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단편] 벌레
게시물ID : humorbest_12803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천 : 18
조회수 : 1750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7/18 20:20:35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7/18 13:18:07
옵션
  • 창작글

벌레를 먹는 것만으론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지 못했다. 식량난의 극복을 위한 대안책으로 인류의 소형화를 주장했던 한 학자는 비웃음을 샀었으나 그 후 10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인류는 소형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소형화 정책이 시작되고 100년 후 인류는 과학 기술의 발전을 발판으로 지금의 절반도 되지 않는 형태로 진화되었다

 소형화 정책이 시작되고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이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첫째로, 식량난이 다소 해결되었으며, 둘째, 주택 문제 역시 많이 줄어들었다. 기껏해야 1m가 넘지 않는 인류는 그렇게 크지 않은 집에서 크게 생활 할 수 있었다. 문제점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농사나 각종 몸을 써야 하는 직업은 버튼 하나 누를 정도의 힘만 있으면 충분했고 노동은 기계가 대신했다. 비웃음을 당했던 학자는 역사적인 인물로 후대에 기억되었다.

 [국민 여러분, 지금도 우리는 우리를 작게 하며, 큰 세상을 살기 위해 도약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속에 국회의원은 이렇게 소리치며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또 다른 혁명을 이뤄냈다고 외치고 있었다.

인류는 끊임없이 번식하고 증식해 나아갔다. 하지만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인류는 아직도 한참 더 작아질 수 있었으니까.

 수없이 많은 세월이 지난 뒤, 너무도 많은 과학 기술이 발전해 나아가고 있고 인류는 더 작아졌으며 전 세계의 인류는 수십 배는 불어났지만 소형화된 인류는 아무런 문제없이 살 수 있었다. 점점 더 작아진 인류는 한 톨의 쌀만 있으면 한 끼가 해결될 수준에 이르렀다.

 

역사학자 K씨의 아침 식사 역시 한 톨의 쌀알로 시작되었다. 풍족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니 커다란 칼날이 한 알의 커피의 표면을 갈아 한 톨 만 한 잔에 커피를 채워 넣었다.

 

[여보, 오늘은 언제로 간다고 했죠?]

출근 준비를 하던 K씨의 아내가 물었다.

 

[2000년대쯤이었는데 확실히는 모르겠네.]

 

타임머신의 발명도 그렇게 머지않은 미래에 이루어졌고 역사학자들에 의해 기록되지 않은 과거와 인류의 미싱 링크를 찾아 진화의 지도를 그려내는 일을 하게 되었다. 오늘 K씨가 다녀올 곳은 2000년대의 한국.

 

[정말이지 더럽게 크군.]

2000년대의 인류를 처음 본 K씨는 그 거대함에 놀랐다. 그가 책에서 봤던 대로 그 당시의 인류는 너무도 커다랗기 때문에 지구의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있는 형상이었다. 커다란 몸집과 머리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지적능력 또한 2000년대 인류의 특징이었다. 이 때는 도저히 볼게 없군. 지구에 어울리지 않은 커다란 몸집과 낮은 지능의 인류...그리고.. 라고 K씨가 생각하는 순간이다. 순간 불어오는 풍압에 의해 K씨가 타고 있던 타임머신이 휘청 인다. 뭐지? 태풍인가? 운전대를 감아쥐고 방향을 잡았다.

 



[-]


 

타임머신 위로 축구장만한 손바닥이 떨어져 내렸다.

 


[-모기!]

 

[이거 피 터진거봐. 누군지 엄청 빨렸는데?]

 



2000년대의 지능이 낮은 인간은 손바닥의 펴 다른 인간에게 보여줬고 벌려진 손바닥 위에는 역사학자 K씨가 그의 타임머신과 함께 짓뭉겨져 있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