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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행성인
게시물ID : humorbest_11944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izro
추천 : 25
조회수 : 5172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1/27 12:54:17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1/27 07: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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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내가 스스로 쿠키 행성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인간을 만나 나눈 대화이다.
 
 나는 나의 새로운 소설을 쓰는데 난관에 부딪힌 상태로 편집자가 집에 들이 닥치기 전에 근처 공원으로 피신해 새로운 소재가 어디선가 공짜로 하늘에서 내려오기라도 바라는 마음으로 벤치에 앉아 있었다.
 
 "고향 생각이 나는구만."
 
 나는 하늘을 올려다 보는 행동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머리를 돌렸다.
 그곳엔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푸른 하늘 아래 흰 수염이 빛나는 노인내 한손에 종이 봉투를 들고 서 있었다.
 사실 수염만 빼면 그렇게 늙어보이는 것은 아닌 느낌에 기묘한 노인이었다.

 "고향이 어디신가요?"

 나는 소재를 잡을 기회라 생각하였는지 노인의 말을 듣고 되는대로 말을 내뱉었고 노인은 벤치에 앉은 나를 보고서 가까이 다가왔다.
 노인은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 나에게 물었다.

 "진짜와 가짜 어느게 듣고싶은가?"

 "어느 것이든 상관 없을 것 같은데요?"

 나는 사실대로 말하고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은 봉투에서 쿠키를 꺼내고 있었다.

 "먹을 터인가? 자네."
 
 나는 노인이 건낸 쿠키 하나를 냉큼 받았다.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나는 외할머니 댁에 여름방학에 놀러간 손자의 기분 이었다.

 "내 고향이 어디냐고 그랬지? 내 고향은 혹성 L-961 이네."

 나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미친 놈이구나. 아까 진짜와 가짜 드립을 시전할 때 부터 알아챘어야 하는데. 기타 등등...
 하지만 내 손에 들린 쿠키를 보는 순간 그딴건 뭐 이제 어떻게 되어도 좋을 것 같아 노인과 대화를 계속 진행했다.

 "그럼 여기까지는 왜 오신거죠?"

 "그야 쿠키때문이지."

 나는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이 재미있는 대화를 계속 진행하는 편이 나의 신경세포에 즐거움을 더 줄 것 같아 마치 마시멜로우 이야기의 어린 아이들 처럼 열심히 참고 또 다시 물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주세요."

 노인은 나의 표정을 보더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내 바보같았을 표정이 긍정적 신호를 주었나보다.
 
 "내가 있던 행성에서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를 말하기 위해 일단 우리 행성에 대해 설명하겠네."
 "우리 행성에서 우리의 존재는 매우 이형적 이었네. 우리는 단순히 먹고 먹히는 생물이 아니었어. 우리에겐 문명이 있었네."
 
 나는 노인의 행성이 어딘지 몰라도 그곳을 상상하며 머릿속에 또 다른 지구를 그렸다.

 "그 문명은 오직 쿠키를 먹기 위한 것 때문이었지만."

 "에? 쿠키요?"

 "그래, 스벌 우리는 더 많은 쿠키를 얻기 위해 서로 전쟁도 일으키고 힘도 합치고 하면서 문명을 이륙했어."
 "적어도 내가 배운 그대로라면."

 나는 쿠키를 먹기 위해 전쟁하는 나폴레옹과 독일 국민만 쿠키를 먹게 하겠다는 히틀러를 생각하다 웃음이 나왔지만 내가 웃기도 전에 노인의 설명이 이어져서 나는 잠자코 노인이 건내준 쿠키로 내 방정맞은 주둥이를 달래는데 그쳤다.
 하기야 우리는 종이쪼가리나 무겁고 노란 금속을 얻기 위해 그렇게 하는데 달고 맛좋은 쿠키를 위해서 그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니까 그랫을지도.

 "그렇게 우리는 나중엔 협력이라는 길을 통해 더 많은 쿠키를 생산하려 했어. 우리는 우리 주변에 모든 것들을 쿠키로 바꾸려 했지."

 "쿠키를 생산하기 위해 다른 것들은 다 제외했어. 우리 행성에 존재하던 다른 것들은 우리가 다 없앴어. 우리 행성엔 이제 쿠키와 그걸 먹는 자 이외엔 남은게 없다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쿠키 재배지를 찾아 나섰어. 쿠키를 먹는자들은 항상 자기가 필요한 이상의 쿠키를 가져야 직성이 풀리거든."

 "뭐, 나중에 똑같은 만족을 위해 그보다 많은 쿠키가 필요하지만 말이야."

 "그건 뭐 다 그렇죠."

 노인은 자체적으로 주석을 다는 좋은 관광 가이드 같았다. 어쨋건 스피드 웨건 같은 노인이 이야기를 계속 하게 나는 옆에서 노인의 말에 열심히 반응 하면서 얌전한 손자 코스플레이를 하기로 하였다. 어쩌면 코스플레이가 아니라 그냥 진짜로 심심했던 걸지도.

 "그런데 이 이야기를 어쩌다 하고있지?"

 "고향이 어디신지 묻다가..."

 "아, 그래 내가 여기 온 이유를 물어보았지?"

 "예"

 "그렇게 우린 우리 행성 내부에서 생산하는 쿠키 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네. 그래서 외부 행성을 우리 쿠키 생산을 위한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내가 보내졌다네."

 "사람들은 쓸데 없이 쿠키를 우주로 보내지 말라고 난리 부리기도 하였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지. 왜냐하면 이제 우리는 우리의 몸으로 쿠키를 만들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거든."

 나는 잠시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정리한 다음 노인에게 물었다.

 "그럼 쿠키를 먹으려는 자들을 위해 쿠키를 재배할 자원과 공간을 가진 행성을 찾으러 여기에 오셨다는 말씀 이시군요?"

 "그렇지."

 나는 진지한 노인에게 한번 더 질문하였다.

 "그럼 이곳에서 쿠키를 생산할 것 인지 결정 하셨나요?"
 
 "아, 이미 생산중 이라네."

 "에? 무슨..."

 나는 점점 의식이 흐려져 가는 사이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 노인은 시계를 보고있었다.
 빌어먹을 노인이 준 쿠키에 독이 든 것 이 분명하다... 아마 독이 작용하는 시간을 보고 있었겠지.

 "그리고... 벌써 쿠키를 이제 거두어 들일 시간이 되어가는구만... 어서 오븐으로 들어가렴 쿠키야."


출처 프로이트는 인간이 그냥 ㅅㅅ를 하기 위한 동물 정도라 그랬다죠.
그리고 인간은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고 그러죠.
악마에 영혼을 판다는 이야기도 많죠.
뭐 그런 이야기들이 쿠키 먹는 제 몸통 속에서 엉켜서 생겨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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