못났다 생각했던 친구가 잘되는게 배 아팠던 걸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좀 서글퍼지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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