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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옛날 옛적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12704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몽쉘뚱땡
추천 : 56
조회수 : 2875회
댓글수 : 1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6/26 03:29:54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6/26 00: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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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는 1910년대에 태어나셔서 일제시대, 한국전쟁을 다 체험하신 분임.
약 10년전엔  암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진 정말 정정하셨고 엄청 담이 쎄신 분이였음. 

안동 토박이셨는데 어릴때 할매집 놀러가면 전형적인 중부지방 가옥 형태의 가마솥도 있고 마당엔 재래식 화장실이 있는 그런 집이었음.

집뒤가 바로 산이였는데 옛날엔 여우, 호랑이도 나왔다 함.
태백산맥 줄기 끝자락이었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음.
할머니집에 놀러가면 무서운 얘기 해달라고 하면 해주시던 얘기중 몇가지가 기억남.

1. 소쿠리와 칼

옛날 마을 아낙들이 소쿠리랑 칼을 들고 나물을 하러 산에 갔다가 숲에서 너무 귀여운 고양이 새끼들을 봄. 
아낙들은 귀엽다고 서로 안아보겠다고 하면서  예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호랑이의 어흥 소리에 놀라서 쳐다보니 호랑이가 바위 옆에 앉아 바위를 잡고선 어흥거린거임.

아낙들은 혼비백산해서 소쿠리고 칼이건 다 집어 던지고 도망쳤다함.
근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집앞에 나물이 담긴 소쿠리랑 칼이랑 주인틀리지 않게 다 놓여져 있었다고 함.

고양인줄 알고 자기 새끼 이뻐하니 그걸 알고선 해치지도 않고 냄새로 집집마다 소쿠리등을 다 갖다 놓은거라고 하셨음. 

2. 떡메

산속 마을에 살던 젊은 과부가 살기가 힘들어 나물 장사를 했다고 함. 장에 가는 날이면 어두운 산길이 무서워 항상 칼을 바구니에 갖고 다녔다 함.

하루는 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산길을 열심히 걷고 있는데 왠 남자가 길을 막고 섬.
비키라고 해도 안비키고 자꾸 길막을 하니 겁에 질린 과부는 칼을 꺼내 찌르고 미친듯이 도망쳤다함.

집에 가서도 사람을 찔렀다는 생각에 밤을 꼴딱세고 새벽이 되자 그 장소로 갔다 함.
그런데 거기서 발견한 것은 칼이 박혀있는 떡메 였다고 함.

할매는 토째비의 장난이라고 하심...
토째비는 그동네 사투리임... 표준말은 도깨비.


3. 호랑이

할머니 사시던 동네 산너머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셨음.
여름이 되면 더워서 식구들이 부엌에서 자기도 했다고 함. 
부엌은 옛날 가마솥이 있는 그런 부엌이고 문은 나무로 된 그런 형태의 부엌이었다고 함. 

문쪽에 더위를 많이 타던 어린 아들을 재우곤 했는데 어느날 일어나보니 아들이 없어진 거임.
동네 사람들이 모두 아이를 찾느라 산속을 헤매던 중... 아이가 발견됐는데
아이는 이미 죽은 몸이였음. 

맹수는 동물의 내장을 우선적으로 먹는다함. 
그 호랑이도 아이의.......  팔 다리도 없는 상황에서 속도 다 먹는 상태의 아이 몸통만 바위 옆에 앉혀놓은 것을 발견함.

죽은 아이의 시신을 산에 묻었는데.... 그 이후에 호랑이가 다시 파갔다고 함. 
그 당시 아이들이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않고 그냥 묻었었다고 함. 그래서 호랑이가 냄새를 맡고 죽은 아이를 다시 데려간 거라고 함. 

어렸을 때 들었을때 정말 충격이였음. 
그래서 그날밤 할매 찌찌 만지고 잠. 


4. 여우

할머니가 마을에 내려가셨다가 밤이 늦었는데, 길도 어두워서 동네 이웃에게 성냥을 빌려서 성냥붙을 켜가면서 집으로 가시던 중이였다고 함. 
주변에 자꾸 에헴 에헴 거리는 소리가 나고 성냥불도 자꾸 꺼지고.... 주변이 칠흑같이 어두웠다고 함. 

할머니 말씀으로는, 주변에 여우가 나타나면 저런다고 함.
사람 소리도 흉내내고 주변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해진다고 함. 

그래도 담이 쎄신 울 할매는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성냥을 켜가면서 집에 가신다음, 초에 불을 켜서 다시 그 성냥을 갖다 주러 마을에 다녀오셨다고 함. ;;;;;
정말 담이 쎈 울 할매..... 
한번은 닭은 물고 가는 여우를 쫓아 닭을 뺏어 오셨다고 .....

5. 파란 눈

이건 울 언니가 직접 겪은 일임. 
울 언니가 할머니 집에 갔다가 밤에 마당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에 갔는데, 그 화장실에서 나오려다 보니 집뒤 산속에서 파란 눈 두개가 공중에 동동 떠서 내러옴. 
언니는 바짝 얼어서 나오지도 못하고 화장실 벽에 딱 붙어서 그 눈만 쳐다봤다 함. 

그 짐승은 한참을 집 뒤에 가만히 있다가  다시 산속으로 올라가서 언니는 집으로 후다닥 들어왔다고 함.
언니는 덩치도 컸다고, 호랑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호랑이가 있을리가 없음. 
근데 무슨 짐승인지는 아직도 미스테리.... 
출처 그리운 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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