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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야록... 일본인의 칼솜씨
게시물ID : history_266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번너
추천 : 0
조회수 : 197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8/18 22:37:42

정상각오랑의 일본 이름은 '이노우에 가쿠고로' 로 박영효의 요청으로 조선에 파견된 일본인 신문 제작 전문가라고 합니다 
한글을 배워가면서 신문 제작에 열성이었다고 합니다
https://www.junsungkinews.com/27146



옛날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면전에서 외국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그랬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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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 정상각오랑은 얼굴이 추하게 생겼지만 문학에 재주가 있고 우리말도 잘하여서, 시속의 무리들과 더불어 왕래를 하였다. 

하루는 눈이 오는 밤, 외무아문에서 곡연(曲宴: 흐르는 물에 잔을 띄워 마시는 연회)를 열었다. 

여러 관리들이 다 모여서, 시 운(韻)을 내고 시를 지었다.

술 기운이 점차 달아오르자, 정상각오랑은 웃으면서 말하였다.

"오늘 밤은 매우 즐거우니, 아무 거리낌없이 이야기나 나누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좌중의 사람들은 "그럽시다"라고 하였다. 

정상각오랑은 말하였다. 

"공들은 평일 사대부로 자처하며 큰 소리를 치며, 우리를 가르켜 왜놈 왜놈 합니다. 무릇 우리들 왜놈은 그냥 왜놈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 왜놈이란 것을 꺽고 복속시킨 연후에야 왜놈이 스스로 굴복했다고 인정하게 됩니다. 오늘날 여기 왜놈이 있는데, 어찌 입으로만 사대부 석자를 외치면서 이 왜놈을 물리쳐 쫓아낼수 있겠습니까? 사대부 여러분들께서는 이 왜놈을 보아주십시오."

이어서 옆에 있는 초꽃이에서 연약을 빼어들고, 담뱃대를 이은 뒤 소반처럼 돌렸다. 담뱃대는 붉은 수레바퀴처럼 빙빙 돌았다. 흡사 지붕위로 오르는 듯 했고 불꽃이 늠름한데 정상각오랑은 보이지 않았다. 

좌중에 있던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 

잠시후 담뱃대에서 쨍그랑 소리가 났다.

이어서 정상각오랑은 촛대 오른편 가운데 서서 웃으면서 말했다. 

"공들께서는 우리 나라를 미워하지 마십시오. 서양과 개국하던 초기에 우리 국민들은 그들에 굴복하지 않으려고 저처럼 검술을 배워서 칼로 외국인을 한 사람이라도 더 베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칼을 사용한 뒤에 강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조금 전에 제가 보인 검술은 곧 그 때 익힌 기술입니다. 공들께서는 입에 의지해서 사대부만 말하고 검술이 어떤 것인지 살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왜놈이라고 말한다면 우리 왜놈들이 수긍하고 굴복할수 있겠습니까?"

좌중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돌아보며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칼솜씨가 좋구나" 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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