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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수로
게시물ID : humorbest_11296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oonf
추천 : 46
조회수 : 2939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0/07 06:35:59
원본글 작성시간 : 2015/10/05 13: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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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비가 오고 나니 냅다 가을이 코앞으로 뛰어와서 재촉을 합니다, 어서 서두르라고....
 
그래서 낚시를 가기로 합니다.  ㅡ,.ㅡ
 
 
 
 
지도를 화면에 띄워 놓고 한참을 고민하다 결정한 곳.
처음 가보는 곳이라 나름 이런 저런 계획을 하고 새벽부터 부산을 떨고 나니 아직 이른 시간에 이렇게 현장에 도착하게 됩니다만....
 
지도상의 쭉 뻗은 길은 입구부터 폐쇄가 되어 차가 진입할 수 없는 곳이더군요.  ㅡ,.ㅡ
할 수 없이 차에서 내려 1킬로 정도를 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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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한참을 서서 가방을 메고 이것 저것 줄일 짐을 머릿 속에서 그려 보다 그냥 포기하고 돌아섭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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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쪽으론 이렇게 보기 좋은 수로가 뻗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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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전투낚시를 할까 한참을 궁리하다 그냥 돌아섭니다.
이 좋은 가을 아침에 막노동을 하면서까지 낚시를 해야 하나, 짧은 시간의 고뇌의 결과랄까요? ㅎㅎㅎ
 
 
그래서 멀리 전봇대의 줄지은 모양을 보고 저길 가보면 뭔가 있겠다 싶어 와서 보니...
뭔가 있을 듯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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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조심 차를 몰아 갈대밭을 헤매다 드디어 하룻밤 묵어 갈 곳을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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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m 정도의 수심에 맞은 편까지 3.6칸으로 닿을 수 있으니 여건은 적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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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바람이 너무 심하군요.
초속 4.4m  ㅡ,.ㅡ
 
이 좋은 가을 날에 무슨 바람을 걱정했겠습니까만은...
역시 준비가 소홀했던 탓을 어디로 돌릴 수 있겠나요.
 
 
그래서 낚시대신 술이나 마실까 합니다.ㅎㅎㅎ
사촌이 이번 추석에 제수용으로 담갔다네요, 그 맛이 괜찮아서 제게 선물로 한 병을...
어묵이 끓을 때 까지라도 잘 가라 앉혀서 맑은 술로 윗물을 마시고 아래는 물을 부어 막걸리로 마실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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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주위를 둘러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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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은 물수세미가 아직 삭아 내리지 않아 물침대를 이루고 있더군요.
잘 보시면 잉어 한마리가 침대위에서 뒹굴며 일광욕을 하는 게 보일 겁니다....
라고 쓰고 보니 잘 보이진 않는군요.ㅎㅎㅎ
사진 중앙 상단 갈대밭 밑인데, 얼핏 등짝 조금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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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쪽수로 뒷편엔 저렇게 꽤 큰 둠벙이 있지만 어떻게 들어서야 할 지 도무지 찾을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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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넓은 평원에서 농사를 지으려니 일반적인 농법으론 안되겠지요.
그렇더라도 이렇게 다 쓴 농약병을 방치하는 건....
요즘은 기본조차 되지 않는 소위 '꾼'들이 넘쳐나다 보니 낚시를 다닌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운데,
거기에 이렇게 농사 짓는 분까지 일조를 하시네요. 
 
이래저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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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보를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어느 새 가을 해는 하루 일과를 끝내고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 인사를 보냅니다.
잠깐 바람이 줄어든 틈에 입질이라도 한 번 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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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미를 밝히고 채집망을 살펴보지만 너무 큰 참붕어와 너무 작은 새우만 몇 마리 들어 있어,
할 수 없이 옥수수만으로 밤을 보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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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다 되도록 바람은 수그러 들지 않아 결국 포기하고 단잠을 자고 일어나 새벽을 맞습니다.
뒤편에서 어제의 그 가을 해가 다시 한번의 가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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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 구경을 포기한 늙은 낚시꾼에게는 그나마 고마운 노을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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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를 두고 온 게 (차마 메모리 카드를 빼놓고 빈 사진기만 갖고 왔다고 하기엔...  ㅡ,.ㅡ) 참 아쉬운 아침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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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고 나서는 바람도 한결 잦아들어 낚시하기엔 그만이지만, 입질이 없습니다.
어제 이곳에 도착해서 부터 우려했지만 아무래도 붕어들이 중상층에 떠 있나 봅니다.
그나마 아주 작은 치어들의 꼬물거림이 이곳에도 붕어가 있다고 알려 줄 뿐...
 
 
여긴 줄무늬새우가 없고 이렇게 생이새우인지 새뱅이인지 하는 종류가 있나 봅니다.
그나마 씨알이 좀 굵은 건 몇 마리 되지 않아 미끼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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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낮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곱치 한 수를 하고는 바로 놓아 주면서 사진을 찍지는 않았는데,
막상 한 장이라도 남겨야겠다 생각하고 나니 입질도 없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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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들의 흔적이 그리 많지 않은 건 조과가 그리 좋지 않다는 씁쓸한 방증이겠지요.
그래서 한 번 더 와보고 싶어 지는 곳입니다.
 
아마 이번 겨울 얼음낚시는 이곳에서 하게 되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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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않으면 겨울이 자리를 꿰차고 있는 걸 보시게 될겁니다.
'가을의 낚시'
만끽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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