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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사는 나라로 귀농하기. 7
게시물ID : humorbest_12099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929517
추천 : 20
조회수 : 3859회
댓글수 : 2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2/25 04:12:48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2/24 15:34:58
음.. 이곳의 지역적인 특성을 말하자면..
위도가 10도 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러다보니.. 4계절 같은것은 없고..
그냥 건기 우기라고 하는데 사실.. 그 구분도 잘 안되요.
섬 중앙에 아주 높은 화산이 있는 관계로.
뜨거운 공기가 그곳을 지날때면 비가 잘 쏟아지지요.
그래서 지역에 따라서 어디는 비가 잘 오고 어디는 비가 잘 안오고 합니다.
비가 잘 오는 지역은 매일 저녁이면 비가 오고( 낮에 공기가 뜨거워져 있기 때문에.. ) 다음날이 밝으면 언제 비왔는지 티도 안납니다.
그리고 옆에 중국같은 먼지제조하는 나라가 없기에 공기는 언제나 깨끗하지요.
천식을 앓았던 경력이 있지만. 여기선 까먹고 삽니다.
제가 여기 처음에 왔던게.. 봄에 천식으로 고생하는걸 보고 봄을 천식 없는데서 보내고 와라 라고 보낸 형님덕 이니까요.
물론.. 아주아주 늙은 디젤차들이 많은 관계로 대로변은 공기가 좀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런곳에서 주거를 정하실땐
대로에서 적당한 거리 이상은 떨어져야 하고
도둑에 대한 대처가 잘 되어있는 건물인가는 꼭 따져야 합니다.
처음와서 계실때는 그래서 서브디비젼 안에 있는 주택이 좋지요.
서브디비젼 이라고 하는 지역들은.. 몇천평에서 몇만평정도의 지역을
한 회사에서 주택지구로 매입해서 개발하면서 전체 지역을 2m가 넘는 높은 담으로 막아버립니다.
그리곤 보통 1~2군대의 출입구를 두고 24시간 가드가 경비를 하며 출입자의 신분확인 및 소지품확인
출입 차량은 출입시 운전자의 신분증을 맡겨야지 들어갑니다.
그렇다보니. 서브디비젼 내부의 범죄는 일어나봐야.. 고용한 가정부로 인한 절도? 정도 외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국에 비해서는 확실히 생활비는 싸지요.
그러니 봄에 천식으로 괴로우신분은 잠시 피신오셔도 나쁠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나라 자체가.. 1970년 언저리에서 멈춰있는 느낌이라.
나이 좀 있으신 분이 오시면 고향도시에 온 느낌이 들어서 뭔가 푸근..하니 그런게 있어요.
그래서 필리핀에서 좀 지내던 사람이 한국으로 돌아가면.. 오히려 향수병마냥..
필리핀을 그리워하는 이상한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이곳에 오셔서 관광객으로 한국사람들 다니는 곳만 다니며 사시면 잘 못 느끼시겠지만.
저는 현지인과 결혼한 사람으로 이들의 삶 속에 섞여서 사는 사람입니다.
이런곳에서 살다보면.. 나는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는 느낌같은걸 받을 때가 많아요.
사회 자체가 과거에서 멈춘듯한 모습인지라. 어떻게 흘러갈지 대충 보이기도 하고.
물론 살아보면.. 그게 오판일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교민이 실패를 하는 거죠.
이 사회에 대해서 잘 모르며.. 아 이거하면 될꺼같네? 하고 확 시작했다가.. 말아먹기.
그래서들 여기서 뭘 하려면 최소 반년이상은 놀고먹으면서 사회를 관찰해 보라고들 합니다.
반년이상 지내고 나면 뭔가 좀 보일거라고.

그런데 결혼해서 더 깊이 이 사회에 파고든 사람이 보기에..
대 도시의 한국인 가족단위로 와서 사시는 교민들의 활동영역은 거의 일정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보시는 범위는 거의 같기 때문에.. 시도하시는 일 또한 거의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런분들이 현지속에 파묻혀 살아볼 기회는 없고 하려고 하더라도 시도하는게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필리핀인을.. 사회적으로 알게 되었다고 했을때. 이 사람이 정말 믿을수 있는 관계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하는 말입니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죠.
사회의 친구가 정말 믿을 수 있는 경우 얼마나 보셨나요? 보통 이해관계에 의한 친구는 그 이해관계가 끝나면 땡 입니다.
학교의 친구와 같을 수가 없어요.
많은 교민들이 필리핀인 참 믿기 힘들다 라고 말하시는데.
제 아내의 친구들은 제게 또 다릅니다.
제 아내와 학교때부터 십몇년 이상 친구이고, 아내와 한 지역에서 십몇년 이상 살았던 지역이웃들은..
절대 저희집에 실례나 약속을 어기는 법이 없네요.
물론 약속시간 조금 늦고 안늦고 이런말이 아니라..
뭔가 빌려가고 안 가져오거나 이런게 없다는 말입니다.
반면 새로 알게된 이웃이나 이런 사람들은 돈빌려 달란 소리 정말 잘 합니다..
이러하니.. 필리핀인과 가족관계가 아닌 사람이 깊이 들어가보려 하는게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이야깁니다.
누군가가 뭘 소개해도 정말 좋은것 이여서 소개하기 보다는
돈 많은 놈 어떻게 한껀 해먹으려고 소개하는 확율이 높으니까요.

지금 사는 집 말고 그전에 살던 집... 그 집에 처음 이사갔더니.
옆집 아줌마가 어느날 누런걸 하나 들고 옵니다.
그러더니 이게 뭐냐고 뭐라고 쓰여있는거냐네요.
보니.. 놋쇠 향로입니다.
아하.. 딱 보는 순간. 스토리 나오네요.
자기가 들고 있는게 무슨용도인지도... 어떤 물질인지도.. 뭐라고 쓰인지도 모르는 주인이라..
같이 온 아줌마가 어디 큰도시에서 가정부로 일한다더니..
일하는 중국인 집에서 향로를 훔쳐온거죠...
표면이 금 처럼 번쩍번쩍하게 광을 내놔서.. 금인지 착각을 하고..
정말로 한구석이 잘려있습니다.
이건 왜 이렇게 잘렸냐고 물어보니 금인지 잘라봤답니다.
정말 훔쳐온거 맞네..
한자로 표면에 몇마디 써있던 기억이 나는데 오래되서 지금은 까먹었네요.
그리고 저보고 사겠냐고...
한국 인터넷 쇼핑몰 띠워서 놋쇠향로가 얼마나 싼지 가격보여주니.. 팔겠다는 말이 쏙 들어감..
그러구선 제게 하는 말이.. 혹시 보물 찾기 관심있냐고.
- 그간 교민들께서 해주신 말중에 현지인이 하는 말중에 제일 듣지 말라던게 보물찾기 입니다.
- 일본군 보물 숨겨진거 있는데 찾으로 가자고 꼬드껴서 어디 오지로 데려가서 강도당하거나 납치당해서 몸값요구 당할거라고..
아니.. 옆집 아줌마가.. 저보고 일본군 보물찾기를 가자고 하네..;;
아 그런부류구나.. 그집 살던 일년여.. 그 언저리 이웃들 상종을 안했네요.
도시에 비해서 촌이 순수한 사람 더 많지만.
그렇다고 사기꾼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처갓친척중 의사인집이 있는데
그집이 저 살던 딱 그집에 지금 살고 있는데( 요 위에 그집.. )
저번주엔가 도둑을 맞아서 싹 털렸어요.
새벽 3시쯤에 남편이 학교 교장이라 어디 먼 도시가서 세미나를 해야해서 3시에 나갔는데
딱 그 나가고 나서 도둑놈이 들어와서 싹 털어갔다네요.
방에 식구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둑이 들어와서 거실을 싹 털어간건데.
돈 숨겨진곳을 너무 잘 알고 털어갔고, 뒷문 경우 내부에서 잠그는 형태인데
이걸 열고 들어왔는데 파손된 흔적이 없고..
그래서 결국 한 주 전부터 새로 고용한 대도시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가정부가
내부 공범일거라고 추정이 되어서 경찰에 해당 내용 이야기 하고.. 경찰이 수사 들어갔는데
그 가정부가 어떤 지역단체 소속이라고..  그 단체에서 보복올지 모른다고..
남자 가정부를 새로 2명 고용했더라구요. 보디가드겸 해서..

지방이라고 무조껀 안전하고 순박할 거라는 것은 완전히 착각 입니다.
이곳은 무슬림반군 공산반군 다 있는 민다나오..
버스회사 차장(버스안에서 요금 받는 사람)이 하나 짤렸는데
그 사람이 자기 장인에게 말을 하니.. 복직이 되었답니다.
그 이유가.. 그 장인은 무슬림 단체 소속이라.. 무슬림 단체에서...
너희 버스에서 폭탄하나 터질레 아니면 걔 복직 시킬레 라고 했다네요.
동네 사람들간에 유명한 일화 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있으니.. 공연히 나는 다른 교민들과 다른 세상을 보겠다며 맨몸으로 뛰어드시는 일.. 삼가하세요.
제가 깊게 파고 들어서 사는 것은 아내의 인맥을 이용한 것 입니다.
외국인인 한국인 으로써가 아니라. 필리핀인인 아내의 남편으로써 입니다.

여기는.. 생일파티니 결혼식 피로연이니.. 온갖 행사에.. 외국인 초대하기를 좋아합니다.
나도 외국인 친구 하나 있어.. 이게 과시라고 할까요.
그래서 참 여기 저기 많이 끌려다니는데요.
가보면.. 부주금이란게 거의 제로입니다.
그냥 집주인이 혼자 빗내서 잔치.. 손님들은 걍 입만와서 먹고 가죠. 가끔 싸가기도 합니다.
아무튼 사방에서 불러대는 관계로..
저는 정말 이 사회의 진짜 모습을 보며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 하층 이야기를 해 볼까요..

아래는 한때 가정부로 고용했던 아이의 집 입니다.
일을 그만둘때 집에 데려다 주느라고 방문했다가 찍은 사진들이네요.
대나무로 만든 1평 보다 조금 큰 집에서 아이들과 개가 같이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더군요.
20150326_153606.jpg

닭도 어미가 새끼를 돌보고 있는데.
사람의 아이는 사탕수수밭에 일꾼으로 일하러간 엄마와 아빠를 기다리며 혼자 놀고 있습니다.
20150326_154232.jpg
20150326_154248.jpg

저런 모습들을 보고..
교민들 중에는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만.
제가 이 글을 적는 김에 쓰고자 하는말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줘야지 물고기를 주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저들에게 쌀과 옷가지등 이런거 갖다주면.. 저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지금 한끼는 도움이 되겠죠. 허나 만족을 얻는 것은 갖다 준 사람 자신뿐이지..
정작 저들은 동냥질에 익숙해질 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나라는 잔치문화가 심합니다.
돈이 없으면 돈을 빌려서라도 생일잔치를 하는 나라예요. ( 물론 언제 갚을지는 미지수.. )
잔치란게 생일파티건 결혼식이건 어디건..
대부분 그냥 맨입으로가서 먹고 오고 땡입니다.
부주금 같은 것.. 거의 없어요.
좀 사는 친구는 다르긴 하지만 일반 서민들 이야깁니다.
그래서 뭔가 열심히 준비해서 갖다 주셔도.. 저들이 받아들이기엔 아 공짜 잔치다.. 일뿐입니다.
먹고 싸고 땡 이예요. 고마워하지도 않아요.
그래서 교민 자선사업 그룹에다가 한번 권고를 한적이 있습니다.
먹을걸 갖다 주시지 마시고.. 차라리 그돈 모아서.. 수도를 놓아주세요.
위에 사진의 저집은.. 언덕위에 있습니다.
물이 없어서 물을 쓰려면 200m정도 언덕을 내려가서 통에 물을 길러와야지.. 물을 씁니다.
물론 그 물 수질에 대한 퀄리티는 알 수 없구요.
저 사진에 보시면.. 건물 딱 2갭니다. 부엌하나 자는방 하나.
저기에 아이 5명과 어른둘이 살아요.
씻는 곳이 없어요..
저희집에 일꾼으로 왔던 저집의 제일 큰딸..
평소 너무 안씻고 지내서 청결문제가 심해서 아내가 언제나 씻으라고 씻으라고 했고..
그녀에게서 이가 옮아서 제 딸들이 한동안 고생했었습니다.
물은 청결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선사업을 하시려면 수도 놔주는 것이 정말 도움입니다.
저 언덕을 매번 물통지고 오르락 내르락..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보셨습니까.
물 가져오는게 힘드니.. 함부로 씻지도 못하는 겁니다. 돈을 안 내는 지하수임에도 불구하고.
수도는 공짜냐.. 라고 하시겠지만 제가 말하는 수도는..
인근 야산에 가면 다.. 계곡물이 흐릅니다. 그걸 긴 파이프로 끌어다가 수도로 쓰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그 파이프 값이 없어서 저들은 저렇게 살거든요.
오늘 벌어서 오늘 먹고 사는 그들이 파이프 값을 모으는 것은 정말 불가능 입니다.
쇠파이프를 말하는게 아니라 플라스틱이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다른 시선에서 보면..
저런 사회에서도 저런 사람들을 상대로 곡식류를 팔고 생필품을 파는 사람들 또한 있습니다.
그런데.. 특정지역에.. 자선물품이라고 옷, 쌀.. 이런걸 뭉텅이로 투하를 하신다면..
해당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재난도 이런 재난이 없습니다.

그러니 자선사업을 하실때는 조금더 깊게 생각을 해주세요~
직접적은 무언가를 주는 것 보다는 환경개선을 해 주시는 것이 진짜 도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음.. 주제가 너무 무거우니.. 가볍게 돌아가자면..
여긴 지진은 좀 잦습니다. 그렇다고 심각한 정도는 아니고 좀 등이 흔들리는 정도의 지진은 1년에 한 3-4번 겪는듯요.
태풍은... 적어도 저 사는 곳은 절대 없습니다.
왜냐면.. 여긴 태풍이 생기는 곳 입니다.
여기서는 열대성 저기압이지.. 태풍이 아녀요.
여기서 저기압으로 생겨서 올라가면서.. 더 커져서 태풍이 됩니다.
여기서는.. 아무리 큰 태풍도.. 그냥 몇일 비오는게 전부입니다. 가끔 바람이 불때도 있기도 하지만.. 바람이 없는 경우도 많구요.
보통 과일은 1년에 2번 수확하네요.
망고 경우엔 개화촉진제 라는걸 뿌려주면 1년에 3번도 수확한다네요.
쌀은 일년에 3번 수확하구요.
고추는.. 안죽네요. 고추가 몇년째 안죽어서 사람키 만큼 나무가 커지고 있네요....
가지도 그렇구요.
고추는 1년 내내 열리고..
가지는 계속 열리긴 하는데.. 처음엔 양분이 충분한지 크게 열리다가 그 다음부턴 점점 작아집니다.
나중엔 고추만큼 작아지는듯요.
아마.. 양분이 충분하면 계속 크게 자라겠죠.

흠.. 이제 적을게 딱히 생각은 안 나는군요.
궁금하신것 물어보시면 답해드리는 정도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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