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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집단따돌림을 보고 -
게시물ID : gomin_766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퓨마s
추천 : 3
조회수 : 40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0/07/30 02:03:20
전 약 2번정도 집단따돌림의 경험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때였습니다. 
다행히도 나이를 너무 먹고나서가 아니었지만. 저 또한 그것을 회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스물한 살입니다.

초등학교 때의 기억은 거의 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때 제 집단따돌림을 주도하던 아이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군요.
제가 왜 집단따돌림을 당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물으니
한참만에 한다는 소리가 고작 내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서랍니다.

집단따돌림이라는 것, 정말 자신의 자존감을 철저히 무너뜨리게 하는 행위입니다.
특히나 어린 나이에는 더더욱요.
그들은 나를 왜 따돌리는지 얘기해 주지 않습니다.
얘기해 줬지만 니가 못 알아들었다고들 합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아래를 보며 뛰어내리고 싶던 적이 참 많았습니다.
왜 내 옆에는 아무도 없을까,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뒤덮습니다.
사람 만나기도 참 무섭습니다.

제가 따돌림을 당한 스스로의 이유를 찾기까지는 참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악순환의, 마지막 최종 고리를 끊은 것은 고등학교 1학년때였습니다.
바로, 제가 '화'를 낸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바로 마지막 고리였다는 것을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왜 '화'를 내는 것이 따돌림 탈출의 지름길인가?

그 또래 아이들은 '만만한' 아이를 찾습니다. 쉬운 놀잇감 찾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고 늘어져도 괜찮을 떡밥을 찾는 겁니다.
그 대표적 대상이 화내지 않는 아이입니다. 조용하건 어떻건 상관 없습니다.
한번 건드려 보고, 화를 내지 않으면 인제 타겟이 됩니다.
계속 건드려도 화내지 않으면, 제대로 걸린 겁니다. 즐겁게 가지고 놉니다.
그러나 화를 낸다면 쉽게 포기합니다.

그당시의 저는 친구에게 화낸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기억이 제게 화내도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더군요.
고등학생이 되어 처음 반 친구에게 화를 냈을 때 너무나도 어색했지만
그 이후론 저를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누가 당신을 따돌리려고 하나요? 무시하나요?
화내면서 따져 보세요. 그리고도 계속되거든 다른 친구와 놀면서 자신이 더 무서운 아이라는 것을 증명하세요.
당당해지세요. 부끄러워할 하등의 이유도 없습니다.
그들은 당신의 굴복하는 모습을 즐기는 거지, 밑도끝도없이 콧방귀도 뀌지 않는 당신에게는 쉽게 질립니다.
오히려 역으로 그들의 친구가 당신에게 올 수도 있겠군요.

물론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평소 자신의 나쁜 행동에 대해서는 스스로 반성하세요.
그것은 누구든지 당연히 해야하는 것입니다.
친구를 음해한다거나, 나를 너무 앞세운다거나 하는 것들요.

타인에게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따돌림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 솔직히 저는 논문을 쓸 자신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지 개인의 사정도 넘어서서, 여러 사회적 문제들과도 얽혀 있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일단 당사자 본인을 위한 대처를 알려 드리는 겁니다.

친구는 그 말고도 많습니다.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러니, 당당하게 대처하세요.
세상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혼자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있게 됩니다.
그러나 혼자를 부끄러워하고 계속 '어떻게든' 들어가려고 하다 보면, 내가 굴욕적으로 되고
결국은 '혼자'가 됩니다.

응원합니다.
당당한 자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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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작년에 쓴 글입니다.
베스트의 글을 보고, 전에 썼던 글이 생각났는데..
생각을 해보니.. 이 경험이란 게 참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언젠가부터, 남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교형 인간이 되어있더군요.
사람을 많이 알고를 떠나.. 남의 말에 굉장히 영향을 받는다는 겁니다.
또한 어떤 말이든 가볍게 넘기지 못하는 버릇도 생겼습니다. 장난으로 한 말을 장난으로 받아들이기까지도 사실 몇년씩이나 되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후유증을 아직도 겪으면서도, 제가 제 스스로에게 자신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언젠가부터 남과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못 쓰는 말 중에 '다르다'를 '틀리다'로 잘못 쓰는 말이 있습니다.
전 이것이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세태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같은 것이 '정상'이고, 다른 것은 '비정상'으로 보는..
어른부터 시작해, 그것이 아이들에게까지 내려와 남들과 다른 아이들을 '틀린'아이로 규정합니다.
그렇게 소외된 아이는.... 끊임없이 남들과 '같아'지려고 노력하게 되고.
이러한 안쓰러운 노력은, 그 아이를 남의 눈치를 보는 아이로 만듭니다.
전 지금도 조금 특이한 애입니다. 그러나, 이젠 이것에 의기소침해 하지 않고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난 좀 독특한 것 뿐이고, 이 독특함이 가지는 장점도 충분히 있으니까요.
물론.. 세월이 지나며 저의 그 '특이한' 부분또한 많이 깎이고 깎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왕따였던 아이들을 동정하며 좀 놀아주다, 그 보이는 모습에 질려버려 오히려 더 싫어지는 경우도 많습디다.
물론 정말.. 특이한 경우도 있겠지만.
전, 그 중의 다는 아닐지라도 많은 아이들이.. 그 혼자의 시간을 겪으며 남들과 '교류하는 방법'에 대해 몰라서 그렇다고 봅니다.
그 아이들도 남처럼 친구 만들면서 함께 지내고 싶어하고.. 또 노력도 해 봅니다.
그렇지만 주위에 누구와도 교류가 없는 지난 시간들이, 그 아이를 더욱 커뮤니케이션이 어색한 아이로 만들기도 합니다....
그 때 정말 마음을 활짝 열고 다가오는 한 명의 활달한 친구만 있어도ㅡ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만
사실.... 그런경우는 참 드물죠
저같은 경우에도.. 고등학교나 되어서야 제대로 일어서게 되었고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과거 그런 아이를 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께 다른 쪽으로도 조금이나마 생각을 해 달라는 부탁을 위해..
써 봅니다.

베스트의 어떤 분 댓글이 생각나는군요.
정말 남들이 싫어하는 사람에게, 물론 친구가 없을 순 있지만.. 왜 괴롭혀야 하는가 말입니다.
그 말이 참 절실하게 와닿더군요.
이기적인 아이도 있고, 정말 다가가기도 싫을 법한 아이도 있겠죠. 우린 인간이거든요..
그렇지만 왜 '괴롭혀'야 하는지... 말입니다.
사람이 가진 많은 단점들을 다 수용하라는 말이 아닌 줄은 아실 것입니다.

모두들 최소한 따돌림 당하는 아이를 본 기억이 있을 정도로 따돌림 당한 기억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고,
이곳에도 저를 포함해서 많을 겁니다.
어떤 분은.. 지금도 괴로움을 당하고 계신 분도 있을 테지요...
전 아직 어리고 철이 없어, 이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지만.. 세월과 많은 노력들을 통해.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에 힘을 얻곤 합니다.
어쩌면.. 그런 기억이 제게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다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힘든 기억들 다 떨쳐버리고, 다들 밝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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