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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카틸리나 변호.
게시물ID : history_280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토츠카
추천 : 0
조회수 : 72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20 21:45:50
당시 카틸리나는 반역을 꾸미다 들통, 키케로는 카틸리나 탄핵문을 발표했고, 카틸리나는 로마를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카틸리나는 포기하지 않고 갈리아 부족을 섭외, 반란을 계획합니다. 그러나 갈리아족은 키케로에게 밀고, 당시 로마내 카틸리나 일당이 모두 체포합니다. 로마의 여론은 카틸리나  일당을 사형시켜야 한다로 기울었습니다.


원로원에서 회의가 열려 원로원 최종권고를 시행할지 여부가 논의되게 됩니다. 먼저 앞선 두 사람(둘 모두 차기 집정관이었습니다.)이 즉각처형을 주장했으며, 3번째로 나선 사람이 바로 카이사르였습니다.


 
"원로원 의원 여러분, 여러분만이 아닌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말이지만, 의심스러운 일에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증오나 우정, 분노, 자비 같은 감정은 잊어버리는 것이 정당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베일에 가려진 진실을 확인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그것이​ 한때나마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고 공동체에 이롭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는 더욱 어렵습니다. 


이성에 무게를 두면 두뇌가 주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감정이 지배하게 되면 결정을 내리는 것은 감성이고, 이성이 끼여들 여지는 사라지고 맙니다. 여러분은 역사를 상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군주와 많은 민족이 분노나 자비에 사로잡힌 나머지 멸망했습니다. 그보다도 내가 기쁨과 긍지를 가지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 조상들이 한 일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가 아닌가에 따라 매사를 결정했습니다. 마케도니아 전쟁당시 당싱의 페르세우스 왕에 대해서도, 번영하고 있던 로도스 섬의 반항에 대해서도 공정성을 기준으로 처리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그들을 벌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전쟁을 일으킨 것 자체만으로도 아무도 처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 차례에 걸친 포에니 전쟁에서도 우리 조상들의 대처 방식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카르타고인들은 ​조약을 자주 위반했지만, 극형을 당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지만, 우리는 지금 조상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처 방식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렌툴루스를 비롯한 자들의 어리석은 행위에 대해서도 증오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명예에 대한 긍지로써 대처해주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그들의 행위에 타당한 형벌이 무엇인가 하는 것인데, 그들의 죄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무겁기 대문에 이런 경우야말로 기존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발언하신 분들은 신중하게 말을 골라 하면서도 우리 공화국이 직면해 있는 위험을 분명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의 잔혹함, 패배자의 운명, 납치당할 처자나 소년들, 어머니 품에서 납치당할 젖먹이들, 승자의 변덕에 먹이가 될 부녀자들, 보물을 강탈당한 신전들. 요컨데 무기와 피와 눌물밖에 없는 상황을 마치 눈앞에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발언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입니까? 우리로 하여금 음모를 더욱 증오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까? 실제로는 아무 일도하지 않은 자들에 대한 두려움, 그들이 저지를 것이라고 예상되는 사태에 대한 두려움을 부추기기 위해서입니까?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약 그러하다면 인간은 자신의 언행을 부끄러워할 수 밖에 없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의원 여러분​, 모든 인간이 언행의 자유를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 밑바닥에 살고 있는 천민이라면 분노에 사로잡혀 행동하는 것도 용납될 겁입니다. 하지만 사회 상층부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친절해도 안되고 지나치게 미워해도 안되며, 무엇보다도 증오에 눈이 멀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걸핏하면 화를 내는 보통 사람의 성질은 권력자의 경우에는 오만이 되고 잔혹함이 되는 법입니다. 의원 여러분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형벌은 당사자가 저지른 죄에 비해 좀 가벼워야 한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나중에 가서야 이것을 깨닫게 마련입니다. 


형벌에 관해 논의할 때 사람들은 흔히 죄의 본질은 잊어버리고 형벌 자체가 무거우냐 가벼우냐 하는 것 밖에는 생각지 않게 됩니다. 재능이 뛰어나고 가치있는 인물로 널리 안정받고 있는 실라누스의 견해가 애국 충정에서 나온 것임은 나도 의심치 않습니다. 증오에 눈이 멀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피력한 의견이라는 것도 의심치 않습니다. 나 자신도 그이 공평무사한 성격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의 견해가 잔혹하다고 말할 수없습니다. 불쌍한 자들에게 어떻게 잔혹해 질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잔혹하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그의 견해가 국법에 어긋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라누스 차기 집정관, 물론 당신은 이번 사건이 국가 전체에 공포를 주었을 만큼 큰 일이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그런 극형을 요구했겠지요. 그것은 나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자리에서 불안을 토의 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현직 집정관의 과감한 조치 덕택에, 설령 무장봉기가 일어났다 해도 거기에 대한 대책은 이미 끝났으니까 말입니다. 형벌에 관한 내 생각을 말씀드리면 , 눈물과 불행 속에서 당하는 죽음은 형벌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구원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죽어야 할 운명을 가진 자가 맛보는 온갖 비참함을 경험하지만 일단 죽어버리면 기쁨도 없는 대신 고통도 사라지니까요. ​


실라누스, 당신은 왜 태형에 처하자고 제안하지 않습니까? '포르키우스 법'이 로마 시민에게는 그 형벌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까? 그렇다면 로마 시민권 소유자가 추방을 선택할 경우에는 사형에 처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법률도 있지 않습니까? 아니면 태형이 사형보다 더 무거운 형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까? 대역죄를 지은 자에게 어떤 형벌이라고 더 잔혹하고 더 무거운가, 또는 더 가벼운가, 실라누스, 여기에 단신의 판단이 로마 국법에 비추어볼때 타당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그래도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이것이 국가를 배신한 자에 대한 판결임은 분명하다고 말입니다. 일반 대중은 항상 누군가에게 농락당하고, 기회에, 시대에, 운명에 농락당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들은 그래도 마땅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의원 여러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아무리 나쁜 사례로 간주되고 있는 일일지라도 애당초 그것이 시작된 동기는 선의였습니다. 하지만 미숙하고 공정심이 모자란 사람이 권력을 잡은 경우에는 좋은 동기도 나쁜 결과를 낳게 됩니다. 처음에는 죄인임이 분명한 사람을 처형하지만, 차츰 무고한 사람까지도 희생자를 만들게 합니다. ​


스파르타인들은 아테네에 이겼을 때, 30명의 압제자를 아테네인들에게 강요했습니다. 그 30명은 반체제 분자로 간주된 자들을 재판도 하지 않고 사형에 처했습니다. 아테네 시민들은 그것을 보면서 처형당한 자들은 극형을 당해 마당하다고 환영했습니다. 그런데 30명의 압제자에 의한 처형은 날로 조금씩 늘어나 결국에는 죄없는 사람까지 붙잡아서 재판도 하지 않고 처형하게 되었습니다. 공포가 아테네를 가득 채웠고 ​시민들은 노예가 됨으로써 자신들의 천박함을 속죄해야 했습니다. 


우리 시대도 이런 천박한 생각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절대 권력을 장악한 술라가 반대파를 죽이기 시작했을 때, 로마 시민들은 그들이 죽어 마땅하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우리 로마인들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드는 시초가 되엇습니다. 욕심에 눈이 먼 자들이 저택을, 아니 저택만이 아니라 항아리나 옷가지까지도 몽땅 차지하고 싶은 나머지 그런 물건들의이 주인 이름을 밀고하여 술라의 '살생부'를 넘치도록 채워주었습니다.이리하여 처음에는 남의 일로 생각하고 있던 자들이 어느 날 '살생부'에 자기 이름이 올라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술라가 자파 사람들​을 돈방석 위에 앉혀준 뒤에야 겨우 진정되었습니다. 


첫 화살을 쏘는 사람이 이번처럼 집정관 키케로라면,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로마엣는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다른 기회에 다른 집정관이 거짓 음모를 진실이라고 믿고, 자기 손에 넣은 권력을 남용함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번 일이 선례가 되면, 선례가 있다는 이유로 집정관과 '원로원 최종 권고'가 칼을 빼들었을 경우, 어느 누가 그 한계를 깨우처주고, 어느 누가 폭주를 막을 수 있겠습니까? 


원로원 의원 여러분, 우리 조상들은 용감하면서도 분별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좋은 것이라면 외국인한테도 거리낌 없이 배웠고 그것을 방해하는 오만함은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삼니움족한테서는 공격용과 방어용 무기를 도입했도, 에트루리아인에게는 관직의 표장을 도입했습니다. 동맹국이든 적대국이등 가리지 않고 좋다고 여겨지는 게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도입한 것입니다. 거부하기보다는 모방하는 쪽을 배웠습니다. 


공화국 설립 당시에는 그리스인들의 방식을 답습하여 태형을 남용했고, 사형으로 푸짐한 진수성찬을 베풀었습니다. 하지만 국각가 강대해질수록 시민들의 발언권도 강해지고 이런 방식이 무고한 사람한테까지 파급될 위험성을 고려한 결과 ' 포르키우스 법'이 제정되어 죄인한테도 자진 망명의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의원 여러분, 나는 긴급조치를 채택하는 것에 반대하는 논거를 바로 이런 사고방식에 두고 싶습니다. 약소국이었던 로마가 지금과 같은 강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우리 조상들이 가지고 있던 지혜와 덕 대문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는 조상들에 비해 훨씬 강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그것을 사용할 때 더 한층 깊은 사려가 요구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면 이제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후세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죄인을 석방할 것인가. 그건 당치 않습니다. 그래서는 카틸리나 일당을 강화시킬 뿐입니다. 따라서 나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다섯명의 재산을 몰수하고 지방도시에 한 사람씩 맡겨서 감금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들에게 원로원이나 민회에서 발언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를 위반하면 이번에야말로 그들을 국가의 적으로 규탄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형벌에 처하는 것입니다.​ ​"



이 변론은 원로원 의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으나, 결국 카토와 키케로의 주장에 밀려 카틸리나 일당은 즉각 사형에 처해집니다. 

당시 카이사르는 카틸리나의 공범이 아닌가 의심받던 입장이었던지라 이 변론은 매우 용감한 행동이었고, 실지로 카이사르는 연설 이후 원로원에서 나가는 길에 군중들에게 몰매를 맞습니다;; 그걸 보고 달려온 친구들에 의해 목숨을 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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