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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진료를 받아보고 싶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7882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pya
추천 : 2
조회수 : 776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21/04/18 16:47:45

어릴 때 부터 아버지에게 강압적인 행동과 말을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자신이 옳고 기준이라 생각하시는 분이라 어떤 말도 안통하고 그저 따라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말 주변도 없고.. 익명을 빌어 말씀드리는거지만 누군가에게 제 얘기를 하는게 정말 어색합니다..

 

기억나는대로 적어볼려고 합니다. 혹시나 저와 같은 분이 계신다면 어떤 치료를 받으셨는지, 혹시나 제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지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짧은 미래에 제 아내와 아이에게 똑같이 행동할까 두렵습니다.

 

얼마전 바지 지퍼를 잠그지 않아 마지막 경고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냥 단순히 지퍼 짤그락 거리는게 보기 싫고 남들 보기에 단정하게 보이지 않는 부분때문에 지퍼 잠그라는 소리를 살면서 몇 백번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말이나 행동, 생각 등 모든 부분들에 수도 없이 많은 말들을 들었지만 최근에는 바지 지퍼와 다리 떠는 것이 아니꼽게 보이시는지 이것에 대해서만 말씀을 하십니다. 근무 중 주머니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말을 해도 결국 제 잘못이 됩니다.

 

더이상 감당하기가 힘들어 몇일을 스트레스 받고 있습니다. 어제는 출근준비하다가 홧김에 바지 지퍼를 가위로 잘라버렸습니다. 아마 어머니 보시기에 미x놈 같아 보이셨을꺼에요. 가만히 있다가 쌍욕을 하며 가위로 지퍼를 도려내는데 잘 안 잘라지니 손으로 뜯어낼려고도 하고.. 참..

 

지금까지는 아버지가 하라는대로만 할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게 맞는 줄 알았어요. 아버지는 책을 2만권 읽었다고 하시고 다양한 사업들을 하며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다고 하시니까요.

 

아버지는 본인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십니다. 본인의 상식, 생각에서 벗어나는 모든 일들은 잘못된 일 입니다.

 

그렇다고 뚜렷한 정답을 말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과정이나 결과를 만들어내면 잘못된 부분만 골라서 찝어냅니다. 물론 본인 기준에서 잘못된 것들을요.

 

예를 들면, 저는 심플하고 어두운 색을 좋아합니다.

아버지는 화려하고 밝은 색을 좋아합니다.

그럼 심플한 것은 죄고, 어두운 색은 존재하면 안돼는 색깔이 되어 버립니다.

 

제가 하는 모든 행동, 말 들이 다 잘못되었습니다. 1년 넘게 준비하던 모든 것들을 엊그제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올 스탑 되었습니다. 하루하루를 뭘 하며 살아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대화를 할 때 길게 얘기하면 요점만 간단히 말하라고 하십니다. 짧게 말하면 성의있게 말하라고 하십니다. 모른다고 말하면 대화하기 싫냐고 화를 냅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틀린 답이라도 좋으니 말을 하라고 합니다. 말을 하면 위에 세가지 반응 중 하나가 나옵니다.

 

대화를 하는 방법은 상대방이 원하는 답변을 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화를 할 때면 아버지 듣기 좋은 말만 해야 합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매일, 매순간 아버지 감정을 살핍니다. 혹시 화가 나진 않았는지, 나에게 불똥이 튀진 않을지

집에 들어가기가 싫습니다. 어려서부터 단 한번도 집은 저에게 편한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아버지는 정말 똑똑하십니다. 저는 개미새끼만도 못한 존재로 보일 만큼요.

좋은 말도 많이 해주십니다. 근데 평생동안 쌓인게 너무너무 많습니다.

 

병x같은 새x

또x이 같은 새x

아둔하다 멍청하다 초딩같다 유아틱하다 생각이짧다

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세상 모자란 애새x 대하는 듯 깊은 한숨

니랑 얘기하면 화만 난다

죽일 듯이 노려보는 그 눈빛

쌍욕을 하고 싶지만 참느라 꽉 다문 입술

때려 패 죽이고 싶은데 참고있는 그 몸짓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듣고 보고 느낍니다.

 

요즘은 제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하니 아예 안마주치거나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입니다.

 

근데 그 뿐입니다. 머리가 크기 전엔 그때그때 화내고 욕했으면, 지금은 참았다가 한번에 터트립니다.

 

저도 압니다. 제가 모자란거요.

 

근데 누구나 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살고 날기 전에 걷는 것 부터 먼저 배워야 하는게 아닐까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세상에 낑겨서 살면 그게 무슨 의미 일까요

 

나이는 스물 아홉인데 저 이제 세상에 나온지 2년 됐습니다. 대학교 졸업 직후에 1년을 병상에 누워만 있었고 이만하면 정말 노력하고 살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얘기하면 자뻑하지말고 착각하지 말라고 합니다. 허황된 꿈을 꾸고 있고 현실을 보지 못할 뿐이라구요.

 

아버지는 부모 잘만난게 천운이라고 하십니다. 인정합니다. 그만큼 혜택도 많이 누리고 살았어요. 대학교를 빚 없이 졸업했고 군생활동안 매달 20만원씩 지원받았습니다. 근데 평생을 이것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있습니다.

 

10년 전 대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차 안에서 ' 60대가 되면 나는 내 주변 지인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작은 술집을 하나 운영하고 싶다 ' 라고 말 했던 걸로 지금까지 욕을 듣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딱 들었던 것은 술집 운영 하나 였습니다. 니한테 돈을 얼마나 퍼부었는데 고작 한다는 생각이 물장사나 할려고 하냐 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반박하면 반박하는 대로 또 욕만 더 듣습니다.

 

마찬가지로, 뭔가 하나를 받으면 꼬리표처럼 항상 따라다닙니다. 뭔가 하나를 잘못하면 꼬리표처럼 항상 따라다닙니다.

잊을만 하면 툭툭 튀어 나옵니다.

 

차라리 받지 않고 듣지 않고 보지 않고 저보고 혼자 살아가라고 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하고 평생을 혼자 계획하고 혼자 움직였습니다. 남들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저는 나름 기준을 세우고 객관적으로 행동하려 노력했습니다. 10만원짜리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할 때도 남들은 미쳤다 했지만 저는 제가 하고자 했기에 그렇게 했습니다. 

 

처음으로 아버지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았던게 편입할 때 였습니다. 

아버지가 시키니 했던 중국어로 대학교를 진학하고, 군대를 갔습니다.

전역 후 외교관이 되고자 1년만에 토익점수를 800대 까지 끌어올렸습니다. A B C 순서도 잘 모르던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편입 하려던 찰나에 아버지는 부동산학과로 편입을 하라고 합니다. 

평생 아버지가 하라는데로 살아와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깔끔하게 외교통상 편입을 포기했습니다.

 

국민대 부동산학과에 들어갈 점수로 지방사립대를 진학했습니다. 부동산은 인적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편입 후 졸업만 했고, 지금은 부동산학과 인적 인프라는 하나도 없습니다.

 

공인중개사를 따라고 해서 땄습니다. 직업 없이 월세 받고 사는건 반 건달과 같으니 형 밑에서 일을 하라고 합니다. 꼬리뼈가 괴사하여 얼마 남지 않은 시험을 위해 마약성진통제를 먹으며 노력했던 그 순간들은 싸그리 무시당했습니다. 

 

지금까지 형 밑에서 일을 하며 나름 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근데 무엇하나 제가 생각을 일으켜 진행을 했던게 없습니다. 하다보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아버지에 의해 아버지화 하여 진행됩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의욕도 없어지고 처음 하고자 했던 일과 달라지니 내 길이 아닌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요.. 월 150받으면서 일했습니다. 하루 12시간 넘게 일했습니다. 주말도 안쉬고 일했습니다. 형 사업에 폐 끼치지 않으려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아버지 말대로 누릴꺼 다 누리고 살지도 않았습니다. 제 나이 스물아홉에 8년된 suv 한대 타고다니며, 월 150벌어 천만원 저축한 돈은 형 사업 어려울 때 10원짜리 한장 남기지 않고 다 줬습니다. 제 통장에 20만원 있습니다.

 

여러 준비를 했지만 하나같이 다 어느순간 내 일이 아닌 아버지 일이 되어 있습니다.

 

아버지는 그럽니다. 니들만 아니었으면 나는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

 

이제는 충분하니 세상에 꺠지고 부딪히게 그냥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전에 제가 그냥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싶어도 제가 하는 일들을 당장 아무도 못하니 형 사업에 데미지가 조금 갑니다. 평생을 아버지에게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아온 엄마는 이제 지칠대로 지쳤는지 저와 말을 안합니다. 말을 걸어도 인상부터 구기십니다.

 

저희 어머니 정말 천사같은 분이셨는데 저 때문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지셨습니다.

 

자꾸만 제 주위 사람들은 저 때문에 힘들어집니다. 모든게 다 저 때문인 것 같고 제가 모자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그렇다고 하니 그렇겠죠.

 

그냥 모든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제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냥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삶에 의미를 찾고자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없어지고 아버지 생각이 들어차니 내가 나로 있을 수가 없습니다.

 

술 입에도 못대는데 처음으로 혼술하며 적는 글이 이게 마지막이라니 참 씁쓸합니다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어도 가족을 욕하는게 되니 말하지도 못하고

 

원래는 개선해보려 글을 적기 시작했는데 글을 적다보니 답이 없네요. 제가 생각해봐도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그냥 제가 없어지는게 답인가 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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