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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손을 거쳐간 카메라 이야기 + 카메라를 고르실 때 보시면 좋을 것들
게시물ID : humorbest_10650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빛.샘
추천 : 50
조회수 : 3292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5/23 06:01:30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5/23 00:55:59
예전에 끄적거려본 글을 옮겨봅니다.
날아다니는 분들에 비하면 기술적인 면이나 감각적인 면이나 한없이 부족하지만, 혹시나 도움되실 분들이 있으면 좋겠네요.
 
 
 
 
 
1. 후지필름 F10 (수동 없는 디지털 똑딱이) - 약 3개월 사용
첫 디카였죠.
이거 이전에 필름 SLR카메라를 사용해 보고 그 느낌과 개인적인 이유로 사진을 시작하게 되면서,
당장 돈은 없는데 카메라는 쓰고 싶고 폰카는 쓰기 싫어서 사게 된 카메라입니다.
일단 사진이라는 것 자체에 도전해 보고, 나중에 으리으리한(!) 카메라를 사면 서브로 써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죠.
 
요즘 똑딱이와는 달리 수동 기능도 딱히 없는 진짜 순수한 똑딱인데, 모임같은 행사 등 일상스냅용으로 썼었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처음으로 일부러 어떤 장소에 가본 경험을 제공해 주었어요. 사용 기간은 짧아 기억에는 조금 덜 남았지만, 이걸로 찍은 사진 중에 진짜 소중한 추억이 있어서 기기에 대한 기억보다는 결과물에 대한 기억이 더 크게 남는 카메라입니다.
 
하지만 금방 처분했어요. 왠지 치킨이 먹고싶은데 배달 말고 편의점 냉동 산 기분이었나봐요.
 
DSCF0599.jpg
DSCF0785.jpg
 
 
 
 

2. 미놀타 x700 (수동 필름 카메라) - 약 1년 사용
사진 수업용으로 샀어요. 친구들이 이걸 추천해 주길래 그냥 숭례문 가서 샀어요. FM2가 유명하다길래 그걸 사고 싶었으나, 가격이 비쌌던지라... 

파인더가 참 좋았던 게 기억에 남아요. 더 나중에 나왔던 아래 카메라들은 파인더로 피사체를 보는 느낌 만으로는 이 카메라만 못하더라고요.
셔터막 고장 때문에 처음으로 카메라 병원도 가봤죠. 을지로 보고사... 현상소 좋은 곳을 찾겠다며 충무로도 돌아다녀 보고요.
렌즈를 바꿔낄 수 있으니 2개 이상의 렌즈를 처음으로 가져봤어요. 무작정 망원줌과 광각렌즈 썼어요. 하지만 자연스레 50mm만 쓰게 되더라고요.
마침 디카도 같이 갖고 있던지라 근 1년 간 바디를 2개 써봤어요. 여행도 가고, 과제도 하고, 모델도 찍으러 가봤죠. 
군대 때문에 팔았어요.
 
-사용해본 렌즈
ㄴSamsung MD 50mm F1.4
ㄴSamsung MD 70-210mm F4
ㄴMinolta MD ROKKOR 28mm F2.8
 
a000026.JPG
img012.JPG
R009-029.JPG
 
 
 
 


3. 니콘 D1H (1.5배 크롭 DSLR) - 약 4년 사용
첫 DSLR입니다.
방학 때 알바를 뛰고 나서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카메라 중에 가장 높은 급의 카메라를 샀어요. 화질 말고 기계적으로 가장 높은 급으로... -_- 
 
위에 필카랑 이걸로 사진 수업도 들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열심히 찍었어요. 기기적인 완성도나 편의성 만으로는 여지껏 써본 바디 중 가장 좋았어요. 지금 카메라는 와이파이도 되고, 액정도 휘고, 라이브뷰도 되고 너무 편한데, 왠지 모르게 살 때부터 손에 착 붙는 느낌이 드는 건 이것과 A700뿐이네요. 비록 학생 때라 돈이 없어서 이 카메라와 함께 한 나날의 99%는 쩜팔로 보냈고, 나머지는 반사나 2870이나 탐론 망원줌같은 렌즈들을 써봤어요. 지금 들어보면 내 운동부족을 반성하게 되는 무게네요(...).
 
이 카메라는 제가 쓸 때도 그닥 화질이 좋진 않았어요. 후보정 좀 할라치면 어찌나 무너지던지... 과제로 8인치 인화까진 해봤는데 괜찮았어요.
지금 모니터로는 원본도 한 화면에 꽉 안차네요. 프로세싱 같은 면은 폰카랑 비교해도 떨어지지만 그래도 깡패는 판형이네요.
가끔 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돌아보면 부족한 점도 보이고 추억도 생각나곤 해요. 처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외국에 나가봤고, 이 카메라를 쓰면서 사진을 좀 진지하게 해보고 싶었어요.
 
-사용해본 렌즈
ㄴAF NIKKOR 50mm F1.8 D
ㄴ기타 빌리거나 한 번 마운트 해보고 팔았던, 써봤다고 말하기엔 민망한 렌즈들

DSC_3819-2.JPG
DSC_6455.JPG
DSC_1141.JPG
 
 
 
 

 
4. 소니 A700 (1.5배 크롭 DSLR) - 약 2년 사용
취직했어요. 지갑 두꺼워졌어요. D1H 아는 동생 줬어요.
근데 시간이 없어요. 사진을 좀 찍고 싶어서 샀어요. 이전 카메라가 카메라다 보니, 세로그립 없으면 불안해서 안되겠어요. 조작성과 신뢰도는 D1H급이어야 하고, 화질도 좋아야 했는데 아직 그 정도 여윳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알아보다가 이걸 샀어요. 
 
기계적인 조작은 이전 바디보단 못했지만 화면은 이전보다 많이 발전했고, 무엇보다 예전 바디에 비해 동일 판형에 화소 수가 무려 6배나 뻥튀기되었네요. 이미지가 확 커지고 후보정을 할 때도 더욱 관대한 면을 보여줘서 꽤 마음에 들었어요. 플래시도 샀어요. 삼각대도 샀어요. 친구 결혼식도 찍어줬어요 이걸로. 근데 노이즈는 예전이랑 큰 발전이 없더라고요 어째.
시간이 지나 렌즈를 더 구할 여유가 됨에도 이상하게 칼번들만 끼고 다녔어요. 24-120 화각인데 정말 좋더라고요. 줌렌즈가 비록 최소/최대화각 위주로 쓴다고는 하지만, 나중에 렌즈 살 때 큰 도움이 되었어요.
중간에 사고가 나서 찍은 사진의 반을 날려 먹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D1H 말기부터 시작됐던 권태기가 이때도 완전히 나아지진 않은 것 같았어요.
 
-사용해본 렌즈
ㄴZeiss Vario-Sonnar T* DT 16-80mm F3.5-4.5

IMG_0569.JPG
_DSC7740.JPG
_DSC7775.jpg
 
 
 
 
 
 
5. 캐논 EOS M (1.6배 크롭 미러리스) - 3개월 사용
아래 카메라를 먼저 샀고, 이건 그 유명한 대란 때 샀어요. 막 엄지그립 핸드그립 아마존에서 사고, 22mm에 필터 씌우고 후드 씌우고 엄청 택틱컬하게 다녔어요. 그리고 500컷 찍고 팔았어요.
 
전 세컨이 안맞나봐요. 한우물만 파야 하나 봐요. 하지만 22mm는 계속 생각나요.  

-사용해본 렌즈
ㄴCanon EF-M 22mm F2 STM
 
IMG_0034.JPG
IMG_0368.JPG
IMG_0414-편집.JPG

 
 
 
 
 
6. 소니 A7 (풀프레임 미러리스) - 현재 보유 중, 약 1년 반째 사용 중
또 사진 생활이 뜸해졌어요. 이제 사진이란 취미를 접어볼까도 했었어요.
인센티브 받았어요. 그리고 우연찮게 미러리스가 풀프레임으로 나온다네요. 세로그립도 있대요. 바로 샀어요.
X700의 디지털버전 쓰는 기분이에요. 신뢰도는 그것보단 낮았지만. 막 폰으로 카메라 만지고 카메라에 앱 깔아쓰고 신세계에요. 액정이 틸트되니까 이제 언더로 찍는다고 막 엎드려 절하지 않아도 되요. 좋아요.
USB 꼽아서 사진 빼내려 하면 폴더가 날짜별로 분리되어 있어요. 보조밥통으로 카메라 충전도 되네요.
급여계좌 거덜낼 기세로 렌즈 많이 사고 팔고 그랬어요. 그러면서 한 카메라로 10000컷 이상 처음 넘겨봤어요. D1H는 몇 년을 써도 파일 세어보니 10000까진 안되네요. 아쉬워요.
이걸 사면서 내 화각, 내 색감 같은 내 스타일에 대해 좀 깊이 생각하고 있어요.
 
-사용해본 렌즈들
ㄴZeiss Sonnar T* FE 55mm F1.8
ㄴZeiss Vario-Tessar T* FE 24-70mm F4 OSS
ㄴZeiss Loxia Planar 2/50 T*
ㄴSigma APO 70-200mm F2.8 EX DG OS HSM
ㄴSony 100mm F2.8 macro
ㄴSony FE 28-70mm F3.5-5.6 OSS
ㄴMinolta M-ROKKOR 40mm F2
ㄴSamyang Polar 14mm F2.8 ED AS IF UMC
ㄴSamyang Polar 85mm F1.4 AS IF UMC
 
DSC08369x3-편집-2.jpg
_DSC0772.JPG
_DSC3233x3-편집.jpg
 
 
 
음... 이런 카메라랑 렌즈들 써봤어요.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렌즈도 샀다팔고 카메라도 샀다팔고 하면서 감가상각때문에 돈도 많이 깨졌네요. 다 수업료라 생각해요.
막 카메라랑 렌즈 샀다팔고, exif 다 뜯어서 내가 어떤 화각 썼는지 뜯어보다 보니 카메라를 살 땐 이런 것들 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카메라에 돈을 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를 사세요. 가장 덜 실망할 거고, 수틀려서 중고판매 하더라도 유리할거에요.
- 일단 내가 카메라를 사서 찍고 싶은 종류의 사진들을 검색해서 보세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같은 SNS들 둘러보세요.
  그리고 그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어떤 카메라를 쓰는지 보는 것도 어떤 카메라를 살지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거에요.
- 원하는 성능을 충족하는 카메라가 둘 이상이라면, 가장 작은 카메라를 사세요. 자주 나가서 많이 찍어야 하니까요.
- 크기나 무게가 중요하시다면, 기종을 정하고 사시기 전에, 마트나 전시장 같은 데서 직접 만져 보세요.
- 어두운 곳에서 많이 찍을수록, 손떨방 같은 특정 사양을 보든가 큰 센서를 가진 카메라를 사세요.
- 일단 아무거나 사서 검지손가락 굳은살 배기도록 찍어보고, 그 다음바디는 내가 주로 찍었던 사진을 찍기 최적화된 성능을 가진 카메라를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중고거래에 개의치 않으시면 일단 손에 집히는 거 사보세요.
- 색감에 대한 얘기는 후보정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시거나 배우실거라면 전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 돈없다고 내수/병행 제품 사지 마세요. 정신건강에 그닥 별로였습니다.
- 그리고 항상 메모리, 필터, 가방 등등 악세사리 값이 상상외로 많이 든다는, 경우에 따라 악세사리 값이 카메라 만큼, 혹은 카메라 값보다 더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서 예산을 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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