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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썰 - 2
게시물ID : gomin_5282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허허허이런
추천 : 6
조회수 : 62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1/03 18:28:04

두번째네요..

 

첫번째 링크 -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gomin&no=527876&s_no=527876&kind=search&page=1&keyfield=subject&keyword=

이렇게하면 링크 대는건가?? 여튼 또 올립니다.

 

 입대 전 그녀와 만났다.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입고 나왔다.

 

절대 그녀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옷이다. 레이어드 원피스에 약간 가슴을 부각시켜주는 그런 옷을 좋아한다고 말했었다.

 

그녀는 생전 입어본 적 없을 듯한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내가 좋아하는 느낌으로.

 

평소와 마찬가지로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대화를 하고 입대를 준비하며 그렇게 둘은 여전히 친구인 냥 웃고 떠들었다.

 

내 가방엔 여전히 목걸이가 있지만 줄 수 없었다.

 

오늘 이 목걸이를 주면 친구로 못 지낼 것 같았다.

 

입대하고 외로울 때 연락 할 수 있는 그런 편한 사이가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학벌이 정말 좋은 남자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입대 후 그녀와 연락이 뜸했다. 난 군대에서 부모님을 제외하고 친구들과도 연락을 잘 하지 않았다.

 

내가 힘들다 연락하면 친구들도 기분이 좋지 않을 거란 생각에 휴가 때를 제외하곤 연락하지 않았다.

 

그녀와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그녀와의 연락을 피했다. 내 누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상병 쯤에 여전히 싸이월드와 간간히 통화하는 정도로 그녀와 연락을 하고 있을 무렵,

 

그녀가 일본으로 유학을 간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가슴이 아팠다. 그녀의 성격이라면 일본에서 살 수도 있었다. 

 

이대로 영영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짧은 휴가를 나가서 그녀와 만나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만날 수 없었고, 대신 주소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편지를 썼다. 그녀에게 처음으로 손 편지를 써봤다. 최대한 담백하게 최대한 마음을 숨기고..

 

휴가 때 가져온 목걸이를 넣었다. 하지만 그녀의 주소를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내 전화를 피했다. 그녀의 성격상 모르는 전화번호를 피했다는 것이 맞겠지만 전활 받지 않았다.

 

목걸이는 내 관물대에 그렇게 1년간 있었다.

 

 그녀의 성격은 사람에게 솔직하지 못하지만 직설적인 말투에 차가운 느낌이다.

 

좋고 싫고가 명확하고 냉철하지만 정이 많다.

 

하나뿐인 여동생을 극진히 아끼고 엄격한 부모님 때문에 부모님과 같이 있을 때는 연락조차 할 수 없다.

 

부모님과 떨어져 있는 서울에서는 연락을 자주 하지만 부모님이 올라오시거나 고향으로 내려가있으면 연락이 안됐다.

 

화를 잘 참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말하지 않은 비밀이 많고 평생 끙끙 앓고 사는 성격이다. 자기 속내를 표현하지 않는다 내성적인가?

 

모두가 즐겨했던 싸이월드는 방명록조차 잘 열어두지 않는다. 사진찍는 것을 싫어한다.

 

매니큐어 바르는 취미가 있고 책 읽는 것을 싫어한다. 내가 그녀를 많이 아는 것 같지만,

 

 사실 아직도 난 그녀를 모르겠다.

 

 말년 휴가

 

 싸이월드로 가끔 연락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녀는 유학을 가 있고 난 군대에 있었다.

 

연락조차 없었지만 내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갔다. 하루에 몇 번이고 그녀를 생각했다.

 

그녀의 이름이 있는 이니셜 목걸이를 못 건네줬기 때문일까? 아마 그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관물대를 열 때마다 그녀의 이름을 보고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키웠다. 가끔 그녀의 꿈도 꿨다.

 

그리움이라는 건 무서운 것 같다. 목걸이가 없었으면... 아마 목걸이를 전해줬더라면 이렇게 그리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난 말년 휴가 때 라섹 수술을 받았다.

 

라섹 수술 하루 전 날, 난 그녀에게 싸이월드 방명록을 남겼다.

 

내일 눈 수술을 한다. 널 못 볼 수도 있다. 연락처 남겨라 연락하겠다.

 

그립고 보고싶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반쯤은 장난이었고 이런 것을 써도 그녀의 성격상 '라섹수술하면서 ㅈㄹ....'이라며

 

 답장조차 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별 생각 없이 쓴 방명록이었다. 그녀의 답장도 2주 후쯤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이틀인가? 삼일 쯤 후에 싸이월드에 들어갔더니 방명록과 메세지가 있었다. 그녀였다.

 

그녀는 걱정어린 말투로 빨리 연락안하면 죽여버리겠다고 어서 연락하냐고 무슨일이냐고 장난이지?

 

장난이면 진짜 넌 죽는다고 몇 번이나 다그쳤다. 연락처가 남겨져 있었다.

 

전활 걸었다.

 

목소리를 들었다.

 

기분이 좋았다.

 

장난스런 농담과 함께 주소를 받았다. 못 보낸 편지를 보내주겠다고 했었는데 주소를 불러줬다.

 

군대에서 적었던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다.

 

그녀의 일본 전화번호는 부모님과 동생을 제외하고는 한국에 있는 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번호였다.

 

그녀는 한국을 싫어했다.

 

두 달 후에 한국에서 보자고 했다. 귀국한다고. 1년 동안 공부했다고, 이제야 귀국한다고 보자고 했다.

 

 그녀의 입국 날이지나고 그녀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한동안 연락이 오질 않았다.

 

귀국 날짜는 9월 말쯤으로 기억된다. 난 그녀의 귀국 날 며칠 후에 그녀의 연락을 기다리며 콘서트 티켓을 예매해놨다.

 

그녀가 좋아하는 고유진의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고 그녀에게 꼭 주고싶었던 목걸이도 다시 세공 받아 새것처럼 닦아놨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지만 그녀에게선 연락이 오질 않았다.

 

 

 일주일 쯤 지났을까?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난 왜 이제서야 연락하냐고 그녈 다그쳤지만,

 

그녀는 너무도 편안하고 당연하듯 '바빳어'란다..

 

그리고 지금도 바쁘고 앞으로도 당분간 바쁠 것 같으니까 연락 못한단다.

 

서울 올라오면 연락을 준다고 하고 다급히 전화를 끊었고

 

난 2주 정도 뒤에 콘서트 티켓 예매해 놨으니 그날 약속 비워놓으라고 말하곤

 

우린 그 콘서트 당일 날까지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

 

 콘서트 당일 날

 

쌀쌀한 날씨에 난 꽤 멋을 냈던 걸로 기억한다.

 

저녁 콘서트였지만 아침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약속시간 30분 전부터 그녀를 기다렸다.

 

사람이 정말 많은 곳에서 그녀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서성거리며 그녀를 찾아보기도 했다.

 

자켓의 안 주머니에 있는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며 공연 티켓을 수십번 확인하며 기다렸다.

 

그녀일까? 아니다.

 

그녀? 역시 아니었다.

 

연락을 해봤지만 약속시간이 30분이 지나도록 그녀에게선 연락이 오질 않았다.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지 않았다.

 

설렘만이 가중되었다. 한 손에는 핸드폰을 쥐고 연락을 기다리다 약속시간이 한참이나 지나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

다왔어' 지하철 출구로 마중을 오란다.

 

갔다.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이 변해있겠지 기대감이 커졌다.

 

2년 동안 난 그녀의 최근 사진 한 장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그녀가 보인다.

 

라섹수술 후 눈이 좋아졌지만 난 그때 그녀가 희미하게 보였다. 정확히 보이지 않았다.

 

3년 전 이 때쯤 그녀를 만났을 땐... 그녀가 정확히 보였었다.

 

그녀의 외향적인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하지만 그날은 그녀의 모습에 대한 기억을 잘 할 수가 없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때 그녀는, 그냥 그녀가 내 눈앞에 있었다.

 

---------배고프니까 밥이나 먹고.. 사실 맥주가 없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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