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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계획'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게시물ID : history_293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고3
추천 : 6
조회수 : 225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2/15 21:47:53

보안사, 민간인 1천3백여 명 사찰

김영삼 대표·김 추기경·조요한 총장 등
4등급 분류 개인번호 붙여 매달 보고

탈영병, 컴퓨터 자료 빼 내 양심선언

 국군보안사가 군 관계 정보수집과 군 수사업무라는 본래 임무를 벗어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정치사찰과 동향파악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보안사 사찰 대상에는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의원, 김대중 평민당 총재, 이기택 민주당 총재를 비롯한 여야 현직의원들이 대거 포함돼 있으며, 그 숫자가 학계·종교계·언론계·문화예술계·노동계·학원가 등 사회 전반에 걸쳐 1천3백여 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관련기사 14, 15면>
 이런 사실은 군복무 중 보안사에 연행돼 '수사 협조'를 해 오다 탈영한 윤석양(24·외국어대 러시아어 4년 제적) 이병이 4일 폭로함으로써 밝혀졌다.
 윤 이병은 이날 오후 6시 30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7층 한국기독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사무실에서 행한 '양심선언'을 통해 이런 사실을 폭로하고 보안사 정치 사찰의 증거물로 탈영 당시 보안사에서 갖고 나온 동향 파악 대상자 색인표, 개인 신상 카드, 개인별 동향 파악 내용이 입력된 컴퓨터 디스켓 등을 공개했다.
 윤 이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단 ○연대 8중대에서 일반병사로 근무하던 중 지난 7월 3일 혁노맹 사건 관련 피의자로 보안사 서빙고분실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뒤 혁노맹 조직원 검거 등에 협조했다"며 "보안사로부터 프락치 활동을 권유받고 분석반 등에서 수사협조 업무를 하다가 지난달 23일 새벽 사무실 안에 있던 자료 일부를 가지고 탈영했다"고 밝혔다. 윤씨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보안사는 동향 파악 대상자를 A·B·C·D 등 4등급으로 분류, 주요 활동을 '감시'하고 있으며 각 개인마다 고유번호를 붙여, 신상카드와 주요 동향 기록을 컴퓨터 처리하여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 동향 파악 대상자에게는 담당관 1명이 지정돼 있으며, 이 담당관이 매달 말에 1차례씩 가미 대상자의 발언 내용과 접촉 인문 등 주요 활동 내용을 파악, '문제 인물 동향 관찰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찰 대상자의 개인 신상 카드는 인정사항·가족사항·경력·전과 관계·자격 면허·해외여행·정당 및 사회단체 활동·교우 및 배후인물·개인 특성 등 모두 9개 항목으로 나뉘어 상세히 기록돼 있으며, 집의 담장 높이·예상도주로와 은신처 등까지도 세밀히 파악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윤씨는 또 이날 회견에서 "지난 혁노맹 사건 수사의 경우 보안사가 직접 박대호(26·서울대 국사 3 제적)·정헌(24·외국어대 독어 3 휴학)씨 등 민간인들을 체포 조사하는 등 각종 대민수사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88년 10월 5일 국정감사 보고에서 "군 정보기관의 정치적 중립화 방안의 하나로 보안사의 업무를 재정립, 민·관에 대한 정보 수집 활동일 지양하고, 군 내부의 대간접 작전, 정부 전복 정보 수집 활동으로 그 임무를 조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보안사도 지금까지 군사 관련 특수 정보 수집 등 보안사 고유업무 이외의 정치사찰이나 대민수사는 일절 하지 않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보안사 사찰대상에는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의원(개인고유번호 221번), 김대중 평민당 총재(283번), 이기택 민주당 총재(115번), 민자당 민주계의 김동영·김덕룡 의원 등 정계 인사와 김수환 추기경, 윤공희 천주교 광주대 교구장, 김관석·박형규 목사 등 종교계 인사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단병호 전노협 위원장, 장명국 석탑노동연구원장 등 노동계 인사, 조요한 숭실대 총장, 강만길 교수 등 학계인사, 성유보 <한겨레신문> 편집위원장, 김중배 <동아일보> 편집국장, 류근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실장 등 언론계인사, 백기완·이부영·김근태·장기표씨 등 재야인사와 전국 각대학 총학생회 간부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주요인사가 망라돼 있다.

(1990년 10월 5일자 한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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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유명한 '청명계획'입니다. 그게 뭐냐면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였던 보안사령부가 친위쿠데타를 성공시키는 데 방해가 될 만할 주요 인사들의 목록을 만들어 사찰한 뒤, D-DAY가 되면 비상계엄을 때리고 일사분란하게 이들을 전원 검거한다는 계획입니다. 87년 민주항쟁 이후 보안사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보안사는 언론통폐압, 삼청교육대 사건, 각종 정치 공작과 학원 사찰 등 정치 공작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오명을 받고 있었고, 노태우 정부는 이를 어떻게든 쇄신해 보려는 노력들을 기울였으나 윤석양 이병의 양심선언으로 인해 보안사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옛 버릇을 못 버리고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말았죠.
 이 폭로로 인해 국내 여론은 그야말로 뒤집어졌습니다. 폭로 이후 김대중씨는 내각제 개헌 포기, 지방자치제 실시, 보안사 해체, 민생 안정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고, 학생들과 야당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렇게 악화된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태우 대통령은 10월 13일 특별 선언을 하나 하는데, 그게 바로 그 유명한 <범죄와의 전쟁>입니다.
 나중에 이 사건을 바탕으로 <모비딕>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지는데요, '모비딕'이라는 이름은 당시 보안사가 정보 수집을 위해 서울대 근처에서 위장 영업했던 술집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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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publishDate=1990-10-05&officeId=00028&pageNo=1
https://ko.wikipedia.org/wiki/%EA%B5%AD%EA%B5%B0%EB%B3%B4%EC%95%88%EC%82%AC%EB%A0%B9%EB%B6%80_%EB%AF%BC%EA%B0%84%EC%9D%B8_%EC%82%AC%EC%B0%B0_%EC%82%AC%EA%B1%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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