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에서 " 이번 사태을 촉발시킨 그 여시 회원분의 행위가 아무리 비난받아 마땅할지언정

그 전장 한가운데 영문도 모르고 떨어뜨려진 피해자 한 명 정도 따습게 보담지 못할 오유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전쟁터에도 꽃은 피듯이 전례 없는 격한 싸움 속에서도 인간애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때문에 

오히려 지켜얄 할 대상을 잊어버리고 일을 그르치는 형태로 상황을 진행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하셨습니다. 그럼 제가 질문을 하나 드려도 될까요? 그 전쟁터에서 피는 꽃을 보느라 부상자들밖에 없는 야전병원이 폭격당하고, 그 야전병원이 사실 군수창고였다는 이야기가 전선 전체에 퍼진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좋은 사람은 많지 않죠. 정말로요. 그리고 이제는 순수한 선 따위는 믿지 않기에, 세상을 주홍색과 핏빛 따위의 모호한 공간으로 보고있죠. 혹시 이글을 읽는 분들이 제게서 회색 빛 세상 정도의 발언을 생각하셨다면 괴물에게서 너무 좋은 시선을 보낸 걸 겁니다. 아무튼, 그래서 더더욱 이해합니다. 완벽할 수 없죠. 그리고 문제는 발생하죠.

 하지만, 선하시다면, 정말로 전쟁터에서 피는 꽃을 보실 수 있다면, 분명히 그 꽃을 보느라 부상자들 밖에 없는 야전 병원이 폭격당하고, 그 야전병원이 군수창고였다는 루머에 대해서도 행동하셔야겠죠. 적어도 그부분에 대해서도 분명히 말하거나요. 물론, 둘 다 아니라면, 운영자님이 어떤 분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포격당한 야전병원은 여시 성폭행 문제 때문에 상처받아야 한 오유의 많은 성폭행 생존자들입니다. 그리고 루머는 그런 성폭행 생존자들을 더욱 끔찍하게 만들어주는 오유는 성폭행과 관련되었다는 인터넷 상의 이미지겠죠.

 제 기억을 다시 뒤져봤습니다. 전 피맛도 봤고, 피가 따듯한 것도 알고, 피의 양이 얼마나 되냐에 따라 피의 색상이 달라진다는 것도 알죠. 피 한방울과 피로 뒤덮힌 현장은 다른 것이니까요. 최근에도 어딘가에서 살인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형사 분과 이야기해야만 했을 때 어떤 경찰이 제가 아주 위험한 중범죄자 같다는 시선을 보내는 것도 기억해 냈습니다.

 어릴때의 기억은 모두 잃어버렸지만, 뭔가 선한일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관념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그 관념이 괴물인 전 조금 얌전하게 만들었고, 다른 분들이 끔찍한 고통을 느끼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분들의 고통엔 저같은 인간도 아닌 암컷인 괴물이 끼어들 자리를 없는 것 같거든요.

 예전에 작곡가로 재능을 가진 남자 사람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괴물인 저도 생각못할 악마가 되어 있더군요. 제 입장에서는 정말 순수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말이죠. 바로 그 사람을 돕는다면서 정작 제대로 신경 쓰지 않은 그분의 가족에 의해서 말이죠. 제가 잘못 되었을 수도,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주홍색과 핏빛의 어느 사이에 있는 세상에서는 뭔가를 구별한다는 게 가능할거라고는 보지 않거든요. 제게 위로의 말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는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괴물인 것 같네요. 왜냐고요? 언젠가 저녁에 너무 우울하다고 산책할 때 제 모습을 보면서 의식적으로 피한 남성분을 봤었거든요. 제가 작정하고 기습해도 어느정도 방어할 수 있을만한 그런 분이 말이죠. 그 때 그날 밤이 떠오르더군요.

 오유내 생존자들을 위해서라도 더욱 분명히 행동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상관없어요. 다른 분들을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