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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등급 한 번
게시물ID : humorbest_12511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hnkun
추천 : 23
조회수 : 1782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5/13 00:18:27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5/10 17: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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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내가 피씨방에서 본 일이다.

나이든 히저씨 하나가 블리자드 가맹 피씨방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영웅리그 10등급을 달성후 인쇄한 스샷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등급이 10등급이 맞는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피씨방 사장의 입을 쳐다본다. 피씨방 사장은 히저씨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스샷을 들여다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인쇄한 스샷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피씨방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스샷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10등급이 맞는 스샷이오니까? "

하고 묻는다.
피씨방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어디서 대리를 받았지?"

히저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듀오 버스라도 탔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아무하고나 듀오를 해줍니까? 자기 등급 떨어질지 걱정만 하지 않습니까? 어서 도로 주십시오."

히저씨는 손을 내밀었다. 피씨방 주인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 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스샷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모스트1인 누더기 위로 스쳐 지나갈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스샷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리폿하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 이것은 대리로 올린것이 아닙니다. 듀오 버스를 탄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이랑 듀오를 해줍니까? 어느 한 판 버스를 타본적이 없습니다. 1인분 해주는 팀원을 만나기가 백에 한번도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판 이기고 한 판 지면서 어찌어찌 승률 51%를 간신히 넘겼습니다. 이렇게 51%의 승률로 조금씩 조금씩 등급 점수를 모았습니다. 이러기를 40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10등급 스샷 하나를 건졌습니다. 이 등급을 찍는데 3000판도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10등급을 만들었단 말이오? 겨우 그 등급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글거리는 불꽃 늑대 탈것이 갖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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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서 10등급 찍어야되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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