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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와우입문시킨 이야기3
게시물ID : humorbest_12213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니이게누구
추천 : 32
조회수 : 4130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3/15 08:03:37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3/14 20: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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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처음본 장소는 대강의실이었다.

옆집 애기들과 놀아주다 수두를 옮아 신입생오티에 참가하지 못했던 나는

친구를 사귀지 못했던 탓에 강의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교수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교수님이 들어오시고 수업이 시작된지 얼마되지않아

한눈에봐도 예쁜 여학생이 말을 건네왔다.

"옆에 자리 있어요? 저 앉아도 되죠? ^^"

"네네.. 자리 없어요.. 감사합ㄴ.. 아니 앉으세요."

그녀가 내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이후부터

얼굴은 교수님을 향해있었지만 눈은 그녀를 보고있었다.

나는 그 사실을 그녀에게 들킬수 없음에

교수님의 라임에 리듬을 맞춰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교수님은 날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너무 궁금하다.

날 보는것 같지는 않지만 분명 내말에 고개를 끄덕여주는 학생을..

장애가 있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기특한 학생쯤으로 보셨을까?





모두들 시계를 보며 

지루함으로 강의의 끝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그녀의 모습을 더 보고 싶었던 나는 

강의가 연장되기를 바라는 유일한 존재였을 것이다.

수업이 끝이나자 그녀는 

안경을 곱게 접고서 차분히 책을 챙기고

서두르지도 밍기적대지도 않으며 

자연스럽게 학생들 무리로 흩어졌다.

'아... 말이라도 걸어볼 걸...'

지이이이이잉~~

흩어진 그녀를 추스르기도 전에 문자가 왔다.

"오늘 저녁 6시 OOO에서 개강총회가 있습니다.
많이들 참석해주세요. OO과대 OOO"

나는 신입생으로써 대학을 온몸으로 즐기고 싶었기에

[개강총회, 과대]라는 다소 친숙하지 않은 단어들 조차 날 설레게 했고

그녀는 그저 흘러가는 인연으로만 생각했다.




개강총회를 성공리에 마치고

우리과 대표는 신입생들끼리 친목도모 술자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대학 새내기들 답게

소주를 한잔, 한잔 목청껏 마셨고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갔다.

입담이 나쁘지 않았던 나는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빵빵 터트렸고

잦아진 웃음소리를 틈타 

08학번 OO과의 개그캐릭터로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언니~ 여기에요 여기"

술때문인지 내 개그 때문인지

정신없이 웃어대던 동기가 테이블 밖으로 손짓했다.

"언니~ 왜 이제와요
인사해요 수두걸려서 오티 못왔다는데
얘 완전 웃겨요 ㅋㅋㅋㅋㅋ"

언니라 불리는 여자는 스근하게 인사를 하며

자리에 앉았고 옷맵시를 대충 가다듬고선 고개를 들었다.





그녀였다.

나는 술에 취해있었고

다른 옷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그건 분명 그녀였다.

"으응 미안 난 너네들처럼 젊지않아서

수업끝나면 낮잠좀 자야디야ㅎㅎ"

아침과는 달리 수수한 모습으로 나타난 그녀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했다.

"자자 뉴페 왔으니 한잔합시다~~"

나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기 위해 술잔을 들고

건배를 요청했다.



그녀는 다소곳이 술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유쾌한 친구네 ㅎㅎ
어디서 본것 같은데???"

심장이 마구 뛰었다.
'강의실에서 잠깐 본 날 기억하는건가..?'

"어디서 봤나 했더니
배우 OOO 닮았어 얰ㅋㅋㅋ
왜있잖아 조연으로 자주나오는
웃긴애 ㅋㅋㅋㅋ"

새침하고 도도하게 생긴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대뜸 안면공격을 해왔다.

'님 나 웃기게 생긴건 아는데

초면에 깜빡이는 좀 키고 들어와주시죠? -_-^'

호드같이 생긴걸 보면 앞뒤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건

변함없던 그녀였다.

동기들이 언니라고 부르는것으로 미루어 보아

1~2살정도 많은 누나겠구나 생각하며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녀가 나보다 7살이나 많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

무척이나 놀랐다.

"20살이라고? 니가?"

"예 누님.........동안이시네요.
제가 놀라야 되는데 왜 누님이 놀래시죠?"

나보다 그녀가 훨씬 더 많이 놀랐고

그녀는 동공을 있는대로 떨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니? 얘들이 널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게 이상하긴 했어....."

나는 아직도 그녀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을 잊지못한다....



그렇게 웃고 떠드는 와중에 기숙사 통금시간이 다가왔다.

기숙사에 지낸다던 그녀는

들어가봐야 한다고 말을 맺었고

술자리를 파하기 전에 연락처를 남기며 말했다.

"연락해~ 누나가 맛있는거 사줄게~"
출처 "호드"라는 단어가 나왔다는 이유로

와우게시판이 어울린다고 우기는

녹색 오크를 닮은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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