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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쳐서 도착한곳에 낙원은 없다.
게시물ID : humorbest_11091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술취한멍멍이
추천 : 83
조회수 : 16332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8/17 10:21:54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8/16 17:23:37

일본에서 지낸지 3년쯤 되었을때 자주 했던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일본에 지낸지 얼마정도 시간이 흘럿을때 동유모나 여행사이트 들락거리면서 아직 젊고 나이어린분들 일본에 온다고 하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에,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에


덧글을 달아서 가이드 해드릴까요? 하는식으로 묻기도 하고.. 부탁드린다고 하면 같이 밥도먹고 길안내도 해주고 그랬엇습니다.


그러다가 술한잔씩 하게되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민이나 그런걸로 빠지게 되는데


왜 일본와서 살고 싶냐고 물어보면 다들 이유는 많습니다.


한국은 지나치게 경쟁이 심하고


정치는 썩었고, 친일파가 득세해 있고, 학연 지연 사회이고 그런 이유들 말이죠


그러면 저는


"아니, 그런거 말고 진짜이유요. 뭐 일본 애니메이션이 좋다든지 뭐 그런거요."


라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그제서야 머리를 긁적이며


일본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토익 점수도 그렇게 신경안쓴다고 하고, 여행와보니 사람들도 친절해서 살고 싶다.


라는 식으로 이야길 합니다.


이유를 들으면서 항상 느끼는게 안타까움..이란 심정이 제일 컷죠.


사실 남의 인생이고 해서 뭘 선택하든지 내가 함부로 입을 놀릴 영역이 아니다 싶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쳐주고 말았지만


대부분 '도피성' 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좀 뭘 해보다가 벽에 부딛혀서 끙끙대다 금방 포기하고


눈치볼것도 없고 가족친지들도 없는 일본이나 외국에서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그런게 대부분이였죠.


그런데 우스운건, 이민가고 싶다거나 일본와서 일하고 싶다면서


일본에 이민법이 없다는것조차 모르는 사람도 수두룩하고


일본어를 못하는 사람은 더 수두룩했다는 겁니다.


돈쓰는 일본어인 여행 일본어

돈버는 일본어인 비즈니스 일본어


이 두개를 완벽하게 한다고 쳐도 일본에서 차별 안당하고 살까말까인데.. 여행 일본어조차 못하면서 일본에 대한 환상을 가득 품고


이민 오겠다며 황홀한 얼굴로 이야기 하는것을 보면 참 안타까웠지만 괜히


"그건 사실과 다르다" 라고 말하면 버럭! 하거나


"그래도 헬조선보단 낫습니다" 라는 식으로 역류해올까봐 그냥


"그렇죠 그렇죠 "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술자리에서 웃으며 "소우데스네~" 라고 말하듯이 ..


하지만, 본심은 항상


"그나라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어떻게 거기서 돈벌어먹고 정착해서 살겠다는거야?" 라는 말로 가득차 있었죠.


피부색 눈색 똑같고, 같은말 쓰는 한국에서도 실패하거나 포기했는데


피부색 눈색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구것도 구사를 제대로 못해서


'나...똥...마...렵다...'


'나...배...고..프다... 밥...원한..다'


수준의 구사능력을 가지신 분들이 오시면 정말..


실제로.. 저랑 다시 만나기로 하고 돌아갔다가, 워킹홀리데이나 학생비자로 일본오신분들 대부분이


1번째는 언어의 장벽에 막혀서 알바못구하고 어려워 하다가 한달만에 한국 돌아가시고


2번째는 알바나 일하다가 한국이나 일본이나 소비자가 아닌 업자의 입장이 되면 결국 똑같구나 하고 느끼고 반년 좀 넘어서 돌아가고..


3번째 워킹홀리데이나 학생비자 아까워서 다 쓰고 돌아가고...


결론적으로 대부분이 결국에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더군요.


먼저 지내본 사람이 '일본어가[혹은 영어가] 저정도이면 힘들텐데..' 하고 조언을 열심히 해줘도


되려 욕만 먹기 일쑤인 경우가 많고.. 그래서 저도 진지하게 자격증따고 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해서 jlpt 나 jpt 따놓은분 아니면


진지하게 대하기 어렵더라구요..


"전 이제 군대도 끝났고.. 진짜 일본에서 뼈를 묻어보겠습니다!"


"한국이랑 연을 끊기로 했습니다. 그 나라는 이제 끝났습니다."


"한국의 정치는 최악입니다. 미래가 안보여서 왔습니다."


이런말 하시던분이 1달뒤 귀국했습니다.


"일본도 비슷하네요" 라고 말하면서요 ㅋㅋㅋㅋ 겨우 한달 계셔보고는...일도 안하셧음서..


비슷하죠.. 사람사는곳인데... 제가 그렇게 조언드릴때는


'제가 그런 사람으로 보입니까?' 라고 화내시더니....


암튼...그렇습니다.


결국 오래살아보면 어느나라든 거기만의 장단점이 있다 뿐이지 사람사는게 다 비슷한것인데


마치 그 나라에 오면 아무런 차별도 없고 모든것이 평등하고 사람들도 언제나 친절할것이며 부정부패도 없을것이다 라는 식으로


환상을 갖고 계시는분들이 많은것 같아요..


뭐, 가서 한달정도라도 겪어보시고 [절대 여행이 아닌 일같은걸 해보면서]


그래도 괜찮다 싶으면 이민을 준비해도 늦지 않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이민가겠다는 사람은 인터넷에 수천명은 되어보이는데


실지 이민가는 사람은 다합쳐서 한해에 400명 수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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