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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의 위기 - 기근과 흑사병
게시물ID : history_269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역사광황
추천 : 11
조회수 : 2013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6/09/30 09:32:19

지금은 현재 진행중인 '지구 온난화'에 대해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있다. 그러나 만일 어느 시점에 지구 온난화가 멈춰지고 기온이 하락하며 추워지면 어떻게 될까? 준비하지 않은 기후의 역습에 대한 암울한 결과를 '14세기의 위기'에서 볼 수 있다.


'14세기의 위기'는 유럽의 번영과 성장을 멈추게 한 14세기 전반과 15세기 초반까지의 일련의 사건들을 의미한다. '인구학적인 붕괴demographic collapse', '정치적 불안정political instabilities', '종교적 격변religious upheavals'이라는 3개의 주요 위기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를 초래했다.

연속되는 기근과 역병疫病- 특히 1315년부터 1322년까지의 대기근과 1348년의 흑사병 유행 시작 -은 인구를 절반 이상이나 감소시켰는데, 이는 중세온난기가 끝나고 소빙하기로 진행하는 첫 번째 세기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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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이 있는 '중세 온난기'를 표현하는 기온변화 그래프이다. '중세 온난기'는 다음글을 참조한다.

※ 중세 온난기 (Medieval Warm Period) : http://yellow.kr/blog/?p=619


'14세기의 위기'에서 유럽 국가 내부에서는 민중 봉기와 영국의 '장미전쟁'과 같은 귀족들간의 내전은 일상적이었고, 국제적으로도 대표적으로 '백년전쟁'과 같은 왕들의 충돌이 있었다. 로마 카톨릭 교회의 단일성은 '서방교회의 대분열Western Schism'이라는 사건으로 깨어졌으며, 신성로마제국도 쇠퇴했다.


이러한 사건들을 겪은 14세기 유럽의 사회는 더 이상 ‘평화로운’ 중세사회가 아니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영역에 걸쳐 유럽은 전혀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기 시작하였다. 흔히 ‘중세 말’이라고 일컫는 이 시기는 11-13세기의 중세 전성기와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니며 그 파국적 성격은 이후 전개될 근대문명의 묘판을 이루게 된다.


14세기의 끔찍한 일들에 대해 책을 쓴 바 있는 바버라 터크먼(Barbara Tuchman)은 이 시기를 "폭력적이고, 고통스럽고, 당황스럽고, 붕괴되던 시대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대로 사탄이 승리를 거둔 시기였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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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사의 캄포산토(Camposanto)에 있는 프레스코 벽화 <죽음의 승리 The Triumph of Death> / 부팔마코(Buonamico Buffalmacco) 추정, 1338년


동아시아에서도 '14세기의 위기'는 존재했다. 원나라는 기근과 역병에 시달리며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다가 결국 주원장이 이끄는 반란 세력에게 쫓겨난다. 고려도 기근과 북쪽에서는 홍건족의 침입, 남쪽에서는 왜구의 약탈에 시달렸다. 명의 건국과 조선의 건국에도 이러한 시대적 배경의 영향이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지 못하고 가용 토지 면적에 따라 결정되는 적정 수준 아래에서 증가와 감소의 사이클을 반복하는 현상을 인구 순환이라고 하며, 인구 순환이 지배하는 세계를 '맬서스의 세계'라고 한다. 마치 역사의 긴 들숨과 날숨처럼 반복되는 장기적인 인구 증감 사이클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며, 역사의 기본 구조로 보인다.


산업혁명 이전의 역사는 맬서스가 말한 대로 인구 감소를 통해서, 그것도 파괴적인 방법(기근, 전쟁, 질병)을 통해서 인구와 식량의 균형을 잡아왔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과학과 생산 기술의 발전으로 인구와 식량 생산이 동시에 증가하였는데 이를 두고 새로운 세계의 도래로 보는 학자와 '맬서스의 저주'가 유예되었다는 학자들이 있다.


역사가 페르낭 브로델(Fernad Braudel)은 산업혁명으로 높아진(그러나 사라지지 않았다!) 가능성의 천장에 인류는 언젠가 부딪힐 것이며, 그러면 인류는 마치 14세기에 겪었던 것과 같은 재앙을 맞이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전망을 피력했다.

인간의 역사는 일반적인 논리를 가지고는 설명하기 힘든 권위적인 전체적 리듬에 복종하는가? 나는 분명히 그렇다고 믿는다. 비록 그것이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것은 마치 기후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한 증거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으나 학자들도 그 기원에 대해서는 추측 이상을 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세계의 물질의 역사와 경제의 역사에 리듬을 부여하는 조수와 같은 이 운동들을 믿는다. 비록 그 운동들을 만드는 유리하거나 불리한 문턱점들-수많은 관계의 산물-이 아직 불가사의한 채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리하여 1972~74년부터 우리가 겪고 있는 세계의 곤경이 시작된 이래 나는 종종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해보았다. 우리는 콘드라티에프 사이클의 하강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닐까? 혹은 그보다도 더 긴 장기추세의 하강국면이 시작된 것은 아닐까? 사실 모든 장기적인 동향의 국면 변화는 구조적인 위기로 그것은 단지 구조적인 파괴와 재건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또한 1972년 로마클럽 보고서 <성장의 한계>로 환경과 자원의 한계 문제가 부각된 이래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개념에 관심이 일어났다. 그 후 40년 동안 파국을 늦추기 위한 노력은 늘어나 왔지만, 확실한 해결책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존의 근대 체제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 14세기의 위기와 비슷했던 역사적 사건:

* 유목민들의 대이동(훈족의 이동, 게르만족의 이동 등), 로마의 쇠퇴와 멸망, 한나라의 멸망과 위진남북조

* 4200년전 기후변화 사건 – 이집트 제1 중간기 : http://yellow.kr/blog/?p=716


※ 소빙하기의 절정기는 다음글을 참조:

17세기 위기 – 소빙하기(소빙기) 절정 : http://yellow.kr/blog/?p=939


* yellow의 세계사 연대표 : http://yellow.kr/yhistory.jsp?center=1315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찾아보았다.

http://yellow.kr/blog/?p=1376

출처 http://yellow.kr/blog/?p=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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