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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30을 앞둔 한 청년의 일기
게시물ID : gomin_17984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hiY
추천 : 3
조회수 : 172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3/03/13 02: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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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많은 글중에 제 글을 클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가 덥다가 갑자기 추워졌는데,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이글은 대단한 글은 아닙니다. 그냥 곧 30을 앞둔 한 청년의 푸념이 담긴 일기입니다...지루할거에요..

 

혹여나 저와 같이 30을 앞둔 걱정맨들과 소통하고 싶네요, 혹은 선배님들의 조언을 들을수 있다면 너무 감사할것 같습니다.

 

음...저는 가진게 별로 많지 않습니다. 가진건 오기와 패기뿐이죠.

 

20살때,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영어를 배우겠다는 일념하나로 호주로 넘어갔습니다.

 

아르바이트해서 번돈으로 워킹비자 끊고, 비행기표 예약하니 현금 딱 45만원 남더라구요...ㅎㅎ

 

외국에가면 영화에서 보던것처럼, 모든일이 낭만적이라 생각했었지만...현실은 현실이더라구요.

 

영어를 못했기때문에 할수 있었던 일은 제한적이였고, 세차, 건설지 청소 등등 몸으로 때우는것 외엔 거의 없었습니다.

 

일자리에서도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영어를 할수있는 사람과 임금차별을 받기도 했구요, 물론 이는 당연한것이겠지만요.

 

영어를 배우고 싶었지만 45만원 들고간 제가 하루벌어 먹기 살기도 바쁜데 뭘 할수있겠습니까 ㅋㅋ

 

와중에 생각난것이, 노숙자에게 영어를 배워보면 어떨까 였습니다. 물론 그들이 쓰고 읽지는 못할지언정

 

이나라에서 태어났으니 영어는 할수있지않을까? 에서 접근한 생각이였습니다.

 

그날부로 쉬는날마다 센트럴역 근처 노숙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빵과 우유를 건네고 손발짓하면서 너는 떠들어라 나는 듣겠다를 시전했고

(의외로 빵과 우유는 거절하고, 현금 혹은 담배를 원하더라구요)

 

저는 5불 하나 쥐어주고 그들이 하는 정체불명의 욕설이 섞인 이야기를 수시간 마냥 들었었죠 ㅋㅋ

 

물론 알아듣는건 없지만 제가 뭐라도 실천한다는 생각에 나름 뿌듯했구요...

 

1~2달정도 하니까, 대충 뭔얘기 하는거 같은 그런 눈치가 생기더라구요, 그때부터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모두 말걸고 다녔습니다..ㅋㅋㅋ

 

오늘 날씨좋지? 부터 시작해서, 비오는데 우산 안쓴사람 (호주에는 되게 많더라구요) 횡단보도기다릴때 옆에서 쓱 씌어주면서 말걸고 ㅋㅋ

 

일끝나고 저녁에는 펍에가서 (술을 안마셔서...)콜라 한잔 들고 여기저기 말걸고 다니고, 욕도 듣고, 친구도 사귀고 그랬었죠..

 

그러다보니 생활영어가 늘게 되었고, 점점 이나라에서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영주권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나와야 한다고 하는데 정규대학을 갈만한 돈은 없지만, 디플로마 (한국으로 치면 전문대 정도)를

 

입학하고자 입학에 필요한 영어시험을 치루는데 당시에 주변사람들로부터 너 영어잘한다는 이야기에 오만함이 가득차서

 

공부도안하고 그냥 갔다가 스피킹시험에서 평소 몸에 밴 슬랭과 욕설을 난무하다 쫓겨날뻔하기도 하고 ㅋㅋ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고, 스폰서를 찾고 영주권 신청을 넣고 5년을 보냈습니다. 당시에 영주권 심사가 너무 빡세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영주권도 잘안풀리고, 군문제도 발생하여, 군입대를 위해 한국으로 들어왔는데, 왠걸 입대도 자리가 없다고 기다려야한다네요?

 

기다리는 와중에 학원에서 일좀 하다가, 입대하였고 군대에서 어차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그동안 평생 숙원이였던

 

학사를 취득하고자 매일 연등신청하여 학점은행제와 뭐 각가지 자격증들을 공부했고 취득을 했습니다.


전역하고 다시돌아가야지 했더니, 전역하니까 코로나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한국회사에 다니다가 현재는 모은돈으로 영국 석사 유학을 떠나고자 합니다.

 

물론 초 상위 일류 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 같은곳은 못가겠지만...

 

상담여러군데 다녀보니까, 다행히 러셀그룹 대학교 내에서 지원이 가능한곳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결정을 앞둔 지금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드네요.

 

30을 앞두고 이게 과연 옳은길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옳은길을 가는 것보다 내가 가는길을 옳게 만들어야 하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유학을 가면 제 통장은 다시 0으로 수렴하겠죠, 하지만 가능성을 믿어보려 합니다.

 

저의 최종 목표는 저만의 사업이기에, 더 배우고 많은 인맥을 쌓고 자본을 조금더 모은뒤에 시작하려 합니다.

 

혹시 글을 읽으신분 중에서 영국 석사 유학경험이 있으시거나, 저와 비슷한 인생을 보내시는 분들은 꼭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30은 어떠신가요? 혹은 어떠 셨나요?

 

이상으로 30을 앞둔 청년의 푸념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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