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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를 보고 호들깝 떠는 남편
게시물ID : humorbest_12464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언제꿀떡먹나
추천 : 69
조회수 : 8114회
댓글수 : 3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5/02 09:38:55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5/02 0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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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꽉 막힌 꼰대처럼 늙고 싶지 않고 곱게 늙어가고 싶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나와 다른 의견, 입장, 시선 듣는 걸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에 비해 멘탈은 그다지 강하지는 못해요. 워낙 힘들게 살아온 과거가 있는지라;;;;

그래서 지난 번 글 올릴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원래 내 생각과 경험을 공유한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분명 나와 반대의 의견이 있는 거고. 

다른 시선도 좋고 다 좋은데요, 의견을 주시고 그 뒤에 사족으로 

인신공격하듯이 비꼬는 것은 자제해주셨음해요. 제 글이 맘에 들지 않으시면 그냥 뒤로 가기 눌러주세요. 

저는 그냥 적적한 마음 이렇게 한국 사람들과 인터넷으로 오고가며

제가 있었던 경험이나 웃기거나 재밌던 일들 공유하고 싶을 뿐입니다~

재밌게 봐주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오늘 독일엔 볕이 없음으로 오늘도 음슴체로 갑니다.


--------

독일에 와서 놀랐던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독일 드라마였음.


자정이 지나지 않은 시각, 텔레비전에서 야한 장면이 마구마구 나오는 것임. 

여과 없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너무 놀랐고 괜히 화끈거려 시선 둘 곳이 없었음.


독일에는 텔레비전에 관련하여 여러 가지 제한 법이 있음.

정확히는 모르지만, 

예를 들면, 22시부터 야한 장면을 내보낼 수 있고 몇 살부터 시청 가능하다거나, 

폭력적인 장면 0시 이후라던가. 

정확히 시간과 나이는 모르겠는데, 대략 그런 제한이 있음.

그러나 그것을 지키고 제한하는 것은 자율적임.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자율적인 제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장면에 제약이 있음. 

심지어 흡연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담배를 보여주거나 입에 물 수는 있지만, 

직접 피우는 장면을 내보내지 못함. 

그래서 독일 드라마를 보면서 많이 놀랐었음. 


칼이나 총, 남녀가 뒤엉킨 선정적인 장면들이 너무 적나라함;;;;;

어쨌든 준법정신이 투철한 독일인들이기에 이런 자율적 통제가 가능한 것 같음. 


이제는 이런 장면이 나름 익숙해져서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치는데, 

처음엔 농담반 진담반으로 남편에게 장난을 쳤음. 

(그림판 발그림 주의)

1111111111111111111111.jpg
대략 그림처럼 손가락 사이를 벌려서 얼굴을 가리고는, 



"어머. 어머. 남사스러워라. 너무 노골적이잖아."

"어머. 어머. 야해. 쟤네 사랑할 건가 봐."



라고 하며 일부러 과민한 척 반응하며 생전 처음 보는 사람처럼 신기한 척, 호기심 가득한 척 했음.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나고, 

예전엔 심리적 여유가 되지 않아 한국 방송을 잘 보지 않았는데, 

한국에 다녀온 지 오래되다 보니 자꾸만 한국 방송을 찾아보기 시작했음.

그리고 얼마 전, 드라마를 보고 있었음.

111111111.jpg

그리고 이 장면이 나오자마자 마침 남편이 거실로 들어왔음.

그리고 남편이 나 처럼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어머. 어머. 남사스러워라. 한국도 노골적이네."


하는 것임. 

아! 진짜 따라쟁이. 예전에 내가 했던 장난을 잊지 않고 그대로 따라함. 

나를 따라해서 생긴 에피소드도 무궁무진 함. 

그리고 바로 10초 뒤, 나온 장면에 남편이 말함. 

KakaoTalk_20160419_020304857.jpg


남주가 여주에게 재킷을 덮어주며 옷을 민망한 장면을 덮어주고 있었음. 



"이럴 줄 알았어. 저기서 왜 옷을 입혀 주는 장면으로 전환되는 거지?

반대로 되야 하는 거 아니야? 벗거야지~

한국 드라마의 한계야. 무슨 재미로 봐?"


얼핏 듣기로 유럽에서는 독일산 포르노가 유명하다는데 아마도 이런 영향이지 싶음. 


남편의 반응이 재밌었지만, 방해하지 말고 저리가라고 함. 귀찮아서 드라마 집중이 안되고 있었음.

굳이 옆에 앉아 알아듣지도 못하는 드라마를 계속 함께 시청하기 시작함. 

그리고 곧 다시 나온 장면은 주인공이 물에 빠지는 장면으로 전환 됨.


"여보. 여보. 큰일 났어."

"왜에???"

"저 사람들 한국 사람이잖아. 한국 사람들은 항상 핸드폰을 몸에 지니고 있잖아. 

물들어가서 핸드폰 다 망가졌겠다. 어떡해!!"



호들갑 떠는 남편이 웃겼지만, 살짝 째려봐 줬더니, 다시 말함.



"맞아요~ 한국 사람들이라서 괜찮아요. 새로 최신형을 사면 되지요."


 

언젠가 인터넷에서 한국 사람들이 휴대폰을 자주 바꾼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 모양임.

여하튼, 아내가 심심할까봐 오늘도 황당한 웃음 주는 남편임. 


====

더 쓰려고 했는데 오늘은 넘 졸려서 여기까지만 합니당~ ㅠㅠ

한국은 아침이죠? 꿀떡도 너무너무 먹고 싶고 한국도 너무 가고 싶네요. 

가족들도 보고 싶고 친구들도 너무 보고 싶은 우울함 밤이라 이런 이야기로 기분 달랩니다. 

외쿡 생활 생각보다 힘든 점도 많아요. 

한국은 아침이니까 좋은 하루 되세요!! 오유분들 러브합니다.

출처 엉뚱한 남편과 그걸 캐치한 심심한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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