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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에 훈남에게 감동받은 썰
게시물ID : gomin_5899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엘
추천 : 3
조회수 : 56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2/13 23:31:47

어느 게시판에 쓸까 고민을 많이했습니다. 그러다가 요번 설 때 베오베를 보니 이번 명절에 안좋은 일 당하신 분들도 있고 친척들 때문에 기분 상하신 분들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평소에 많이 이용하던 고민게시판을 이용하여 감동받은 이야기를 쓸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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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날 저희 가족은 친가 댁인 오산에서 집인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강남으로 가는 5300번 버스를 탔습니다.

이 5300번 버스는 오산 - 강남 - 오산 이런 노선을 가지고 있는 버스입니다.

그리고 큰댁에 갔다오면 으레 그렇듯이 받은 고구마, 음식 등으로 인해 짐이 많았습니다. 서울 신논현에서 급히 버스를 내리고

아빠 생일이 설인지라 아버지 드시고 싶은 것 사드리려고 빵집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제가 계산하려던 그 때,

엄마가 가방을 차에 두고 오신것을 알아채셨습니다. 순간 저희 가족 2초간 멍- 엄마는 이미 패닉상태이셨고요.

제가 엄마에게 가방에 뭐가 들어있냐고 묻자 , 설 바로 전날에 받은 월급70만원(월급 전에 미리 주셔서 한달치가 아님)과 집에 도둑이 들까봐 챙겨나온 귀금속이 들어있었습니다. 대략 합해서 200만원어치는 되는 거였나봐요. 그걸 듣는 순간 더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엄마도 상태가 너무 안좋으셔서 위로해 드리면서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버스를 잡기위해 택시를 타자니 스마트폰으로 알아본 결과 5300번 버스는 이미 양재 쯤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기 직전이더라구요.

일단 급하게 친척네 전화를 하고 엄마와 저는 각자 핸드폰으로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미 버스가 경부고속도로를 탔으니 오산 톨게이트에서 잡아주셔야 될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고요.

(왜냐하면 그 가방을 발견한 사람이 고속도로 빠져나가서 첫 정류장에 내려버릴 경우 아예 찾지를 못할 수 있으니까요..

만일 이미 양재 전에 그 가방을 누군가 가지고 내렸다면 찾기 힘들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은 그 다음 5300번을 타서 기사 아저씨에게 앞 버스 기사님 전화번호 모르냐고 묻고...

 

경찰과도 몇번 연락이 오가고 기사 아저씨께서 원래 그 앞 버스 기사님 번호를 몰랐는데 버스회사를 통해 어찌 연결이 되었는지 가방을 찾았다고 다행히 연락이 온겁니다.

그리고 전 고속도로 타기전에 내려서 집에 먼저 오고 나중에 부모님께서 가방을 찾아서 집으로 오셨습니다.

 

부모님께 여쭤보니 부모님께서 가셨을때는  경찰분들이 버스에서 가방을 받아놓은 상황이었고 그 가방을 찾아준 남자분이 계셨다고 해요. 경찰분들께 가방을 받아놓은 상황이라 그 남자분을 직접보지는 못하셨다고.... 찾아준 남자분 전화번호를 경찰분들께 받아오셨더라구요.

 

저희는 당연히 보상을 드릴 생각이었지만 그날 밤은 너무 늦어 그 다음날인 11일날 아침 엄마가 그 분께 전화를 드렸더니 왠 젊고 목소리도 좋으신 남자분이 전화를 받으셨다고 해요. 한 20~30대 정도인 것 같으셨다고..

그 분께 어머니께서 밥이라도 한끼 사드리며 사례를 해야할 것 같은데 직접 만나기가 어려우니 계좌를 알려주시면 돈을 보내드리겠다니 그 분이 자꾸

괜찮다고 ... 말씀을 하셨대요. 어머니께서 몇번을 말씀 드렸는데도.. 그래서 어머니께서는 계좌번호 보내달라고 하고 끊어버리셨어요.

그런데 문자가 안오는 겁니다.. 그래서 한참 후에 어머니께서 문자를 보내셨어요.

 

(지금 처음에 주고 받으신 문자 내용이 안남아 있어요)

어머니 문자 내용은 가방찾아주신것에 대한 사례를 꼭 하고 싶으니 계좌번호 알려달라고... 제 맘 편하자고 그래요.

이렇게 보내셨구요.

 

남자분 첫번째 문자 내용은 정확히는 기억 안나지만 어머니께서 가방을 두고 내리신 그 자리에 다른 분이 앉으셨다네요. 그런데 그 여성분이 자리를 옮기더래요. 무심코 그 자리를 보셨는데 가방이 있어서 그 여자분을 부르려고 했더니 그 여자분 손에는 이미 그 여자분의 가방이 들려있어서 \'아, 저분 가방이 아니구나\'라고 생각되셨나봐요. 그래서 그 가방을 버스기사 아저씨께 전해드렸다고...

 

그다음에 문자 두 개는 어머니께서 보관을 하고 계셔서 제 폰으로 다시 전달 해주셔서 이렇게 첨부합니다.

 

 

 

아...정말 이 문자를 보고 어머니와 저는 머리를 망치로 한 대 얻어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제까지 살면서 평소 생활할 때 나름 좋은 일도 하고 난 이정도면 됐지 이렇게 생각해 왔는데 정말 , 이 문자를 받고 다시 한 번 제 삶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차마 저런 뜻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저희도 다시한번 감사의 문자를 보내고 그렇게 끝을 맺었네요.

(마음 같아서는 사귀어 달라고 고백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음)

이번 설에는 안좋은 일도 겪으신 분들도 많지만 이런 좋은 일도 겪었고,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아직 세상을 밝구나, 이런 생각 느끼면서

제가 느낀 감정들, 훈훈함을 우리 오유 가족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우리 오유분들 이번 2013 건강하고 평안하게 보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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