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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에서
게시물ID : humorbest_11281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렁부렁똥개
추천 : 70
조회수 : 17677회
댓글수 : 2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0/04 00:41:05
원본글 작성시간 : 2015/10/02 23: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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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80%정도가 실화입니다.


저는 지금 한 대학병원의 산부인과에서 일하고있습니다.

산부인과라고 하면 대부분 아기가 응애!하면서 울고 산모와 남편은 기뻐하는 장면을 떠올리죠

물론 그런일도 있으나,산부인과는 산과&부인과 두가지를 보는 곳입니다.

산모도 있으나 여성질환도 보는 곳이지요.


각설하고, 산모라고 해도 정상적인 분만을 하러 오는 산모도 있겠지만 산모 또는 아이에게 질병이 있어 오는 경우도 많지요.

특히나 대학병원의 산부인과는 더하겠죠?

아이에게 기형이 있어 사산을 위해 입원하는 경우도 정말 많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던 겁니다.

죽은 아이가 생각외로 정말 많이 분만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밤에 불꺼져있는 분만실은 상상외로 정말 으스스합니다.

귀신을 봤다는 분들도 계셨구요. 실제로 불을 꺼놓고 소독램프를 켜놓으면(파란색 자외선등)정말 귀신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가 흐르죠.

제가 말씀드릴 이번 이야기는 사산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태아 기형은 종류가 참 다양하지만,제가 봐왔던 가장 기이한 기형은 acardiac twin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구글검색하시면 나오려나요. 쌍둥이 중 한 아이가 심장이 없는 질병인건데,이게 심장만 없는 아이가 한명 더 있는게 아니라는 거죠.

보통 다리 아래쪽만 있는데,제가 봐온 모양으로는 기이한 살덩어리에 눈코입의 형체가 달려있거나, 엉덩이 밑으로만 형체가 있는데 거기에 팔이 꼬리처럼 양 가닥으로 나와있는 등의 직접 보면 깜짝 놀랄 모양이 많았습니다.
(저도 많은 케이스를 본 것은 아니며 모두가 이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acardiac twin 사산아를 처음 보았던 날입니다.

하필이면 한밤중이었는데 다른 선생님이 그 사산아를 챙겨놓은 상태였고 저는 아직 그 사산아를 보지 않은 상태였죠.


생김새가 궁금해 "선생님 그 아기 어디에 보관하셨어요?"
묻자 분만장 안의 냉장고에 보관중이라고 하더군요.

(이상하게 생각하실까봐 말씀드리지만 사산아 밑 태반 등의 적출물은 상온에 있을 시 금방 부패되기 때문에 장례식장이나 적출물 처리 등이 오기 전에는 냉장 밑 냉동보관을 합니다. 보통 김치냉장고나 냉장고 등에 보관해요) 

그래서 분만장으로 가는데

그날따라 꺼놓은 분만장의 복도가 왜 그렇게도 어둡고 음침한지.

그렇게 덜덜 떨면서 복도를 걸어가

분만장 안을 들어가려고 하는데 

밖의 복도에서 분만장 문 유리 너머로 뭔가 희미한 빛이 흘러나오는겁니다. 

빛이 나올 공간이 없는데..


문을 열어보니

냉장고 문이 열려있고

포에 쌓아놓은 사산아가 냉장고 앞 바닥에 떨어져 있더라구요.


저도 모르게 너무 놀라 소리도 못 지르고 그자리에 정지했습니다.

일단,불,불 먼저 켜자

라는 생각에 삐걱이는 팔을 간신히 들어 옆의 스위치를 켰고

너무 무서워 바로 그자리를 도망쳐 나왔어요.


아마도 선생님이 냉장고 문을 덜 닫은상태로 분만장을 나왔고

냉장고 안에가 살짝 기울어있어 떨어진 거였겠지만

그때의 그 공포는 5년이 지난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네요.

사람으로 보이지 않은 빨간 살덩어리에 기형적으로 붙어있던 팔다리와 찌그러져 눌러붙어있던 눈과 입이 아직도 눈만 감으면 떠올라요.

그 이후로 참 별별 일을 다 봤고 정말 쓰려면 별별 충격적인 일이 있었으나 

의료인으로써 다른 환자의 일을 발설하는게, 그리고 발설하면 정말 문제될 여러 병원내 시설이라던가 문제점?등의 발설 후 후폭풍이 두려워 더는 쓰지 못할것 같지만

여하튼 제게 있어서 기억에 남는 사건 중 하나였습니다. 
출처 공게를 좋아하는 제가 예전 일을 떠올려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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