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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애인입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13010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참붕싸
추천 : 68
조회수 : 2774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8/30 04:36:14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8/29 23: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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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발에 적셔진 노란 오줌. 지난달 중순쯤 소변실수를 이틀만에 세번 연달아 했어요.

저런 표정 해봤자 봐주는거 없다고 노려보는 애기를 장난으로 엉덩이도 두들겨주면서 혼냈어요.

종종 부리던 해꼬지나 말썽이겠거니 하고 목욕시키고 화장실 모래 갈아주고 평소처럼 예뻐했습니다.

계속 고롱거리면서 엉덩이 두둘겨달라고 맹맹거렸어요. 전 얘가 괜찮은 줄 알았어요

7월 말쯤 무기력해지더군요. 다른 고양이도 축 늘어졌었어요. 전 여름이라 더워서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거품토를 한시간만에 두번씩이나 하고, 평소 따뜻했던 귀 끝이 차가워져서

병원에 데려갔더니, 지방간에 황달증상이라고 합니다.

돼지라고 놀렸었거든요. 두 마리가 불규칙하게 돌아다니다 보니 자율급식을 해야했는데

얘가 항상 스스로 취식량을 조절 못하고 사료를 덩어리째로 토하기도 했거든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뒤룩뒤룩 뚱뚱해졌고, 애교넘치게 바닥도 뒹굴었으니까요.

그래서 당연히 잘 먹고 있었을 거라고 신경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방간이라니요.

분홍빛이 감돌면서 새하얗던 아기가 지금은 오줌색과 황달기운으로 꼬질꼬질한 노란빛만 가득해요.

그렇게 좋아하던 사료 한달 넘도록 입에 데질 않아서 습식을 입천장에 발라주기만 했습니다.

그 마저도 그제부터는 밀어내려는 움직임조차 하지 않아 입천장에 붙어있던 음식물이 입밖으로 툭툭 떨어져버리네요.

슬슬 마음의 준비를 끝마쳐야 하나봐요.

네 다리로 서있질 못해서 자꾸 주저않고 구석지에 숨어들어가고만 있어요.

사실 알아요. 뭐라고 포장을 해도 이상징후를 목격하고도 넘겨짚었던 제 안일한 태도가 문제였던 거

이미 아팠을지도 몰랐던 애를 대수롭잖게 목욕시키고 혼내고 신경쓰지 않았던 제 잘못이 가장 크다는 거.

최선을 다해서 예뻐해주지 못한게 미안합니다.

돈 때문에 모자라게 해줘서 희망조차 잡을 수 없었던게 죄악입니다.

힘없이 주저앉는 모습이 떠올라서 식구들 눈 피해서 눈물흘리고 슬퍼하다가

슬픔이랑 죄책감이 하염없이 터지고 말아서

표현하고싶다는 욕심에 글 남기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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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약을 먹였더니 잔뜩 삐쳐서 의자 다리에 눈을 가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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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하얀 돼지 시절 카페트 위를 저렇게 굴렀어요. 당연히 먼지도 많이 뭍었었죠. 꼬질꼬질한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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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드가 별로 맘에 들진 않았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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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까지 뺏어놓고 지 잔다고 불까지 끄래요. 못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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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던 중. 집중도 해야하고 까만 바지라서 무릎위에 안 올리려고 했는데 이 자세가 그렇게 편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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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세도 귀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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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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