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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연재] 도깨비도로 -6-
게시물ID : humorbest_11306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ks
추천 : 12
조회수 : 1327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0/08 23:16:49
원본글 작성시간 : 2015/10/08 04: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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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라...성진이형이 이야기 하던 그 때와 같은 달이야'

나는 이야기속 두 명의 노역자가 4월 10일날에 탈출을 감행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그렇다면 이사장이 말하고 있는 이 이야기속 여인은 그 친구라는 사람의 아내란 말인가?

아직 단정짓긴 너무 일렀다.
그 시절 산발한 머리를 한 여인이 한 둘 이었겠는가.

하지만 난 이 기막힌 우연의 일치에 마음속에서 궁금증이 끝도없이 번져가는것을 느꼈다.
마치 투명한 물 위에 물감을 스포이드로 한 방울 떨어뜨리듯이,
그 작은 물감방울이 삽시간에 퍼져 내 마음속을 궁금증이란 색으로 급격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난 애써 이러한 내 모습을 태연히 숨기려고 스스로를 정돈하고는 평상시의 그 약간은 냉정한 듯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사실, 이사장에게 그 이야기를 해준 친구라는 사람의 번호를 물어보려 했지만, 이내 그 생각은 접어버렸다.

나는 그 사람에게 생판 남인데, 갑자기 이사장님 소개로 전화했다고 하고는 그런 어이없는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 같았기 때문이다. 

"아, 정말 괴담같은 이야기군요. 반대로가는데 오히려 거리가 좁혀지는 귀신이라니 하하..."

"내~참 유치혀서 하하, 뭐 우리같은 사람이 시방 그란걸 믿을린 없지라, 안그라요 흐하하하"

이사장은 여전히 넉살좋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이야기를 끝냈다.
아마 내가 평소의 나의 모습을 되찾은 것을 보고는 끝맺음을 한 것 같았다.

"아이고 우리 사장님. 그나저나 별 희변덕스러운거 신경쓰느라 젓가락질도 못하셨는디 어서드쇼. 다 식어부렀네!"

내 테이블을 바라보니, 어느새 차갑게 식어버린 접시 위 음식들이 사람의 손길도 닿지 않은 채 덜어져 있었다.
나와는 대조적으로, 이사장의 그릇들은 여러번 덜어먹은 흔적이 보였다.

이 사장은 나와 열심히 대화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식사를 병행한 모양이었다.

나는 대접한 음식을 손도대지않고 일어서는건 예의가 아니란 걸 알았기에, 애써 맛있단 표정을 지으며
차려진 음식을 꾸역꾸역 입에다가 우겨넣었다.
이사장은 그런 나를 만족스러운 눈으로 보더니, 이내 자신도 접시에 코를 박을듯이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약 한시간여를 투자관련 대화를 하며 식사를 한 뒤 헤어졌다.
사실, 그 과정에서도 내 머리속은 온통 그 이야기에 쏠려있었다.

식당문을 나와 이사장을 배웅한 후 나는 급하게 내 휴대폰을 들어 통화기록을 뒤졌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그 얘기를 이어서 듣기 위해 밤중에라도 형의 집을 찾아갈 기세로
성진이형과의 통화기록을 찾아내 통화버튼을 눌렀다.

'뚜루루루...뚜루루루...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된 후에는...'

나는 순간 내가 왜 이렇게 평정심을 잃고 나답지 않게 구는지 스스로에게 당황해버렸다.
형은 원래 볼일을 볼 때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것을 잊고 있었다.

그렇게 연결을 실패하고 몇 초 지나지 않아 바로 형에게 문자가 왔다.

'무슨일이야. 형 미팅중이야지금'

나는 순간적으로 뭐라해야할지 말문이 막혀버렸다. 



'아니 전화가 잘못갔네요.'

'...알았다. 내일보자.'

난 대충 얼버무린 후 답답하게 조여져있던 넥타이끈을 당겨 약간 느슨하게 풀었다.

'그래...밤도깊었고 한숨만 자고 일어나면 마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잖아.
강준혁. 뭐가 그렇게 급해. 오늘은 집에가서 쉬자.'

난 그렇게 스스로를 타이르고 차를 타 집으로 갔다.


하지만, 유난히도 그날 밤은 잠이 오지 않아 잠을 설치고 말았다.






다음 날, 나는 약간은 퀭한 눈으로 일어나 부스스한 채로 가벼운 복장으로 갈아입고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집 앞 5분거리에 있는 주류마트로 향했다.

마트에서 양주 두 병을 사서 다시 집으로 온 후 거울을 보니,
간 밤에 잠을 많이 설쳤는지 얼굴이 매우 초췌해져 있었다. 

수염은 면도를 겨우 이틀 걸렀을 뿐인데 어느 새 지저분하게 자라있었다.

'몰골이 말이 아니군...'

난 혼잣말을 조용히 중얼거리며 쉐이빙크림을 짜내 얼굴에 덕지덕지 바르기 시작했다.






"이야~그래도 이놈 양심은 있네? 조니워커 골드라벨?"

형은 나보단 내가 가져온 술이 더 반가운지, 나는 힐끗 보고는 이내 술을 쳐다보며
입맛을 다셨다.

'누가 주당아니랄까봐...'

난 정오가 지나 점심시간이 될 즈음 형의 집으로 향했다.
마음은 이미 아침부터 그 곳을 향해 있었지만, 예의상 점심시간때쯤 간 것이다.

"야 강준혁이. 간만에 우리집에서 달려보자! 이게 얼마만에 먹는 낮술이냐??"

부엌에서는 어느새 형의 아내분이 열심히 갈비찜을 만드는 듯이 보였다.

"어머 준혁씨 오셨어요? 어제 남편한테 대강 얘기 들었어요~
음식준비 다 됐으니 곧 술상 내드릴게요~"

"예 형수님 간만에 뵙습니다. 힘드실텐데 적당히 하시고 형수님도 합석하시죠~"

"네 그럴게요~"

다행히 형수님도 술을 즐기는 편이라 부담감은 덜했다.

거실에 놓여진 앉은뱅이 식탁에 앉으니 정면으로 보이는 거실벽 좌측으로 괴의한 문양이 그려진
조그마한 부적이 붙여져 있는것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봐도 적응안되는군...'

난 애써 그곳에 시선을 두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잠시 기다리니, 곧 술상이 거나하게 차려졌다.
성진이형의 눈은 어느새 어린아이처럼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잠시 서로 건배를 하고 가볍게 음식 몇 점을 먹으며 안부 등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간 후
나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해 주제를 돌렸다.

"그래서 말인데...그 뒷얘기가 도저히 궁금해서 참지를 못하겠네요"

성진이형은 크림소다를 섞은 위스키를 얼음잔에 담아 한번에 들이킨 뒤, 컵을 쥔 손에서 검지손가락을 펴서
나를 가르키고는 말했다.

"여보 저거저거 귀신같은거 안믿는다더니 순 허당이야. 어제 그 얘기 듣는내내 저놈얼굴이 얼마나 웃겼는지 알아? 푸힛"

"당신도 참..사람한테 손가락질 하는거 아니랬잖아요 내가. 준혁 씨, 어제 어디까지 얘기 들으셨다고 하셨죠?"


"아... 그 친구라는 사람이 아내를 데리고 방에들어가고 본인은 친구녀석 아들을 들쳐업고 방에 들어간 곳 
까지 들었던 것 같네요."

"아 맞아요 거기까지랬죠. 그럼 그 후 이야기가 궁금하신거죠?"

"...네"

얘기하는 도중 성진이 형이 끼어들어 한마디 거들었다.

"준혁아, 나보다 실감은 나지 않겠지만 우리 와이프가 정확하게 알고 있으니까 우리 와이프한테 들어라~알았지??"

이러더니 이내 바닥에 대자로 누워버렸다.


어쩐지 너무 빨리 달리더니...

"이 이는 무시하세요. 곧 일어날거에요."

"네, 하하 저도 압니다..저랑 술마실때도 항상저러거든요."

형수님은 살짝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난 갑자기 어제 저녁 약속때의 일이 생각나 먼저 말을 걸었다.

"아, 사실 어제 제가 고객한분과 저녁식사를 하다가 도깨비도로 애기가 나왔는데.."

난 그 때 이사장과 했던 대화내용을 형수님께 말씀드렸다.
형수님은 그 얘기를 듣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안그래도 큰 눈이 더욱 더 커지고 있었다.

"그래요? 그 사람이 그런말을 했다구요?? ...이거 놀랍네요!"

형수님은 신이난 어린아이처럼 손바닥을 짝 하고 마주치더니 상기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예? 그게 무슨..."

"아, 일단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그럼 제가 왜 놀랐는지 아실거에요"

"그러니까, 그 다음 날 그 친구라는 사람은 사건의 내막을 밝히기 위해 동이 트는대로
마을을 조사하겠다며 나갈 채비를 했어요"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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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치곤 꽤 장편의 글이니 이야기의 진행속도가 다소 느린점은 양해를 부탁드리며

자고 일어나는대로 바로 연재하겠습니다. 기다리게해서 죄송합니다 (_ _)



출처 BGM출처

http://bgmstore.net/view/0jt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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