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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단상
게시물ID : gomin_17914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Zta
추천 : 4
조회수 : 36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10/10 03:03:16
코로나로 인해 직장을 잃었고, 
보험회사에 취직했지만 얼마 못버티고 퇴사했다.
이젠 물류센터에서 10시간씩 일하고 있다.

오늘 하루도 그저 그렇게 흘렀다.

내가 살아왔던 처절하기만 한 내 작은 삶의 조각들이
이제는 너무 한심하게만 느껴졌다.

매 순간이 처절했었다.
그것이 무엇을 향해 있었든지 간에.
매 인생이 처절하기만 했었다.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지 알 수 없어졌다.

내가 그토록 처절하게 해왔던 것들을 잃었고,
지금도 잃어가는 중이다.


이젠 나는 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저 내가 죽음앞에 온전히 서있을 때,
난 떳떳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생각할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것 같다.

그래도 난 이 처절한 삶속에 태어나서 가정이라는 울타리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었고,

삶의 원동력과 기동력이 되어주던 음악들을 들을 수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원없이 사랑해봤기 때문에
억울함도 슬픔도 없다.

이제는 무엇을 하고 싶지 않아졌다.
그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

피해주고 싶지 않고,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던지 그것을 해주고 싶을 뿐이다.

나를 아프게 해도,
나를 힘들게 해도,
나를 슬프게 해도,

혹은 나를 이용한다해도 알아도 몰라도 
무조건 그렇게 할 것이다.

재능이 부족했고, 여러 환경들이 가뒀으며,
버텨낼 힘이 부족했던 것 같다.

잘 모르겠다.
이렇게 담담해지기 까지가 
어떤 마음으로부터 나온건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이제 나를 돌볼 수 없다.
나를 포기했기에 그렇게 담담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치열함과 처절함속에 몸부림만 치며 살아왔던 나에게
이젠 자유를 주고 싶다.

고생했다고.
이젠 조금 머리를 식히고 쉬어도 된다고.
그저 많은 생각 하지 않기로 하고
마음이 가는 대로 하자고.
그런 후회없는 죽음을 위해 노력하자고.

스스로에게 한번 더 이야기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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