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 아파트로 막 이사를 왔다.
가구가 풀옵션인데도 꽤 좋은 가격에 계약을 했다.
방세는 완전 거저인데도 위치는 도시 한복판이다.
삐까뻔쩍한 빌딩과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고 내가 다니는 학교랑도 꽤 가깝다.
어느 날 밤 창 밖으로 건물 하나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기발한 생각이 들었다.
손전등을 가져와서 모스 코드로 불이 켜진 창 쪽으로 비췄다.
그 방 주인이 화를 내면 그만 두는거고.. 좀 심심했으니까.
손전등을 이용해서 모스 코드로 -안녕-이라고 비췄다.
그랬더니 창문에 있던 사람이 나한테 -안녕-이라고 되받아쳐줬다.
서로 인사를 주고 받고 소개도 하고 그랬다.
우리는 둘 다 쌍안경을 갖고 있었고.. 저 쪽에 있는 사람은 여자인게 확인됐다.
이쁜 여자..
바보같다고 할테지만 나는 그녀보고 놀러오라고 했다.
-고마운데 내일이면 괜찮을 듯- 그녀가 나에게 신호를 보냈다.
-왜- 나도 신호를 보냈다.
-너무 늦었고 너의 어머니께서 화가 나신거 같아보여-
마지막 메시지를 보자마자, 나는 짐을 싸서 방에서 튀어나와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았다.
나는 혼자 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