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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가을, 부산에서 만난 예의바른 청년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12779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52
조회수 : 6500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7/13 16:57:31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7/12 20:37:39
-사이다게시판에 썻다가, 난 웃겼어. 유머글로 옮겨.라는 
내 등 뒤의 눈팅러, 팀장님의 명령으로 옮깁니다. 쫀뮝!!!
-사투리가 어색한 것은...신고당할까봐 그런겁니다...ㅋ



작년 가을, 출장이 있어서 부산으로 내려갔다.

팀장님...제가 이 짬에 언제 부산오갑니까...대리급보내요 대리급...사상 공장분들 저 아직도 대리인줄 알아요ㅠ.ㅠ랬지만,
거기 공장장님이 너 보고 싶대. 라며 팀장님은 가봐, 훠이훠이~라며 내쫓으셨다.




야. 이거 니가 시원찮으니까 나까지 가는거아녀~ 넌 왜 다 잘함서, 꼭 이런건 나랑 엮일려고 그르냐. 
라며, 이 친구 신입때 사수부사수였던 김대리한테 투덜거리며 새벽 KTX타고 내려갔다.

"봐라. 김대리!!! 와 부산에 코빼기도 안비치나? 얼굴까묵긌다!!!!"
"저 계장찍고 과장이예요ㅠ.ㅠ"
그래도 반가운 얼굴들이 많은 부산공장이라 왁자지껄 떠들며 일보고, 
(20대때는 진짜 부산내려가면 라인에 사모님들이 나 왔다고 환호성을 질러주셨는데...ㅠ.ㅠ)
어머. 이건 니들이 가봐야 해.라며, 신항으로 또 가야했다.




차에 타자마자 조수석 뒤로 젖혔다. 
"김대리야. 나 잔다? 너 길 알지? 모르면 네비아가씨한테 잘 여쭙고 가."
"어제 또 술드셨어요?"
"그냥 언제 안드셨냐고 물어봐. 너같이 만날 사람있는것들은 몰러요. 총각 혼자 밤에 혼자지내기 얼마나 적적한지 아냐?"
"ㅋㅋㅋㅋㅋ 이제 바지 34도 안들어가죠?"
"장난하냐? 32도 좀 크다."
"에이~설마."
"야. 내기해 내기. 본네트 올라가서 바지내려봐야 믿겠냐?"
"네네. 알았어요. 주무세요."
"야. 근데 아까부터 주무시려는데 시끄럽구로....뒤에 왜 이렇게 빵빵대냐?"
"글쎄요."

여기 사장님이 이따가 저녁에 맛있는거 사준신다는데 뭐 사주시려나...저번에 그 중국집 짬뽕 좋던데~라며 눈을 감으려는데...
끼이이이이이익!!!!! 소리가 나며, 누워있던 내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김대리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뭐야뭐야? 사고냐?"
"저런 ㅆㅂㄹ것이...아까부터 꼬리물고 빵빵대더니..."




아까 공장에서 나오는데 지 앞에서 우회전하며 나왔다고, 계속 따라붙으며 하이빔켜고 빵빵대고 있었단다.
부산에서 이러는거 한두번도 아니고, 대개는 암쏘리.하고 비상등 좀 켜주면, 그냥 그러다가 자기 갈길 가니까 말았는데,
신호걸려서 차세우려니까 뒤에서 앵앵거리던 놈이 중앙선넘어 부아아아아앙!!!! 추월해서, 끼이이이이익!!!! 소리내며 우리 길막을 하셨단다.

"아이씨. 이거 아까도 그러더만 안전벨트 또 씹혔네."
우리를 길막한 검은 아방이에서 딱 봐도 20대 꼬꼬마가 내리더니, 우리한테 와서는 운전석 문을 맹렬하게 노크한다.

마!!! 니 내리봐라!!!!




우리 김대리는 키가 185다. 
회사만 나가면 어디 먹으러가는 나와 달리, 회사만 나가면 쇳덩이들고 런닝뛰고 수영하고 닭가슴살 씹어먹는 애다.
근데 얼굴은 굉장히 곱상하게 생긴 애라, 일어서지 않으면 사람들이 잘 모른다. 애 몸이 얼마나 벌크업이 되어있는지.

그 팔뚝에...야...기왕 할꺼면 좀 비싼데서 하지...팔뚝에 그거 잉어냐, 수족관에 금붕어냐??? 싶은 그 청년은 얼어붙었다.

지보다 머리하나는 크고, 얼굴은 조막만한데 와이셔츠로 숨길수 없는 어깨가 지 얼굴만한 애가 내리니까 좀 당황스러웠나보다.

"마. 내려보래매? 뭐?"
"아...아뇨...저기...부산초행이신가봐요. 부산에서 그래 운전하면 큰일납니더. 행님."
"누가 니 행님이고? 초중고를 부산에서 나왔다. 장난하나? 그리고 어데 운전 좀 뭐같이 했다고 몇분을 따라댕기나?"
"부산사람이십니꺼??? 슨배님이시네예!!!! 어디 나오셨습니꺼???"

그 청년의 우디르급 태세전환에 웃음보가 빵터지니, 처음부터 말썽이던 렌트카 안전벨트가 톡.하고 풀어졌다.

그 청년은 엎친데덮친격이었을거다.
만만하게 생겨내려보라한 놈은 얼굴만 만만하고 한손으로 내 허리몽둥이를 비틀어버리게 생긴 놈이었고,
안전벨트랑 싸우느라 얼굴을 못보여주다가 이제야 내린 놈은...그냥 더럽게 생긴 놈이니까.

"봐요. 총각. 거 째깐한 차가 앞에 간다고 졸라 만만하게 보고 덤빈 모양인데, 뭐되기싫으면 존말할때 가요. 
나 그 쪽 맞아죽을까봐 말릴려고 내린거니까, 다시는 어디가서 깝치지말고. 야. 너도 그만하고 가자. 바쁘다."
"마, 니 번호봤다. 어디서 나대지마라. 부산좁다."
"네!!! 슨배임!!! 살펴가이소!!!!"

폴더인사도 하고,
공손하기도 하지. 
진작 그랬어야지.




복귀하면 진지하게 건의해야겠다고. 경차렌트하니까 시비털리고, 덩치는 곰같은 사람들이 쫍아죽는다고. 

회사여직원들이 뿅가죽는 얼굴에 그뉵그뉵한 몸매갖춰놓았지만, 밴댕이소갈딱지를 내장한 갭모에쩌는 청년이라 
보셨죠? 안전운전방어운전해봐야 소용이 없어요, 다 공격운전하잖아요. 라며 끊임없이 투덜거렸다. 잠 다 잤다.




답답하니 내가 할란다. 네비나 찍어라.
사장님이 밥사줄께 서면으로 오라길래 내가 운전대잡기로 하고 신항에서 복귀할때는 내가 운전했다.

운전은 흐름이야. 흐름. 먼저 머리들이미는 놈이 이기는거여. 
우리도 아빠정자에서 그렇게 먼저 엄마난자에 머리들이밀어서 태어난 존재아니겠냐.
부산운전자들은 그저 본능에 충실한거야. 너 착상하러갈때 규정속도지키고 깜빡이넣어가면서 수정관통과했냐???

과장님 이과 안가시길 정말 잘했네요. 문과나오셨다고 개똥철학쩌십니다.
내가 수학만 잘했어도 조선시대때 능참봉은 했을거여. 무시하지마. 




나는 그저 바람처럼 흐름을 타고 운전할 뿐인데,
어어어. 과장님과장님 앞차요 앞차. 어머어머어머어머!!!! 브레이크브레이크!!!!!

내가 사내놈을 태운건지, 아가씨를 태운건지...
아가씨였으면 가슴이나 설렜을텐데...
출처 작년 가을, 부산출장길에 있었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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