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엽혹진 하다가 오유로 넘어왔는데, 그 때의 엽혹진이 오유에서 보이네요
게시물ID : humorbest_12323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세라
추천 : 109
조회수 : 3221회
댓글수 : 9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4/07 11:36:36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4/07 10:33:05
저는 2007년 입대하기 전까지 다음 카페 엽혹진에서 정회원으로 활동했었어요.

나름 유머글도 좀 쓰고, 사담방 가서 사람들이랑 얘기도 하고 그러면서 활발하게 활동했었죠.

그러다 제대하고 나서 약간 더 활동하다가, 유쾌방에서 메달 달린 댓글 캡쳐를 보면서 저기 재밌어보인다 하고 오유를 눈팅하기 시작했죠.

이후에 점점 오유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엽혹진은 발길을 끊게 됐는데 이유가 몇가지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엄격한 공지사항과 검열, 그리고 반론을 용납하지 않는 토론자세였습니다.

하나씩 풀어볼께요.



엽혹진에서는 게시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을 공지로 적어놨습니다.

처음엔 얼마 안되다가, 점차 늘어서 나중에는 인쇄하면 A4용지로 두세장은 나올 만한 분량으로 늘어났죠.

유저들이 조금 불편하다 하는 것을 전부 들어주다보니 공지는 끝도 없이 늘어났고 검열은 점점 엄격해졌습니다.

공지를 어긴 게시물을 신고하는 공간이 있었는데, 매일 몇 페이지씩 신고가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유저들은 꽉 막힌 틀에서 스스로를 점점 억압했고 상호 감시와 통제가 너무 심해서 숨막힐 지경이었죠.

더군다나 비영리사이트라 운영진이 자원봉사 체제로 돌아갔는데, 넘치는 신고와 등급업 일을 처리하느라 운영진의 일상에 지장이 갈 정도였습니다.




둘째로 토론자세인데, 엽혹진에서 돌아선 계기가 된게 이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엽혹진은 시사방이 따로 있고, 여기서 시사관련 이슈를 토론하기도 합니다.

정확한 내용은 오래돼서 기억이 안나는데, 약간 성 대결적인 이슈였던것은 확실합니다.

엽혹진은 여성이 더 많은 사이트였고, 소수의 남성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소수의 남성 중 하나였죠.

당연히 여론이 지나치게 여성 우위적으로 흘러가길래 약간 태클을 걸었는데, 저는 존댓말로 사람을 때려잡는게 어떤건지 경험해야 했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여기가 여성이 많은 사이트인건 잘 알지만 그래도 정당한 반론은 좀 받아들여야되는거 아니냐'라고 따졌더니..

그럼 니가 나가든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뭐 이런 소리만 돌아오더군요.... 그래서 떠나드렸습니다.




결국 운영진의 과도한 부담과 유저의 빡빡한 검열 등이 겹쳐서 엽혹진은 폐쇄한다 어쩐다 얘기가 나올 정도로 몰락했죠..

지금도 어찌어찌 굴러가고는 있지만 전성기는 확실하게 지났고 글리젠도 별로 안되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저 토론에 관한 이슈야 개인적인 문제니까 차치하더라도, 유저들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게시글을 평가하는 세태는 개선돼야합니다.

엽혹진도 처음에는 몰락한다는걸 상상하기 힘들만큼 거대한 사이트였고, 400만에 육박하는 회원을 거느린 사이트였습니다.

그런 엽혹진도 몰락했습니다. 오유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커뮤니티가 재미없어지고 스트레스만 준다면 몰락하는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저는 엽혹진의 전성기를 함께했고, 몰락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그 때의 모습이 지금 오유에서도 보이고있습니다.

부디 많은 유저분들이 게시물과 댓글을 '평가'하지 말고 좀 '즐겨'줬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