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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세계사> 십자군 이야기 1
게시물ID : history_290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드림해적선장
추천 : 2
조회수 : 168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10/31 21: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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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로마제국이 멸망한지도 600년이 지난 11세기말.
대단한 웅변가이자 정치 전략가였던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최근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어. 교회가 정치적 영향력을 완전히 잃고 변방으로 밀려 났기 때문이야.
 
서기 1095년의 어느 날 교황은 TF팀을 만들어 놓고 한참 회의를 진행 하던 중이었어.
머리가 있으면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 놓고, 입이 있으면 말씀들을 좀 해 보세요. 우리 교회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단 말입니까? 선배 교인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하지만 일동 침묵.
이 당시 유럽은 군소영주들이 저 마다의 치열한 세력다툼으로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할 정도였어. 작은 영주들도 기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사병을 조직하여 작은 전투와 전쟁이 끓이질 않으니 기독교 세력인 유럽의 북서쪽은 무정부 상태였지. 여기에 유럽의 남동쪽을 차지하여 기세를 더욱 올리고 있던 이슬람이 대치하는 형국 이었어.
 
사실 교황은 이미 최측근들과의 회의를 통해서 답을 정해 놓고 있었어.
그 결론이 너무나 충격적이고 실현가능 해 보이지 않은 아이디어이기에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지.
 
다들 별 생각도 의욕도 없으신 거 같으니 제가 답을 내 놓지요. 우리가 살 길은 전쟁. 전쟁뿐입니다. 유럽 내의 내전이 아닌 짐승 같은 미개한 종족들을 쳐부수기 위해 전 유럽이 교회아래 다시 모이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자연히 교회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백성들과 기사들, 상인들과 황제들에게 명분만 제공해주고 실리를 챙기기만 하면 됩니다.”
 
말씀은 잘 알겠지만 도대체 어디에 그런 적이 있습니까? 타깃이 있어야 사람들이 모일텐데..”
우리의 타깃은 예루살렘입니다. 우리의 구호는 되찾자 예루살렘 이 될 것입니다,”
? 예루살렘이요? 하지만 그 곳은 이미 이슬람 통치 아래 400년이 넘었는데 무슨 명분으로 침공을 한 단 말씀이신지? 그리고 그 곳은 현재 이슬람은 물론이요 우리 기독교와 유대교까지 모든 종교가 잘 어우러져 문제없이 잘 굴러 가고 있잖습니까?”
 
예루살렘은 사실 세 종교 모두에게 성지가 되는 매우 중요한 곳이야.
유대교에게는 고대 그 들의 수도이며, 이슬람에게는 자신들의 성자 마호메트가 돌아가신 성스러운 도시이며, 기독교에게는 예수 그리스도가 못 박힌 도시이지. 현재도 그렇지만 이 당시 이 도시의 상징성은 두 말 하면 입 아프겠지? 하지만 명분이 약해.
 
명분이 약한 것 누가 모릅니까? 내가 이제부터 언론을 움직여 명분을 만들어 내는 매직을 보여 줄 테니 잘 들 보세요. 하하 하하하하 아 참 그리고 작전명이 있어야지. 십자군! 십자군 전쟁이라고 합시다.”
 
 
교황이 십자군 전쟁이라고 불리게 되는 대규모 전쟁을 기획 하게 된 것은 얼마 전 비잔틴 제국으로부터 받은 긴급 구호 요청으로 시작 되었어.
 
교황님 비잔틴 제국(동로마 제국)에서 원조 요청이 왔습니다. 사안이 시급하다고 하여 합니다.”
 
교황은 힘을 잃은 기독교 때문에 짜증이 극도에 달 했던 때였어. 다른 나라의 군사원조 요청은 귀찮게 느껴 질 정도였지.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꾸를 해.
무슨 전갈이기에 이리 호들갑이냐? 빨리 말이나 전하고 물러가라
 
비잔틴제국(동로마)의 횡제 알렉시우스 1세가 지원 병력을 요청 하고 있습니다. 많은 숫자가 아니라도 여력이 되는 데로 기사단을 보내 달라는 긴급한 요청입니다. 셀주크 투르크 족이 이슬람 전역을 정복하고 급기야는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이스탄불) 까지 도착 하였다고 합니다. 황제의 내용을 간단히 전해 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교황이시여!
우리 콘스탄티노플은 이슬람과 맞닿은 기독교 첫 번째 도시입니다. 만약 이슬람교도들이 우리를 정복하게 된다면 이것은 제 개인과 영토의 문제일 뿐 아니라 기독교 전체의 수치가 될 것입니다. 부디 날래고 용감무쌍한 최정예 기사단 300명만 보내 주시어 이 들을 격퇴 할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이런 보고를 받고도 교황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어.
 
야비한 놈 같으니라고. 어디 종교를 들먹이며 원조를 요청하고 있어. 알았다. 오늘은 다른 업무가 많으니 내가 상황을 봐서 내일 처리 하도록 할 테니 물러가라.”
그런데, 전령이 물러간 후 한참 동안이나 다른 생각을 하던 교황의 머리에 갑자기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며칠 후 TF팀 회의를 소집했던 거야.
 
TF팀 회의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굳힌 교황은 109511월부터 언론을 이용해 전쟁 명분 만들기 작업을 시작했어.
 
유럽 전체의 백성들과 기사들은 들으시오. 마침내 우리가 성전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뭉치게 되었소. 저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이슬람교도들을 무찔러 천국으로 가는 면죄부를 받도록 하시오. 성전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에게 교황청에서 살인, 강간, 강도를 포함한 모든 죄를 씻을 수 있는 면죄부를 주겠소. 조건은 단 하나요. 성전 참가입니다.”
 
혼란한 시기에 살인 및 기타의 죄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기사들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찌르는 선동 이었어. 또한 기업이나 개인에게는 전 세계 무역의 중심지였던 이슬람의 침공은 많은 부를 창출 할 수 있는 기회였어. 이러니 상인들은 물론이요.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는 성전 참가는 비루한 삶 속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어.
 
영주들의 약탈로 여기서 굶어 죽느니 성전에 참가 하는 것이 훨씬 나은 기회였어. 살아나면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고 죽더라도 교황이 천국행을 보장했잖아.
 
일반 백성들은 물론이고 영주들까지 집과 땅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여 예루살렘으로 떠나기 시작했어. 가족전체가 떠나는 건 다반사이고 마을 전체가 이동 하는 경우까지 생겨 난거지.
 
그런데, 모세의 교리에 의하면 살인하지 말라는 말씀이 있잖아. 교황은 교리마저 지 마음대로 바꿔 버려.
종교는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인간에게 안식처가 되어 주고 있는데, 문제는 항상 인간들이 종교를 악용한다는 것이 함정이지.
 
성전 기사단들이여! 살인 하지 말라는 말씀은 이교도에는 해당 되지 않으니 마음껏 칼을 휘둘러도 됩니다. 예수님의 아들인 이 교황이 보장 하니 아무 염려 마십시오.”
 
그 후의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 되었어.
교황님! 이것은 정말 매직입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 가는 아이들처럼 엄청난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주가도 덩달아 올라가고 교황의 말씀이라면 세상 모든 사람이 죽을 각오로 따를 기세입니다.”
아직 일러요. 투쟁심을 더욱 끌어올릴 자극적인 소재가 필요해요.”
이슬람교도에 대한 유언비어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내용은 제가 준비 해 보겠습니다.”
이제야 머리가 슬슬 돌아가시는 군요
교회 측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트리기 시작해.
성스러운 우리의 땅 예루살렘에서 이슬람교도들은 죄 없는 우리 기독교인들을 마구잡이로 학살 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더립히는 것은 물론이며 처녀들은 매춘이나 사형중 하나만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위험에 빠진 우리 형제들을 누가 구해야 하겠습니까?”
명분, 실익, 감정적 호소까지 삼위일체가 되어 최상의 하모니를 이끌었고, 이에 6만이 넘는 사람들이 비잔틴 제국 콘스탄티노플 성 앞에 도착했어.
 
같은 기독교 영향력 아래 있는 마지막 관문. 이제 이 곳만 지나면 적의 영토로 진입 하게 되는 순간이야.
이 곳의 황제는 얼마 전 교황에게 지원 병력을 요청 했었지. 그런데 이게 왠일이야? 이 황제가 문을 안 열어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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