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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잊어버리기 전에 남기는 그런 기록.. (1)
게시물ID : gomin_18010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hpZ
추천 : 13
조회수 : 274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24/01/31 10: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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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말즘

아이가 태어났다.


5박6일의 입원 후 집에데려가려는데

병원에서 약간 걱정이 되는게 있다며, 좀만 더 입원시켜야한다길래

아쉽게도 우리 둘만 집으로 갔다.


큰애가 동생을 너무 보고싶어했지만, 어쩔수없다

면회가 안되니까.


그동안 우리는 이름을 지었다.

3개의 후보중에. 큰애가 이름을 골랐다.

큰애가 너무 만족해 했다.


약 일주일의 시간이 지난후. 작은아이를 집에 데려왔다.

병원에서 아직 살짝 걱정은되니까, 집에서 잘 케어해주고,

이상있으면 언제든 병원으로 달려오라고 했다.


의심되는 병명은 "선천성 거대결장"

장의 일부에 신경이없어, 변을 배출 못하는 그런 병이다.


확실히 변을 잘 못본다. 병원에서 의료기기로 자극을 주면 조금 잘 나오는 정도..

그래서 우린 분유를 바꿨다. 독일에서 만든 , 장이 약한 아이를 위한 분유라길래..

분유는 한번에 바꿀수없어 , 약 일주일동안 천천히 바꿨고.

맨날 묻어나는 정도였던 양이, 제법 늘었다.


외래날짜가 되어 병원에 갔는데

검사결과 특별히 큰 이상은 없다하여 집에왔다.


오예 아예 ㅋ 외치며 신나 있었는데

며칠 뒤 아이 배가 좀 딱딱해졌다.

살짝 걱정은 되었지만 2일뒤 병원 방문 예정이니 살살 마사지 해주고 있었다.


그러던중, 푸짐하게 배출했는데도 배는 딱딱했다.

다음날인가...

거의 지 몸뚱이 만큼 배출했다는데, 배는 딱딱했다.

그리고 열이 났다.


좀 심각하단느낌을 받고 늦은밤 병원으로 직행했다.


약간 염증수치가 높다했던가 ....

다음날 대학병원에 갈수있게 소견서 써주겠단다.

근데 너무 걱정되서 집에 못보내겠다고 하루만 입원하잔다 ..

약 40일정도 된 아이라, 소아입원실은 못들어갔다.


와이프 남겨놓고, 나와 큰애는 집으로갔다.

와이프가 필요하단 짐을 챙겨놓고 12시쯤 잠이 들었는데

4시인가?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느낌이 이상하다.

와이프가 울고있었다.

"심정지"가 왔었다더라.


소아입원실이 아니어서 빠른 조치를 못했다.

하지만 일단 진정은 되었고.

난 그 새벽에 첫째 강제로 깨워 집을 나왔다.


새벽5시 병원에 도착했지만 면회가 안되기에 차에서 기다렸다.


다행히도 큰애는 잘 자고있었다.

 

 

와이프에게 연락이왔다. 올라오라고.


애기 상태가 안좋은거같아 대학병원에 보내야한단다.


담당 의사선생님이 서울에 이곳저곳 전화를 해본결과


"그걸 왜 항생제만 투여하고 방치하냐. 급한거다 바로 보내라"


................ 급한거란다. 심각한가보다..


점심즘 퇴원수속을 하고, 병원에서 불러준 사설구급차에 아이가 탔다.


인큐베이터에 6개정도의 약물이 걸려있었다.


의사1, 간호사2 가 타서 보호자가 탈 자리가 없다더라...


어쩔수없이 우리 가족 셋은 따로 움직였다.

 

 

가는 도중 연락이왔다. 아이는 잘 도착했는데, 응급수술이 필요하다고, 서면동의를 받아야하지만 그럴 여유가없어 전화했다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장이 너무 부풀어있어서 호스를 연결해야한다. 그렇게라도 강제배출을 해야한다고..


일단 해달라하고 병원으로 달렸다.



소아응급실 입구에 셋이 쭈구리고 앉아서 기다렸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는데, 아이상태가 너무 안좋다더라....


장이 부풀면서 찢어져서 피가 스며나오고있었다고한다.


그래도 일단 변은 배출할수있게 호스 연결해놨으니 지켜보잔다


우리는 밖에서 기다릴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안이 시끌벅적해진다.


소아응급실 Code BLUB 발생 이라는 방송이 들렸다


인턴으로 보이는 의사 포함 대략 12명이 뛰어왔다.


ㅅㅂ 내 애는 아니겠지? 응급실이니까 다른애기들도 있잖아. 우리애는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하는 와중, 의사가 애기 면회하란다


하........ 우리 아가였구나...



응급실에서 만난 우리아가는


주변에 보이는 링겔로 연결된약이 10여개 ....


의사는 혈액투석이 필요하다고 동의해달란다. 장이 찢어지면서 변의 독성이 피로 들어가고있댔나..


네 일단 울 애기 살려주십쇼.


애기한테 인사하고 나왔다.


우린 또 입구에 쭈구리고 앉아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다.


밥시간이 되었는데, 간호사가 그러더라.


멀리가진마세요


... 대충 근처에서 밥 먹고 또 기다렸다



난 짐을 챙기러 2시간거리의 집으로 갔다.


첫째의 짐이 하나도 없고, 와이프도 별로없고, 나도 출근해야하고.....


그렇게 10시쯤 집에 와서 짐을챙겼다. 그리고 씻었다.


11시에 출발하리라.



11시 03분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엄청울더라..

산소포화도가 너무 떨어져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단다.

남편분어딧냐고 빨리오시라고 그런다더라.

최대한달렸다.

 
112에 전화를했다. 나 ㅈㄴ급하다. 교통법규위반 정상참작되냐.

될껀데 근데, 그딴게 중요하냐 아이가 위험한데.

ㅇㅋ알겠다 이해좀해달라.

의사에게 전화해서

아이멱살을잡고 흔들어서라도 내가 갈때까진 살려놔달라고 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뛰었다. 초등학교 육상부시절보다 더 빨랐다.


바로 면회 하시란다.


애기가 보라색으로 바뀌고있었다.


분명 아깐 하얗고 뽀얀 아이었는데


몸의 1/3정도가 보라색이 되었다. 심지어 부었다.

 

의사는, 마음을 정리하는게 어떻겠냐 라는 소릴 한다.


살려만 놓으세요. 같은 소릴 하고 나왔다.


새벽2시.

시끄러워지는 소리에 우린 잠이깻고

본능적으로 소아응급실 앞에 서있었다.

큰애는 유모차에서 잘 자던....

무튼, 또 산소포화도 저하란다.

의사는 또 슬슬 마음의 준비하란다..

의사에게 물었다.

"심정지 2번, 산소포화도 저하 몇차례. 내가 아는 상식에선 이정도면 성인도 뇌가 많이 손상된다 들었는데, 울 애기는 지금 컨디션이 기적처럼 돌아오면 정상이겠냐 "

의사는 당연히 아니란다.. 후유증이 심할꺼란다.

"살려만주세요. 업고다니던 머리에 이고다니던, 후유증은 감당하겠습니다"

그 말을 남기고 우린 다시 나왔다.


새벽 5시
 
난 출근을위해 병원을 나왔다.

죽을듯이 피곤했다. 눈이 안떠졌다.

그래도 일은 해야하지않겠나. 가장인데. 회사의 일원으로서의 책임감인데

카페인 풀 도핑하며 회사에 도착했다.

물론 회사에 말하면 이해해줬겠지만, 그냥 내 책임감이다.


그러다 11시쯤 와이프에게 연락받았다.

오면안되냐고,

회사에 말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는 , 아이의 장을 잘라내면 그마나 가능성이 있다며, 시도해보겠냐한다.

문제는 장이없으니 음식을 제대로 못먹고, 4~5년뒤 아마 고비가 올꺼란다.

장기중에 장이 이식률이 제일 낮다고한다.


내욕심이었다.울애기에게 세상을 보여주고싶었다.
뽀로로를 보여주고싶었다. 가족이라는걸 알려주고싶었다.
엄마아빠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보여주고싶었다.
봄은 따듯하고, 예쁜나비가 날아다니고 꽃향기가 가득한것
여름은 덥고 바닷물은 짜고 비가 많이오는것
가을은 날이 선선하고 단풍이 예쁜것
겨울은 눈이 와서 눈사람을 만들수있는것.
이 모든걸 다 알려주고싶었다.
비록 장애를 갖고, 몸이불편할지라도....
 
 
의사에게 살려만달라 했다. 모든부작용 후유증 우리가 감당할테니, 집에만 데려갈수있게 도와달라 했다.

마취과에서 너무힘들거라며 수술을 거부하고있지만 잘 설득해서 꼭해보겠단다.

오후 2시반?쯤 수술을 해보겠다며 아이를 데려갔다.

우린 보호자 대기실로 이동했다.

이 수술만 잘 끝나면 그래도 집에 같이 갈수있으라리 믿고있었다.


대기실에 도착하자마자 의사가 우리에게왔다.

다시 응급실로 가보시라고....

마취하려는 순간 심정지가 왔단다....

하..........................................


4시 10분 쯤인가.

또 면회하란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졌다고 한다.

울 애기는 이미 온몸이 보라색이고, 심지어 손발은 까맣게 변해있었다.

팔뚝만한 애기 위에 성인 남자들이 올라가서 심폐소생술을 한다.

의사에게 물었다

"손발은 이미 괴사한거같고, 이정도면 뇌는 거의 기능을 다 상실했을거같은데, 맞을까요?
"네......"

"이제 그만해주세요. 여기까지만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심폐소생술을 멈추었다.

16시 23분. 공식적으로 우리아이는 사망하였다.
그의 나이. 43일
우리 예쁜 아들은 하늘로 떠났다.
긴 시간동안 고통받던 아이는
짧은시간을 우리와 지내다 떠나버렸다.

잠시 나가계시면 정리하고 다시 부르겠다고한다

손발엔 바늘구멍 수십개. 온몸은 보라색. 손발은 검은색.
그게 우리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다.

아버지께 전화했다. 장례식장좀 알아봐달라고.

회사에 전화했다. 장례식 끝내고 출근하겠다고.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차마 괜찮다고 대답할수없었다.

이제 우리가 결정할것은
 
아이를 어떻게 데리고 집으로 가느냐 였다.

우린 직접 데리고 가고싶었지만, 불법이란 소리가 있다.

그래서 병원을 통해 영구차 업체와 통화해본결과

불법이지만, 이해해줄꺼다. 괜찮다. 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래서 우린 아가를 준비해주는동안 밥을먹고. 준비했다.


준비가 다 되었단 연락을 받고, 우린 바구니카시트와 겉옷을 들고 다시 응급실에 들어갔다.

첫째에겐 절대 이 얼굴 안보여주리라.

카시트에 태우고 앞좌석에 앉혀놓고 큰애와 와이프는 뒤에 탔다.


우린 집에가는길에 보이는 모든걸 아가에게 설명해줬다.

공식적인 네가족 처음이자 마지막 외출이었으니까.

밖이 엄청 어둡지? 집에서 잘때처럼 어둡지 ?? 밤이라서 그래
저~기 엄청 큰 건물보이지? 롯데타워라고 엄~~청 큰 건물이야, 누나랑은 가봤당ㅎㅎ
여긴 고속도로야! 차가  엄청 빨리 달릴수있는길이란다
여기가 이제 우리가 사는 동네!
여기가 우리집이야. 엄마랑 아빠랑 누나랑 울아가랑 같이 먹고자고 하던곳이지 기억나지 ?

그렇게 집에오는 모든길을 다 설명해주고.
 
장례식장으로 갔다.

마지막은 집에서 재우고싶었지만, 그러지 말란다...

밤11시. 아이를 장례식장에 내려주고 우린 집으로 왔다.

아이 사진을 놓고 셋이 꼭 껴안고 잤다.


다음날

애기 장례식은 시끌벅적할 필요가없다.

손님도 안부르려했지만, 최소인원은 왔다.

난 친구들과 12시까지 있다가. 애기 사진 앞에서 잠이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밥먹고, 화장터로 이동했다.

이래저래 절차밟고 기다렸다.

금방이더라... 그래도 팔뚝만했던 울 아가는 한줌에 재가되어 우리품으로 돌아왔다.

아가의 분골을 가지고 우린 집으로갔다.

어떻게할까를 고민했다.

납골당을 하지 말란다.

이사람도 저사람도 모든 어른이 하지말란다.

그럼이유가있겠지...

일단 분골과 영정사진을 챙겨와 안방에 아기침대에 놓았다.

아침저녁으로 아이에게 인사를 해주었다.

와이프는 어차피 분유 버려야하니, 집에있는동안이라도 타주겠다며 끼니때마다 분유를 타다줬다.

아마 그러면서 엄청 울었겠지...

약 2주 뒤

장례식장 유택동산에 뿌리기로했다.

최소한 눈비는 안맞겠지. 혼자는 아니니 외롭진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접수를 하고 가니. 그냥 통에 부어버리더라...

한줌한줌을 기대했는데.... 1분만에 끝이났다.

그렇게 우리 아가는 최종적으로 우리 곁을 떠나

아픔도 슬픔도없고, 춥지도 덥지도않은 , 그런곳으로 떠나갔다.
출처 익명이 여기뿐이라..........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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