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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시골남자 퇴계 이황ㅋ
게시물ID : history_3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하데이코♡
추천 : 4
조회수 : 171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4/13 01:09:23
이황은 21세 때 집안끼리 알고 지내던 김해 허씨와 결혼하였지만 허씨는 세 아들을 낳은 후 결혼 6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 뒤 다시 맞아들인 두 번째 부인 권씨는 사화 때 집안에 닥친 불행 때문에 실성한 기운이 있었다. 어느 날 이황이 조문을 가려다가 도포 자락이 헤진 것을 보고 아내 권씨에게 꿰매달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권씨는 흰 도포에 빨간 헝겊을 대고 헤진 곳을 기웠다. 하지만 퇴계는 아무런 타박 없이 그 우스꽝스러운 도포를 입고 조문을 갔으며, 사람들이 도포 자락을 보고 흰 도포에 왜 빨간 헝겊으로 기웠는지를 물을 때마다 빙그레 웃기만 하였다. 이황은 이처럼 허물 많은 권씨를 넓은 마음으로 감싸주며 살았다. 그러나 두 번째 아내도 그의 나이 46세 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황이 두향을 만난 것은 그의 나이 48세 때 단양 군수를 지낼 무렵의 일이다. 18세의 아리따운 단양 고을 관기 두향은 첫 눈에 이황의 풍모에 반했고 부인을 잃고 혼자 지내던 퇴계 또한 두향에게 끌렸던 모양이다. 이황이 매화를 끔찍이도 사랑했으며 백여 수가 넘는 매화를 노래한 시를 지은 것도 두향과의 인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두향은 가야금만이 아니라 시를 짓는 일과 글씨에도 능해서 아마도 퇴계와 어울릴 법 했던 모양이다.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사랑을 나누었지만 불행하게도 9개월 만에 끝이 났다. 퇴계의 넷째 형이 충청도 관찰사로 왔기 때문에 같은 관내에서 형제가 벼슬을 하지 않는 관례에 따라 풍기군수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이었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애끓는 이별을 하면서 두향은 매화 한 그루를 퇴계에게 바쳤다. 

어리디 어린 정인을 두고 가는 퇴계와 그리운 임을 떠나 보내는 두향, 그러나 한 번 이별 뒤 두 사람은 편지만 주고받았을 뿐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황은 두향에게서 받은 매화를 평생 가까이 두고 두향을 보듯 아꼈다. 심지어 나이 들어서는 초췌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는지 매화를 다른 방으로 옮기게 하기도 했고, 매화가 되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읊기도 하였다. 


전생은 밝은 달이었지.
몇 삶을 더 살아야 매화가 될까
(前身應是明月 幾生修到梅花).

김교빈/동양철학자·호서대 문화기획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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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글에 우리 고향선생님과 관련된 내용이 있길레 짧게 댓글에 제가 알고 있는 바를 올렸었어요.

제 답이 많이 부족한거 같아서 좋은 내용을 첨부해서 올릴게요ㅎㅎㅎ

마지막 싯구가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한번 잘 음미해보세요

참고로 제 닉네임은 일본어가 아니라 툰드라에서 '집에서 키우는 순록'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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