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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살 아저씨의 일본 공장 취업기
게시물ID : humorbest_11945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치만들기
추천 : 59
조회수 : 29881회
댓글수 : 3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1/27 15:40:13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1/26 14: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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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님들
올해로 37살이 된 유부징어입니다.

이민게시판에서 항상 정보만 얻다가, 저도 뭔가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일본 공장(석탄, 환경 관련) 취업에 대한 내용입니다.


내용이 좀 많이 깁니다. 혹시 일본에서 공장 취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실까 해서 
최대한 자세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정말 허접하지만
현재 저의 스펙을 말씀드리자면


출신 : 서울소재 대학 졸업(문과계열, 학점은 3.3 < 학점관리는 잘 못했습니다.)
 
어학, 자격증 : N2(2014년 취득), Toeic 600,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운전면허(일본운전면허 포함) 기타 자잘한 자격증 2개

거주기간 : 약 1년 정도(이전 거주 경험 없음)

현재거주지 : 효고현 히메지시 근처(오사카에서 전차로 1시간 거리)

비자 : 나이가 많은 관계로 워킹비자는 취득할수 없었고, 와이프가 일본인이라서 배우자비자로 입국하여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전직 : 서울에 있는 외국계 제약회사 파견직 근무(약 4년)

이 정도입니다.. 오유에는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으시니 그냥 이런 사람이 있나보다 하시면 됩니다. 





1. 일본에 오게 된 배경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입니다만, 서울에서 현재의 아내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었고, 당시 이명박근혜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판단과 현재 저의 포지션에 대한 두려움(정규직에 대한 불가능), 그리고 육아를 생각하여    이주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4년간 일한 회사의 퇴직금과 조금 가지고 있던 현금등을 합쳐 약 1500정도를 손에 쥐고 들어 왔습니다. 생활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된다면 상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2. 취업 및 업무내용

와이프의 지인의 소개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문과계열인데다 공장경험이 없었지만, 면접때 최대한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 잘 반영되서 2015년 2월부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처음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고, 특별히 기술이 있는 편도 아니라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등등.. 근데 한국에서 오면서 "외국에서 나를 알릴 수 있는건 기술뿐"이라는 마음 하나로 왔기 때문에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업무분야는 중국에서 오는 석탄에 대한 분석인데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배웠던 내용과 초등학교 과학실에서 하는 실험 등을 한다고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것 같습니다. 추가로 보고서 작성정도가 같이 있었습니다. 대략적인 공장 분위기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것 같습니다.

20160122_172415.jpg
20160122_152912.jpg

(올리고 보니 사진이 좀 많이 크네요... ㅠ)

회사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쯔비시 쪽 자회사이며
인원은 500명정도 일하는 곳에 저 혼자 한국인 나머지는 전부 일본사람이었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데미지가 컸던것 같습니다. ㅠ
한국에서 일할때는 아무리 직원들과 잘 안맞더라도 1~2명정도는 마음 터놓고 이야기 할 상대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그런 사람이 없다보니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족한 일본어에 대한 압박감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다가 왔습니다. 또한 친구도 대부분 한국에 있다보니
오사카나 도쿄같은 대도시가 아닌 이상 한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시는 어학력의
부족함도 정말 크게 느꼈습니다.

입사시 조건은 시급 1200엔 정도, 잔업시 1500엔 (대략 한화로 12000원, 15000원 정도) 이었고, 한달에 손에 쥐는 돈은 세금 빼고 약 18만엔 정도
였습니다. 고용형태는 계약직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정규직은 역시나 일본현지 신입대졸 사원위주가 다수였으며, 같이 일하는 동료중에는 계약직으로 10년 일을 했지만 정규직이 되지 못한 직원도 있었습니다. 제가 퇴사를 결정하게 된 이유중에 하나도 이 부분이었습니다.

복지수준은 , 만약 집을 사게 되면 대출 보증도 회사가 다 지원하는 구조라
공장주변에 집을 짓고 거주하는 분들이 많았으며, 연령대는 주로 20대 초반에 입사하여 퇴직할때 까지 쭉 일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저처럼 중도 입사자는 파견직원빼곤 없는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독신자들을 위한 사택과 가족들을 위한 사택도 마련되어 있으나 정규직이 아니면
입거 조건이 되질 못하는 구조였습니다.

참고로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여기는 파견직 > 파트,아르바이트 > 계약직 > 정규직  순으로 등급이 상향되며, 
정규직 이외에는 전부 시급제로 일을 하는 구조였습니다.



3.  약 1년간 느끼고 배운 점

우선 다시 한번 강조드리지만 어학력이 우선이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거주한 곳이 칸사이 지역에서도 좀더 서쪽에 위치한 지역이라서 칸사이 사투리 + 반슈 사투리(지역 특유 사투리)가 섞여 있는 곳이라.. 제가 한국에서 배웠던 표준 일본어는 거의 듣기 힘들 정도로 처음듣는 일본어 투성 이었습니다. N1급을 취득하더라도, 여기서 사용하는 언어를 어느정도 알아들으려면 최소 1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 같은 경우에는 전문지식이 전무 하기에 우리가 학교 화학시간에 배웠던 용어 들과 원소등을 부르는 이름이 여기는 또 다릅니다. ㅠ 당연히 실험 용어 등도 전혀 다르구요... ㅠ 정말 틈나는 대로 메모하고 외우고, 집에와서 복습하고 해도.. 반년 정도는 뭔 소리하는지 모를때가 많아서 すみません。申し訳ございません。(죄송합니다.)등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또한 다른 곳은 어떤 지 모르겠으나, 아래 사진과 같이 제가 일했던 사무실은 완전 오픈형입니다.

20160122_154618.jpg

공장 특유의 성격도 있겠지만, 이런 분위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진은 퇴사전에 마지막으로 있었던 현장부서 사무실입니다.)

한국에 있을땐 파티션으로 둘러쌓인 환경에서 일했었는데, 여기선 정반대라서.. .뭐랄까 카톡하나도 보기 힘들정도;;; 허허..



그리고 제가 다녔던 회사 업무 시간표? 를 말씀드리자면

08:30 출근완료(라디오 체조 5분)
08:30 ~ 08:45 아침미팅(부서공지사항 > 팀공지사항 > 부서안전구호(교훈 같은거) 발표 > 팀 안전구호 발표 > 기타 특이사항 보고 > 작업지시)
08:45 ~ 12:00 오전 근무
12:00 ~ 12:45 점심식사 (45분이라서 밥 먹고 바로 종 울림 ㅠ)
12:45 ~ 17:05 오후 근무 
17:05 퇴근(잔업시 잔업사유서 적어서 결재 맡고 잔업 투입)

이런 흐름이라고 보시면 되며 환복할때는 아래 따로 옷 갈아 입는 곳에서 작업복 or 사복으로 갈아입고 출퇴근 하였습니다. (목욕탕 같음)

20160122_152557.jpg


업무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역시 개선활동! 이라는 것을 참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다못해, 쓰레기통 위치 하나 바꾸는 것도 개선활동으로 잡아서 매월, 분기, 매년 별로 계획을 잡아서 기록하고 PPT로 만들어 발표하곤 합니다.
그만큼 철두철미하고 조그마한 사안도 하나하나 다 따지는 편입니다. 업무 경험으로써 많이 배울 수 있던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업무중에 휴대폰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휴가 내는 것 또한 굉장히 눈치를 보면서 내거나 아예 안내는 분들도 많은 편입니다.
(나중엔 하도 쌓여서 한번에 2~3주 휴가 가시는 분도 봄)

그리고 공장 특유의 아저씨 느낌? 이라고 해야 되나... 말들이 거칠고, 말 끝을 흐리게 말하는 직원들이 많아서 알아듣기 어려울때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못 알아 듣고 실수도 너무 많이 하고, 혼나고... 집에 와서 와이프랑 얘기하면서 운적도 몇번 있었네요 ㅠㅠ

복리후생중에 4대보험은 전부 가입 가능했고, 경우에 따라서 비자 발급도 도와주는 편이었습니다.
한달에 손에 쥐는 급여가 많지는 않았지만, 생활하는데는 부족하지 않았고, 다만 저축을 생각한다면 조금 적었던 것 같습니다. 


4. 일본에서 취업을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께

솔직히 장단점이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일본에서 생활이 가능한 분들(20대)의 경우 1년이든 6개월이든 일본 현지에서 우선 살아보신 연후에 장기 취업을 생각하시는게 좋다고 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경험없이 와서 그런가 후회도 조금 들었고, 이겨내는데 힘들었지만 미리 경험을 하여 충분히 숙지후에 도전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이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저도 일 하면서, 일 찾으면서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http://vinyl.tistory.com/ (비닐님 블로그) 일본취업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취업사이트는 너무 많은데 간단히 도움받은 곳 몇 군데 올리자면

마이나비, 리쿠나비, 하로워크(노동청 운영), daijob, 파소나글로벌, 마이나비에이전트(경력자 대상), 리쿠르트에이전트(경력자 대상), DODA,  등입니다. 이쪽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검색어에 한국, 한국어, 직종무경험, 업종무경험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셔서(물론 약간의 일본어 입력과 일본어 독해력은 있으셔야 겠져?) 찾아보신다면 분명 기회가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이것도 혹시 기회가 된다면, 제가 이직 준비하면서 겪었던 내용을 따로 정리해서 올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과계열도 아닌데다가 기술도 없고, 문과출신이기에 취업에 애를 많이 먹었지만, 대다수의 한국분들은 주로 기술직으로 오시기 때문에 저처럼 힘들게 들어오시는 경우는 적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혹시 저와 비슷한 처지에 오시는 거라면, 일본어 능력하나만이라도 회화가 원활하고 약간의 독해력을 갖고 계신다면 아예 안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지난 주에 회사를 그만두고 3월부터 오사카에 있는 회사로 내정을 받아서 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위의 사이트에서 찾은 정보로)
   

아직 모르는 거 투성이고, 배울게 많지만, 1년 정도 먼저 와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다음에 오실 한국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생각나는데로 적은거라서 정리가 조금 안되지만, 참고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유부징어님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

1.jpg

마지막으로 저희 동네 기름값사진... 103엔(1000원 조금 넘는것 같네요) 

20160124_14373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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