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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한테 암바걸려 팔 뿌러질뻔한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12696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86
조회수 : 8102회
댓글수 : 2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6/24 03:02:57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6/22 21:30:46
내가 군대있을때 단연 박지성의 맨유경기 아니면 효도르크로캅나오는 케이완이 인기였는데,
나는 중대내 극소수파인 야구를 보(고싶어하)던 사람이라 소대원들이 축구말고 케이완봐버리면 저걸 왜 보나싶어
침침한 취침등에 의지해 책보던지, 그냥 잤다.

나는 흔히 말하는 종합격투기같은거에 싫고좋고가 아니라 관심조차 없다.
권투는 채널돌리다가 가끔 보기라도 하는데, 종합격투기는 그냥 채널넘겨 버릴정도로 관심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내무실 관물대에 기대어 나는누구 여긴어디 이러고있어도 국방부시계는 돌겠지.라며 멍때리고 앉아있는데 2개월 후임이,

X분대장. 케이완 한판 붙지말입니다. 쉭쉭~이거슨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라며, 깝.죽.댔.다.

병장이 다 같은 병장이 아니여 깝치지마. 아직도 부분대장주제에.
아. 한판하지말임다. 덤비십쇼. 쫄았습니까ㅋ.

군생활하면서 나랑 같이 걸레빨며 이등병생활한 후임들은 잘 안갈궜고 애들도 잘 따라주었는데,
병장달더만 이것들이 갑자기 막 기어올라왔다.

이 녀석이 말하는 케이완이란 양팔 양다리에 침낭말아놓은걸 끼우고 미쉘린타이어로고의 그 고무인형마냥 뒤뚱거리며 치고받고 하는거였다.
은근 묵직한 침낭이라 몸통에 킥이 올라가지도 못할정도로 자유스러운 움직임을 봉쇄했고 타격기에도 확실히 충격을 흡수했고,
짬딸리는애들이 공식적으로 고참을 두들겨팰수 있는 기회라 참 많이들 했다.

고참이 삼세번 권할때까지 사양하는게 후임의 미덕이고,
고참이 한번 안한다면 예. 알겠습니다~하고 포기하는것도 후임의 미덕인데, 
병장달더니 쳐돌았군.하고, 안붙어주면 며칠동안 합시다 하자고 쫌!!!이라며 징징거릴테니 대충 1라운드 기권패해주려고 붙었는데...

원펀치로 코피를 터트려버렸다-_- 
(먼저 울거나 코피터진 놈이 진겁니다. 싸움의 룰이예요. 엄마불러오기없기.)

그렇게 X소대에 숨은 강자가 나타났다며, 행보관님만 퇴근하시면 너도나도 침낭으로 무장하고 덤벼들었고,
3일 뒤, 점호 끝나고 내 밑으로 다 빨래건조장으로 나오라고 한 다음에, 
(중대 쓰리고일때라 그런지 모아놓고 보니, 경계나가고 뭐하고 했어도 90명 가까이 모여서 좀 당황해서 일이등병들은 들어가라고 함.) 
이 쉐키들이 보자보자하니까 사람이 보자기로 보이나!!!라며 한바탕 갈구고 은퇴선언을 했다.




전역하고나서도 이 놈의 종합격투기는 내 곁을 떠나지를 않았다.
학교에서도 난리였고 내가 좋아하는 야구는 막 암흑기에서 벗어나려던 시절이라 팬찾기도 쉽지않았다.

거기다 어느 날  집에 갔더니 
"뤠뮈~~~본으야~~~~~~슈퀴~~~~~~"하는 테레비소리가 들리는것이 아닌가.
아버지 퇴근시간아닌디??? 하고 거실을 보니, 오마니가 보고 계셨다-_-
원래 이런거 안보시는 분인데, 아버지보시는거 아!!!드라마보자고!!!하시면서 보다보니 보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보신다...저번에 ㄱㅇㅅ경기보고 한숨쉬셨다고 한다...왜 그러셨어요...;;;;)




가장 멀리 사는 이모가 버스로 두 정거장 떨어진 곳에 살 정도로 가깝게 지내다보니,
외가쪽 사촌들과는 추억을 많이 공유하는 편이다.
일단 나부터 11살 아래 사촌동생까지는 같은 초등학교 동문이다.

어릴때 잠깐 야구부에 몸담았던 나와 달리,
내 동생은 합기도 유도,
둘째이모네 두 딸은 이모부따라 태권도,
세째이모네 세 딸도 처음에는 태권도하다가 검도로 갈아탄...
이제 생각해보니 꽤 전투력이 높은 편이었다.

야!!! 저기 놀이터에서 너네 동생들 아이스께끼당하고 울고 있어!!!라고 하면,
속셈학원 주산학원 피아노학원 컴퓨터학원 웅변학원부터
A아파트놀이터 B아파트놀이터 C공원놀이터에 있던 나와 내 동생 친구들이 다 튀어나와서,
너냐? 너가 내 동생 빤쓰보고 좋아한 놈이냐? 이거 완전 또라이아냐???라며 다굴 앞엔 장사없음을 증명하던 것도 잠시...

쫌 있으니까 내가 맞고있음 얘네들이 와서 혼쭐을 내주었다. 
그렇게 나는 무사히 국민학교를 졸업했다-_-ㅎ




그렇게 또 어느 날, 주말에 기숙사나와 집에 갔더니 부모님은 안계시고,
당시에는 고등학생이던 동갑내기 사촌동생 둘이 우리집에 들어와서 라면을 끓여잡수고 있었다. 성적표왔나보다.

야야야. 남의 집에서 뭘 해쳐먹으면 염치가 있어야할거 아냐. 
오라버니 시장하시니 면은 꼬들꼬들하게 파는 하연부분만 송송썰어넣고 계란은 노른자반숙으로 안터지게 하나 끓여와봐!!!랬는데,
귓등으로도 안들어서 내가 끓여다가 분명 우리집 거실인데 꼽사리낀것처럼 테이블 한 쪽 구석에 앉아야했다.

"열쇠는 어디서 났냐?"
"작은오빠꺼."
"열쇠를 니들 주고 군대간거야?...휴가나오면 좀 갈궈야겠네. 큰이모는???"
"큰이모 이모부랑 친구들 모임 가셨을거야. 오빠는 몰랐나보네?"

짜장짬뽕 부먹찍먹 양념후라이드 생비익비 완숙반숙 김치된장 간장초장 상추깻잎 안드로이드ios 같은 소소한 이념적 차이는 있을지언정
나 중고등학교때 나보다 학교 일찍 끝나는 얘네들이 우리집 우편함 오가며 성적표 숨겨주고 피난처제공하는 혁명동지같은 사이인지라,
성적표 나와서 도망쳐왔냐는 뻔한 질문 따위는 하지않았다. 

어차피 가출해봐야 다른 이모집 중에 하나인데, 조금 있으면 이모가 잡으러 올것이다.

그런데 얘네들은 아까부터 케이완을 보고 있었다.
"야. 무한도전볼꺼야. 비켜."
"아. 시험기간에 못봤단 말야. 다음에 재방송봐."

격투기업계종사자분들. 10여년 전에 이미 무한도전을 버리고 종합격투기를 보는 여고생이 있었습니다. 시장성은 아직도 충분할겁니다.

아니 여기 우리집이라고 꺼져. 라며 리모콘 탈취를 시도해보았지만, 
태권도하고 검도했던 애들이라 순식간에 제압당하고 그동안에 불어터져버린 라면을 먹어야했다.
다굴앞에 장사없다니까-_-




하다보니 내가 먹은것 뿐만 아니라, 얘네들이 먹은것까지 설거지하고 있었다ㅠ.ㅠ
이모들한테 얼른 여기 수우미양갓집규수들 데려가라고 해야겠다고 마음먹을때...

"오빠오빠. 잠깐만 일루 와봐."라며 나를 불렀다.
"뭐? 왜?"
"음...싸이즈가 딱 좋아. 여기 누워봐. 아니. 엎드리지말고."
밥먹고 바로 드러누우면 소되는데???라고 할것도 없이...

양쪽 팔에 암바를 걸렸다.

그러고보니 어느새 아까는 교복치마였는데 내 방에 있어야 할 츄리닝바지들을 이것들이 입고 있었다-_-
암바도 제대로 걸려야아프지 어설프게 걸리면 하나도 안아프다.
하...이것들이 군대전역한지 1년도 안된 예비역의 힘을 우습게보는군.하고 바로 풀고 일어나주었다.
"뭐냐. 장난하냐? 이제 예전의 내가 아녀. 여차하면 김정일이 모가지따도록 훈련받은 군인이었다고."
"아. 잠깐만. 아까 이렇게 하는거랬는데???"

예전에는 내 앞에서도 훌렁훌렁 옷갈아입던것들이 사춘기됐다고 아!!!! 함부로 들어오지말라고!!!래서,
이모 이거 막내딸 성적표. 몰래 주러왔는데 함부로 들어오지말라네.라며 
얼라이를 깬 이후로 이렇게 이것들이랑 스킨쉽을 한적이 없는데
아까 테레비에서 암바하는법 나왔다고 내 양팔을 하나씩 붙잡고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고 하는걸 보고있자니,

그보다 더 어릴때 오빠가 그네 밀어주는거 완전 좋아 꺄르르르르륵!!!하던 그 때 추억이 떠오를 즈음...




뚜욱!!!!!!!!!!!!!!!!!!!!!!!!!!!!!!!!!!!!!




"어?"
"야. 방금 무슨 소리야?"
"야. 나 팔아픈데?"




잠시 후, 때마침 이것들 잡으러 온 이모와 이모부에게 실려 나는 급히 응급실로 갔고,
그제야 아. 아까 그거 팔뿌러진 소리였나보다. 라며, 이것들이 울기 시작한다-_-

가해자가 엉엉 울기 시작하니 차 안은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잠시 마음이 흔들렸지만...닥쳐. 울어도 합의는 없다. 민사형사 다 간다. 
이번 학기에 민법총칙들은거 써먹어야지라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네. 다행히 부러지고 인대나간건 아니고, 하완에 금이 갔네요. 손가락 움직여지죠? 부러진거 아니예요."

에이~안부러졌음 됐네~라고 동생이 큰소리치자,
ㅇㅇ 다행이예요. 조금만 더 꺽어졌음 팔꿈치부터 다 나갔을거니까요.라며 중년의 의사선생님이 싱긋 웃어주셨다.

선생님. 이 아이는 오빠를 걱정하는 여리고 착한 여고생이 아니라, 이 여고생이 가해자입니다.라니까 표정이 바뀌셨다.

손가락 움직이고 하는거보니 크게 다친건 아니라고, 1주일 후에 여기로 내원하던지 진단서랑 CD에 꾸워줄께 학교근처 병원에서 다니란다.
아. 선생님. 저 이거 그냥 못넘어갑니다. 입원하고 다 할거니까 그렇게 해달라니까, 보험사기로 들어갈테냐고 껄껄껄 웃어주셨다.

언니!!! XX이 팔뿌러졌어!!!라고 결과나오기도 전에 이모가 오마니한테 급히 전화를 해서
한창 친구들과 맛있는 밥먹고 노래방갔던 부모님이 병원으로 오셨다.

아들만 둘인 우리 오마니는 딸이 있었음하고 사촌동생들을 엄청 이뻐라하시던 분이라 애들이 장난치다보면 그럴수 있지.라며,
한 15년 전 내가 국민학교다닐때에나 통할 소리를 하고 계셨고, 
아부지도 느그 오빠가 부잡스러워서 그런거라며 조카들을 달래고 계셨다.

아!!!! 이게 피해자가 뭐 어쩌기도 전에 오지라퍼 주변 지인들이 합의다해버린다는 그건가 싶어. 
스답스답!!! 나 합의못합니다!!! 라며 외쳐봤자...소용이 없었다...ㅠ.ㅠ

그러나, 첫 조카라고 나름 이모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나인지라 
가해자는 이모손에 의해 여지없는 등짝스메싱형을 당했고(우리 이모 중학교때 배구부) 성적표어쨌냐며 더 맞았다...
어우야...야...여기 옆에 침대 비었다. 니가 입원해야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다음날 이모부는 학교기숙사까지 데려다주시고 뼈붙는데는 잘먹는게 최고라며 
학교근처 고기집에서 내 룸메까지 불러다가 고기사주시고 용돈을 두둑히 주시고 가셨다.

너는 이 죄를 주말마다 우리 집에 와서 내 수발을 들며 갚아라!!!라고 할려고 했는데,
고3된다고 학교기숙사 들어가버렸다...;;;;;;;;;;;

당시에 (학점매꿔준대서) 교수님연구실 조교로 들어가게 되어 논문자료도 정리하고 해야했는데 그냥 잉여가 되어버렸다. 
뭣모르는 1,2학년들 짜장면 탕슉으로 꼬셔다가 대신 자료입력하는걸 시키며 어찌어찌 넘어가려다가...교수님께 혼남-_-




내 팔뚝을 부러뜨릴뻔한 그 사촌동생은 똑 뿌러지게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갔고, 
열광적인 팬은 아니지만, 지금도 채널돌리다가 종합격투기나오면 잘만 보고 있다.

"야. 양심이 있냐??? 나는 트라우마 생겨서 보지도 못하겠구만."이라고 갈구면...맛있는 고기가 나온다.

그래서 요즘에는 내 앞에서는 안본다-_-ㅋ





그리고 어제 저녁.
밥사준대서 나랑 내 동생이랑 제수씨 불러서 나갔다가,
오빠. 나 이 사람이랑 올 가을에 결혼한다고 소개받았다.

이제 내 밑으로 친동생포함 셋이 결혼해버렸다-_-...
올 추석 화끈하겠군. 

부부싸움할때 암바걸려고 하면 조심해. 전과가 있는 애야.라니까,
테이블 밑에서 쪼인트를 깠다.

팔뚝으로는 부족해서 정강이도 조사버릴참이냐!!!
이모!!! 여기 소갈비 3인분 더!!! 나는 돼지안먹어!!! 지금 막 무슬림이 되기로 했어!!! 알라후악바르!!!



동생과 예비매제의 얼굴이 하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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