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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 히오스괴담
게시물ID : heroes_81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밀여행
추천 : 16
조회수 : 690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7/06/07 0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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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a라는 몇년간 알고 지낸 친우가 있었다.
내가 그렇듯 그도 게임을 즐겼기에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리그오브레전드에서 듀오를 하였고 오버워치가 나온 뒤로는 오버워치에서 호흡을 맞추고는 했던것이다.

그런데 a는 나보다도 게임을 훨씬더 많이 하는 겜창인생이었기에 내가 오버워치에 접속하면 귀신같이 파티에 초대하고는 하였으나 요사이 통 그의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연락하니,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요사이 게임을 하지 않던데, 바쁘냐는 나의 물음에 횡설수설하는 그가 이상하고 걱정되어 집으로 찾아가겠다 했고 a역시 부디 그리해달라 했다.

a의 집에서 마주한 그는 사람의 몰골이 아니었다. 머리는 떡지고 손톱이 길어 wasd는 제대로 누를지 의문이었다.
그는 참혹한 몰골에도 나를 반갑게 반겼고 그런 그를 보고 나는 약간 안도했다.
'분명 스카이림에서 훌륭한 모드를 받았거나 다크소울에서 부러진직검으로 고행을 했을것이다.'
나는 그렇게 속으로 지레짐작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것이었다.

지금부터는 내가 a로부터 들은것을 기억나는대로 옮긴것이다.
이야기는 a가 피시방에 가면서 시작된다.
딜러에 재능이 없던 a는 이내 장비탓을 하며 수없이 피시방을 들락거리며 맥크리, 위도우 메이커를 전전하였으나 실력은 지지부진 하였다.
그날도 a는 한숨을 쉬며 피시방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떡진머리에 손톱이 길고 개기름에 절어 망령의 모습을 한 자가 그에게 말을 걸더라는 것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a가 설명하는 망령의 모습이 a 자신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했으나 말하지 않았다.)
좌우간 a는 그의 모습에 거부감을 느꼈지만, 피시방이라는곳이 으레 사이버망령이 지내는 곳이니 한번 그가 무슨말을 하는지나 들어보려했다는 것이다.

'이봐, 당신 게임 좋아하는 모양이지??'
'피시방에 게임하러오지 웹툰보러 오겠소?? 실없는소리 하시려면 그만 하던 게임이나 하시오.'
그러나 망령은 아랑곳 않고,
'당신, 디아블로 해봤나?? 스타크래프트는?? 와우 스토리는 얼마나 아는가??'
교묘하게도 모두 a가 해보았던 것들이어서, a는 성심껏 답하였다.
a의 대답을 들은 망령같은 자는 입꼬리를 비죽거리며 물었다.
'요즘에는 오버워치나 하고 말겠지?? 그렇지??'
a는 이자의 모습이 추레하나 신통하다 생각해 놀라워 하였다.
그러나 추레한 몰골을 한 자는 이내 입에 무서운 소리를 주워섬기는 것이었다.
'그으래, 그럼 자네 히오스는 안하는가?'
a는 소스라치며 내질렀다
'긋 그런소리 마시오! 그런 것 손에 잡아본 적 없소!'
하지만 망령은 집요하게 캐물었다.
'그래도 들어본적은 있겠지? 그-그것이 세간에 소문은 안좋지만 그래도 그것만한것이 없는데....'
'이미 노잼에 타격감도 없는 지루한 게임이라고 정평이 나있지 않소? 정녕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맛봐야 알아!'
a의 말에 망령은 짐짓 화난듯 보였으나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길고 짧은건 대어봐야 아는것이지. 자네 한번도 해보지 않고 함부로 폄하하는가? 혹 두려운가?'
'내가 두려워할것이 무엇이 있겠어!'
'그을쎄, 히오스가 너무 재밌어서 감당 못할까봐, 그래서  시작도 안하는것 아니야??'
a는 추레한자가 자신을 도발해 꾀어내는것임을 알았지만, 그는 히오스 망령따위가 하는 도발을 피하고싶지 않았다.
'웃기지 말아!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구! 내가 다시는 히오스에 손도 못대게 해주지!'
a는 피시방비를 그자가 내는 조건으로 세판만 히오스를 하기로 하였다.

a는 히오스에 처음으로 접속했지만 풍문이 워낙에 자자한 게임인지라 얕은 식견이나마 있었다.
'인터페이스 한번 흉물스럽소, 어찌 이런곳에서 게임을 해!'
'인터페이스는 뒷전으로 두고, 영웅부터 골라보시게. 자네, 암살자영웅 관심없나? 여기 이게 노바라는 것인데....'
히오스망령은 a에게 이런저런 암살자들을 권했지만 a는 거부했다.
'탱커로 주시오. 상성안타고, 튼튼하고, cc좋은놈으로 내어 봐.'
'흐응, 자네 보통내기는 아닌게로구만.
좋소, 여기 무라딘이라는 놈인데 한번 써보시오.'
a가 찬찬히 살펴보기에 스킬셋이 적절하고 스텟이 빼어나며 조작이 용이하여 썩 좋은 영웅이었다.
'그럼 이놈으로 해보지.'
그러나 a가 침을 꿀꺽 삼키며 빠른대전을 누르고도 300초동안이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것이었다.
'이거, 게임이 안잡혀 못하겠구만! 그러면 그렇지, 이런 흉물스런 게임을 누가 해!'
a가 고개를 가로지르며 자리를 박차려 할때, 거짓말같이 게임이 잡혔다.
망령은 그럴줄 알았다는듯이
'원래 저랩구간이 다 그런것 아니겠소'
하며 너스래를 떠는것이었다.
a가 게임을 시작하고 조작법을 익히자 이내 적에게 착실히 스턴을 넣고 킬을 올렸다.
'자네, 역시 소질이 있군그래. 내사 사람보는눈은 틀리질 않으이.'
'웃기지 마시오, 내 게임에 잔뼈가 굵고 저놈들 무빙이 단조로우니 그것을 누가 못맞추오??'
게임이 진행되는동안 a와 망령은 이런식으로 주거니 받거니 했지만 양쪽 모두 만만치 않았다.
게임이 중반이 되어 한타를 하는데, 갑자기 a의 시야에 이상한것이 들어왔다.
'저기 저놈은 겐지가 아니요??'
'맞소! 겐지를 좋아하는가?? 얼마전 시공에 합류했네만.'
탱커유저였던 a는 내심 오버워치를 하며 겐지들의 활약을 눈여겨 보았으나 그 자신은 재능이 없어 포기했던 참이었다.
'겐지놈들은 모두 실력은 없고 겉멋만 들었지. 킬 하나 먹은것이 유세인줄 알고...'
a는 그렇게 말하고는 적 딜러진에 들러붙었다.
그러나 후방에 있던 겐지가 질풍참 한번에 아군딜러에게까지 이동해 용검으로 무참히 베어 재끼는 것이었다.
한타는 필히 패했고, 팀원은 a를 나무랐다.
a는 어이가 없고 속이 타 하소연했다.
'아니 저것 좀 보시오!! 무슨놈의 질풍참이 저리도 기오?? 질풍참 한번에 맵 삼 분의 일은 족히 가로지르겠소!!'
이에 히오스망령은 게걸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자네가 겐지를 하면 되지 않은가??'
a는 겐지를 하라는 말에 말이 턱 막히고 말았다. 겐지를 하라는 말을 난생 처음 들어 무어라 대답하기가 곤란한 것이었다.
히오스망령이 겐지를 고르고 빠른대전을 멋대로 시작해버렸지만 a는 이미 정신이 혼란하여 미처 막지 못하였다.

a는 이때부터 더욱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표창이 타겟팅이라는 둥, 아니 타겟팅이 아니라는둥, 나중엔 qqqdqqqw같은 말도 안되는 콤보를 주워섬기기 시작했다.
결국 그때 a는 알수없는 기묘한 두려움에 휩싸여 식은땀을 흘리며 결국 그 두번째판을 마지막으로 세 판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 도망쳐 나오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a의 이야기가 비록 난잡하고 믿기 힘들었지만 나를 겁에 질리게 만들기는 충분하였다. 무엇보다 귀신에 홀린듯한 a의 눈동자가 나를 소름끼치게 하였다.
하지만 나는 애써 담담한 목소리로 a에게 오버워치를 한 판 권했다.
'로드호그로 손맛 좀 보며 느긋하게 생각을 정리하게. 그저 지나간 한나절간의 소나기같은 것 뿐이야.'
그것은 내게 하는 소리이기도 했다.
a는 좋은 생각이라며 베틀넷을 켰다.
그런데 문득 내게,
'이-이봐, 자네는 패치노트를 자주 들여다보지??'
하며 묻는것이었다. 패치대법관이나 다름없던 나는 그렇다.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a가 
'그래, 그래서 자네에게 묻는것인데 말이야...겐지가 상향된 일이 있나??'
나는 최근에 겐지가 상향된 바가 없으므로 그러한 사실을 전했다.
그러자 a가 떨리는 목소리로
'에이, 장난 말어, 요즈음 겐지놈들이 설치는것이, 상향받은것이 틀림없네. 수리검 날리는것이 백발백중이야!!'
나는 문득 등골이 서늘해졌다.
'아닐세, 겐지는 패치노트에 올라온지 두 달도 넘었어. 겐지 유저들 실력이 올라간 것이겠지.'
그러자 a는 갑작스럽게 발작하듯 소리쳤다.
'허튼소리 말아!! 겐지놈들 질풍참도 버프받은게 틀림 없잖아!! 이걸보아!! 맵의 거진 삼 분의 일을 지나가잖아!!!'
a가 발작하는 모습에 나는 두려워져 그만 그의 집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a는 내가 나가던 말던 모니터를 가르키며 끔찍한 소리를 주워섬기고 있었다.
'히히히...그래...불의 세례를받아라....벌레같은 놈들....'
a의 집을 빠져나오며 닫히는 문틈으로 보였던 모니터에는, 무언지 알 수 없으나 확실히 오버워치가 아닌 게임이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황급히 집으로 돌아와 몸을 씻고 간단히 요기를 하였다.
a의집에서 있었던 일이 자꾸만 떠올라 음식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래, 잊자. 다 잊는거야. 오늘도 그저 오버워치나 하다 잠들고 내일이면 모두 잊는거야.'
그렇게 마음을 추스르는 사이 어느새 게임이 시작되었다.
하나무라군....화물을 밀어야겠다......
출처 원출처: http://www.dogdrip.net/129706479

2차 출처: http://m.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3903&bestissue=1&l=953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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