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속상해서 어디 털어놓고 싶어서 써요. 빠르게 음슴체로 쓸게요.

본인이 노는 무리는 3무리임.

 

1번, 고등학교 동창 모임, 나 포함 4명.

친구들 형편 나쁨. 개중에 내가 제일 괜찮았고 매번 생일 때마다 친구들 필요한 가전 가구 사줌.

믹서기, 화장대, 전신거울, 식비 없다고 하면 각종 기프티콘, 상품권.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라인. 

내 생일 때 축하한다는 카톡만 했지만 다들 어려운 거 아니까 선물 바라지도 않았고 전혀 서운하지 않았음.

그러다 내가 갖고 싶은 가방이 있었고(샤넬 이런 거 아닙니다) 내 생일 때 나 스스로한테 주는 선물로 살 겸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돈이 빵꾸남.

친구들이 이 사정을 알고 자기들이 돈을 모아서 보태줄테니 생일 때 맞춰서 사라고 함. (인당 5만원)

몇 번 거절하다가, 우리도 매번 받기만 해서 미안했다, 이번 기회에 갚는다는 생각으로 해주고 싶다 하길래 받기로 함.

두 달 뒤, 생일 때 다가와서 언제 이체되냐고 물어봤더니 

친구1이 생일 때 아무리 그래도 현금을 이체해주는 건 아닌 것 같고 우리끼리 다른 걸 사서 선물하겠다고 함.

알았다고 했는데 그 날 저녁, 선물 해준 거 고마운데 우리가 너한테 갚아야 할 빚이 생긴 기분이고

이체 해달라는 말이 빚독촉 한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고 함...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일이 마무리 됨.

분위기 파토나서 내 생일 때 축하한다는 말도 없고 선물도 없었음. 

그리고 몇달 뒤 그동안 나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끼리 따로 2-3만원대 선물을 교환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됨.

그 이후로 저 방에 나는 축하한다는 말조차 하지 않음.

 

2번, 대학교 동문 모임, 나 포함 3명.

1번 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2번 무리 분개함. 미쳤냐고 손절하라고 했음.

학생 때부터 꾸준히 5만원대 선물을 교환했고 생일 때 만나서 같이 시간을 보냈음.

각자 결혼하고 이직하고 지방으로 가면서 소홀해짐. 하지만 나는 꾸준히 생일을 챙겼지만 바빠서 까먹었나보다 하고 맘.

나를 제외한 친구 둘은 생일이 날짜가 똑같고 딱 한달 차이임. 그래서 둘은 빼먹지 않고 꾸준히 생일을 챙김.

나만 빼먹은지 삼년째 됐을 때, 나 오늘 생일인데 좀 챙겨줘 서운해, 라고 말함.

아 까먹었다 축하해, 정도의 반응만 바랬고 그래서 심각하지 않고 투정부리는 투로 말함.

그런데 친구 둘은 매번 생일 전에 나 생일이야 하고 미리 말하지 않은 내 잘못이라고 함.

우리 그러지 않아도 서로 챙긴 역사가 있지 않았냐 하니까 그건 그때고 이제는 네가 말해야 한다고 함.

너희끼리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챙기지 않냐 하니까 자기들은 날짜가 같아서 까먹을 수가 없다고 함.

너희가 바빠서 까먹은 것도 알겠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말하지 않은 내 잘못이냐고 하냐 하니까

자기는 주변에 자기 생일인 거 미리 다 말하고 주변 사람들도 일주일 전에 미리 다 말한다고 함. 

아무 말도 안하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함. 너네도 나한테 미리 말 안하지 않냐 하니까 너는 기억을 잘 하잖아 라고 함.

이 알 수 없는 도돌이표 속에서 그래 내가 잘못했다 알았다 하고 끝났고

그 이후로 나는 얘네 생일을 챙기지 않음. 단톡방에서 축하한다는 말 정도는 함.

그리고 또 몇년 후 너는 왜 생일 선물이 없냐 라고 물어보길래 너네도 안 하잖아? 라고 하니까

너가 먼저 해야 우리도 하지, 라고 함... 내가 먼저 한 적이 없어...? 하니까 아직도 꽁해있냐고 하길래

내 생일은 잊어 나도 너네 생일 잊을게, 우리 이 주제로 얘기하지 말자 함.

 

3번, 사회생활 하면서 만난 모임, 나 포함 6명.

가장 나이 많은 언니 한 명이 항상 총대를 메고 선물을 고른 다음에 인당 얼마씩 돈 내라고 함.

그리고 생일 전에 주인공인 사람을 제외한 단톡방을 따로 파서 내일이 누구 생일이니까 12시 되면 축하해줘 라고 공지도 함.

근데 이 언니는 매번 나한테 생일선물값을 빌림.

인당 5만원이라고 하면 나한테 10만원 이체해달라고 하고 몇달이나 지나서 갚음.

6명이니까 두달에 한번꼴로 생일선물값을 빌리고 몇달 지나서 갚아서 항상 나한테 돈을 빌린 상태임.

(참고로 이 언니 생일에는 내가 총대 맸음)

그리고 내 생일이 됐는데 선물도 없고 연락도 없음. 

연락 한 통 없냐, 하니까 언니 왈, 자기가 너한테 돈도 못 갚고 있는 상황인데 또 돈을 빌려서 선물하길 바랬냐

그렇게 선물이 받고 싶었냐, 그리고 선물을 못하니까 축하한다는 말도 하기 민망했다 그래서 공지 안 했다, 라고 함.

아니 그래도 연락 한 번 할 수 있잖아, 언니 사정 어려워서 선물 못하는 거야 그럴 수 있지 내가 그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 라고 하니까

그런 거 다 알면서 연락 한통 없다고 말하는 거는 자기 돈 없다고 꼽주는 것 같으니까 기분이 나빴다고 함.

나랑 언니가 싸우니까 나머지 사람들 분위기 또 엉망됨.

그 이후로 그 모임에서 돈 걷자고 하면 나는 제외해줘, 하고 선물 안 함.

축하한다는 말 정도는 함. 그러나 내 생일에는 아무도 축하한다고 말조차 없음.

 

 

솔직히 저 어디가서 말 못하는 성격 아니고

환불도 잘 받고 진상짓은 아니지만 건의할 건 건의해요. 어디가서 호구 잡힐 스타일이 아니에요.

기 쎄 보인다는 말도 많이 듣고요. 근데 어쩜 모임마다 이러는지...

이 세 모임을 다 아는 남편은 그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들이 아닌데 '생일'에 관해서만 

공통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자기도 이해가 안된답니다.

선물을 그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축하한다 정도의 말은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자기도 축하받았으면... 카톡 알림도 뜰텐데... 사회생활로 만난 모임을 제외하면 몇 번 까먹은 거야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몇 번 넘기다가 한 번 말한 거 가지고 별 소리를 다 듣고ㅠㅠ

이번 생일에도 어쩜 하나같이 연락 한 번 없고...

 

사회생활 모임에서 한 명은 나중에라도 저한테 소소한 선물을 보냈길래 제가 너무 고마운 마음에

그 친구 생일에는 따로 배로 갚아줬어요.

선물가격 검색하는 거 치사하지만... 몰래 검색해보니까 3만원 정도길래

그 친구 생일에 13만원 선물 보내줬습니다... 몇년 만에 받은 축하가 제가 너무 고마웠거든요.

하지만 그것도 작년 일이네요. 자기들끼리 누구 생일이라고 축하하고 하는 거 보면 진짜 너무 화가 나요.

내가 뭘 잘못했나 싶고... 남편은 그냥 네가 먼저 축하해주기 시작하면 또 연락 올 거야 하는데

하는 거 어렵지 않죠. 근데 했는데 또 안올까봐 무서워요. 그럼 진짜 관계 자체를 이어가기 힘들 것 같아요.

 

하 며칠 전에 생일이었는데 계속 이생각만 나면 우울합니다. 

사람마다 형편 다르고 사정 다르니까 똑같이 주고 받는 건 바라지도 않고요.

그냥 축하한다는 연락 한 통만 해줘도 고마울 것 같아요. 

저는 진짜 카톡 하나만 해줘도 진짜 기쁠 것 같거든요.

너무 기분 나쁘고 너무 속상해요ㅠㅠㅠㅠ

괜히 푸념하고 가요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