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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없는 긴 글 가이드라인] 당신이 놓친 <아수라>장 (단점편)
게시물ID : humorbest_13164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36
조회수 : 5297회
댓글수 : 2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10/04 01:54:54
원본글 작성시간 : 2016/10/03 16:34:20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ovie&no=62077&s_no=62077&kind=search&search_table_name=movie&page=2&keyfield=subject&keyword=%EC%95%84%EC%88%98%EB%9D%BC

 

지난 글 : [스포 있는 긴 글 가이드라인] 당신이 놓친 <아수라>장 (장점편)

 

 

 

지난 주 아수라를 보고 와서 여러분께 <아수라>의 장점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위의 링크는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됐습니다.


만일 스포일러가 없이 <아수라>를 즐기고 싶으시다면 이 글만 읽어주세요.


최대한 가이드만 언급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래도 싫다는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




먼저 지난 번에 언급했던 영화 <아수라>의 장점을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1. 김성수 감독의 지난 작품의 철학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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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 <비트>, <태양은 없다>, <아수라> 모두 '죄 = 죗값' 을 반드시 치뤄야 한다.
 (ㄴ) 그게 주인공이든, 서브 캐릭터든 관계 없다.
 (ㄷ) 한 번 더러워진 몸은 아무리 스스로 깨끗해져야 함을 인지해도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






2. 카메라 앵글을 통한 먹이사슬 변화를 통해 보여주는 '폭력 부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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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 인간은 누구나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 할 존재. 그러니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ㄴ) 권력, 약점이란 것을 통해 그 위치를 흔드는 것은 부당하다.
 (ㄷ) 그것이 선을 위한 것이든, 악을 위한 것이든. 
      동등한 위치를 흔드는 자는 모두 그 힘을 개인을 위해 사용하는 오류를 범한다.
 (ㄹ) 결국 폭력은 선이 악으로 변하거나, 악이 더한 악으로 변하는 빌미를 제공한다.
 (ㅁ) 폭력은 물리적인 것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우리 세상에 존재한다.
 (ㅂ) 그렇기 때문에 폭력 앞에선 그 누구도 응원할 수 없다. 그게 주인공라 할지라도..
 (ㅅ) 왜냐하면 폭력은, 그와 동등한 죄값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ㅇ) 폭력을 한 번 행한 자에게 '개과천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ㅈ) 왜냐하면 '(ㄹ)'에서 말한 것처럼 결국 다시 악으로 돌아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ㅊ) 동등함이 깨진 거래를 받아들이는 행위는 곧 타인의 '충견(忠犬)'이 되는 지름길이다.




3. 누군가 선택지를 제시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선택을 하는 것은 너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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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 부정을 선택했을 때 과하든 과하지 않든, 행동과 행동의 결과를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마라.
 (ㄴ) 너는 그것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ㄷ) 선택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잘 나갈 땐, '나를 위해' 라고 말하며 상황을 즐긴다. 
      맞아도, 사람을 죽여도 그 상황을 즐긴다.
 (ㄹ) 반면 문제가 생기면 '너 때문에'라며 핑계를 댄다. 맞았기 때문에,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ㅁ) 그러니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한다고 해도, 그 상황 속에서 그런 이상한 표정을 지을 필요는 없다.
 (ㅂ) 넌 그렇게 안 해도 되는데 그걸 했잖아.
 (ㅅ) 네가 싫다는 것을 싫다고 말할 땐, 때론 너의 모든 것을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ㅇ) 그렇지 않으면 너는 '악'이라는 먹물이 너의 몸에 튀어 조금씩 악에 물들게 될 것이다.
 (ㅈ) 그래서 방관자 역시 문제가 있다. 그게 아이든, 여자든, 노인이든. 결국 모두 다 '악인'이다.
 




4. 위에 말한 1번 ,2번 ,3번에 모두 포함되는 사람들은 <아수라>에 들어와도 빠져나갈 생각하지 말아라. 그리고 인생 착하게 살아라. 한 번 뿐인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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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 당신의 최측근이 '악당처럼 살지마' 라고 말하면 되도록이면 거기서 멈춰라.
 (ㄴ) 그 메시지는 당신의 삶 앞에 펼쳐진 절망의 늪에서 그나마 빠져나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ㄷ) 물론 당신의 몸엔 늪의 진흙이 온 몸에 묻어 있겠지만 말이다.
 (ㄹ) 때론 당신의 최측근이 말은 본인이 선택하고 있는 것을 냉정하게 평가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ㅁ) 이와 같은 전개는 <비트>, <태양은 없다> 에서도 언급이 된 부분이다.
 




위에 언급한 부분이 바로 영화 <아수라>를 봄에 있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궁금증이 생깁니다.


"왜 너는 저런 걸 느꼈는데 나는 못 느꼈지?"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아수라>가 왜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인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영화 <아수라>의 단점.




* 왜 <아수라>는 호불호가 강한 영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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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의 호불호는 잔인함이나 전개의 부실함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수라>의 호불호는 최근 영화들의 구연방식을 따라가지 않는 것.


이게 가장 큰 호불호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래에 나온, 흔히 블록버스터들의 특징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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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은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하여 현재 이번 달 마지막 주에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수 많은 영화를 양성해 냈습니다.





마블이 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개봉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미 대한민국에서 영화를 보는 주류는 '마블식 영화'에 빠져버렸습니다.


이게 무슨말이냐면 영화를 보는 눈이 완전히 '마블식 영화'로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제가 이걸 아는데, 마블 관계자들이나 영화판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잘 알까요??




* 글이 너무 길다 싶으시면 '(ㄹ)'부터 보세요. <아수라> 포스터가 보이면 거기가 '(ㄹ)'입니다.*





(ㄱ) 왜 닥터스트레인지는 한국에서 먼저 개봉하는가?




티켓파워로 보면, '전세계 < 중국' 입니다.

너무도 잘 아시겠지만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의 전세계 흥행지수보다 중국의 흥행지수가 더 높다는 사실이요.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중국에 먼저 개봉을 하는 게 맞겠죠.

하지만, 이상하게 마블은 언젠가부터 '한국 최초개봉'을 합니다.

또한 스타들의 방한에도 많은 심여를 기울입니다.

물론, 행사관계자들이 일을 잘 못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많이 있긴 하지만 꾸준히 한국을 찾습니다.

그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곘지만, 저는 한국 사람들의 영화보는 눈. 관점이 '마블식'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우리는 어떤 영화를 좋아했나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아래 영화들을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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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천만 관객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천만 관객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 당시에는 분명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로 자라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나온 비슷한 느낌을 주는 영화들이 모두 실패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덕혜옹주>를 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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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덕혜옹주가 2016년이 아니라 2014년 쯤에 나왔다면 분명 1000만 관객을 넘었을 거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신파 코드



국제시장은 2014년에 개봉했습니다.



7번방은 2013년에 1월에 개봉했고요.







2013년에 개봉한 마블 영화가 그럼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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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전 해인 2012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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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벤져스1>이 개봉했습니다.


사실 이런 영화들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은 관객몰이를 했었죠.


<어벤져스1>이 개봉한 이후 4년이 지났습니다.


대학생은 사회인이 됐고


고등학생은 대학생


중학생은 고등학생 및 대학생


초등학생들도 중고등학생이 된 경우도 많습니다.



이 말은 뭐냐면 2008년 <아이언맨 1>부터 시작하여 2016년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8년이라는 시간을 마블영화와 보낸 젊은 층이 모두 소비의 중심에 들어선 것입니다.


약 10년이 지나면서 과거 소비의 중심이 없던 초등학생, 유치원생까지 이제는 소비의 중심으로 들어왔다는 것이죠.


그런 사람들이 친구, 연인, 심지어 자녀의 손을 잡고 마블 영화를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큰 문화적 혁명이 발생합니다.



그것은 '영화 = 문화' 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과거 스트레스를 풀거나 재미만을 찾던 관객층이 줄어 들고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내 삶에 힐링을 줄 수 있는, 내 삶에 도움이 되는, 내가 몰랐던 것을 알 수 있는.


재미와 볼거리라는 기본 코드 + 아름답고, 예술적이고, 환상적인. 시대를 말해주는, 시대를 비판하는


등의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한국관객의 이와 같은 시선을 깨운 회사가 바로 '마블 스튜디오'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디즈니를 말하지 않는 이유는 

과거 2D를 고집하던 디즈니가 3D애니메이션 <라푼젤>을 개봉했던 이유와 유사합니다.

픽사를 인수하고도 2D를 지향했었죠.

저는 이게 2D를 지향하던 디즈니의 고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흐름을 이해하고 이를 풀어내기 시작했는데 그 시작이 <라푼젤>입니다.

참고로 마블 합병이 2009년이고 픽사는 2006년입니다.

<라푼젤>은 2011년 개봉했습니다.

하지만 <라푼젤> 속에는 현 디즈니의 철학이 완벽하게 담겨있진 않습니다.



디즈니의 철학을 겉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건 <겨울왕국>과 <주먹왕 랄프>입니다.

동성평등,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 그리고 동성의 화합 등에 관한 것도 있지만 

근본적인 질문 '나는 누구인가?'

이게 짙게 묻어난 작품은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이 시작입니다.



그 전까지 삽질만 하던 디즈니에 변화가 일었는데 

그 시작이 '픽사'라 생각하고요.

굳히기는 '마블'

외부적 요인은 '드림웍스'라 생각합니다.



(ㄴ) 무슨 힘으로 마블 스튜디오가? 어떤 방식으로 한국 관객의 눈을 바꿨는가?





저는, 2016년에 <명량>이 개봉하면 절대 어떤 수를 써도 1000만 관객 못 넘을 거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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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국뽕'과 '고증'이 있습니다.


일부 영화 좀 본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정말 역사를 제대로 아는 지식인들은 찬성하고,


일반 대중들은 '국뽕, 고증'에 대해 반대를 많이 했습니다.


허나, 지금은 1000만 못 넘을 거라 저는 봅니다.




실제로 이 당시 함께 개봉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보고 싶다는 원성이 엄청 높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고 싶다는 염원이라 말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 싶은 염원이 가득했던 것이었죠.




대표적으로 현재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가 있습니다.



<암살>, <밀정>  vs  <덕혜옹주>


<국제시장> 역시 과거를 미화했다는 오명을 벗진 못했지만 1000만 관객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2016년에 개봉한다면??


승승장구 배우 황정민의 이름에 낙인이 찍는 영화가 될 거라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은 영화를 볼 때



1. 기본적으로 스토리가 탄탄한가?

2. 캐릭터에 몰입이 되는가?

3. 고증이나 개연성이 잘 이뤄졌는가?

4. 재미 있는가?

[+ @] 5. 영화를 본 뒤 여운이 있는가?



이런 시선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사실 과거부터 서서히 진행됐습니다.





이 아저씨가 그 형태를 만들어 나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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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가 그걸 완벽하게 정착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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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이 관객들 사이에서 대중성을 띤 게 <아이언맨 3>


그러면서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에서 정점을 찍고, 


현재까지 그대로 순항 중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ㄷ) 한국 관객이 영화를 보는 시선이 어느 정도까지 진화했는가?




저는 과거 영화를 흥행시키기 위해 감독이 행했던 것들이 이제 거의 완벽하게 배제됐다고 봅니다.


'국뽕', '신파', '화려한 볼거리(트랜스포머4, 배트맨 대 슈퍼맨, 워크래프트)' 등을 보지 않는 영화시장이 만들어 졌습니다.




나랏님과 내 지난 시절을 말한다는 이유로 영화를 보지 않습니다.


불쌍한 사람들이 나온다는 이유로 영화를 보지 않습니다.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준다 해도 그 영화를 보지 않습니다.



심지어 <귀향>이 개연성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귀향>은 국뽕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연성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있었죠.




즉 억지로 뭔가 껴맞추며 만들어내는 영화가 이제 관객의 시선을 잡지 못하는 시장이 형성됐다는 뜻입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영화의 완성도를 알리고, 영화의 내용을 탐색하는 일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그랜드 부다 페스트호텔>, <캐롤>, <아메리칸 스나이퍼> 등의 영화가 흥행한 것이 대표적 예라 말하고 싶습니다.


여기에 국뽕을 덧붙이면 봉준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의 세계적 활약도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이동진씨와 김경식씨가 이와 같은 문화를 잘 다졌다고 봅니다.


즉 대한민국은 '영화 = 문화' 로 받아들이는 시장이 형성됐습니다.


그로 인해 관객의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마블'이 이게 주특기입니다.



제가 감히 말씀드립니다.


'마블 스튜디오'는 할리우드 영화시장의 판도를 확정적으로 고정시킨 업체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때문에 수준이 엄청나게 올라갔습니다.


이 때 같이 개봉한 영화가 <아이언맨1> 입니다.


사실 이 때 토니스타크는 약간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거만한 돈 많고 재밌는 플레이보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모습은 <아이언맨2> 까지 진행됐죠.



허나, 어벤져스1을 지나며 <아이먼맨3>에 다다랐을 때 토니 스타크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됩니다.

'나는 누구이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타인도 잘 살 수 있는가?'


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울트론'


캐릭터가 더 입체적으로 변했습니다.


허나 이와 함께 '자신의 삶에 대한 철학'을 고민하는 캐릭터가 나타났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저>에서 나오는 캡틴 역시 '자신의 삶에 대한 철학'을 고민했습니다.


새로 나온 DC의 <맨 오브 스틸> 역시.


과거  악당을 잡으며 권선징악을 행하던 슈퍼맨의 모습이 아닌 '왜 나는 다른 존재인가?' 를 생각하는 철학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 시작을 정착시킨 게 바로 '마블 스튜디오' 입니다.


이미 만화로 1932년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입체적 캐릭터를 만들어 왔기 때문에 


그들의 전공법이라 볼 수 있고 이걸 영화에 녹여내기 시작했는데 그게 대박이 난 것이죠.



<울버린>시리즈가 망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엄청 고뇌하는 것 같이 보여줬는데 

정작 <울버린> 시리즈에서는 사건에 휘말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사건만 해결하는 캐릭터가 됐으니..


이런 설정 오류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도 나타납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걱정하는 피터파커의 모습이 


2002년 개봉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서는 잘 나타났는데

2012년 리부트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캐릭터와 상황은 맞췄지만 고뇌가 보이지 않아 큰 실망감을 안겨줬습니다.


피터파커 = 스스로에게 고뇌하는 찌질한 정의의 수호자


이런 이미지를 국내팬은 많이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가족관계에 대해서만 고뇌하는 쾌활한 수다쟁이 피터파커는 이상하게 보이죠.



KBS에서 틀어줬던 <스파이더맨 TAS>에서도 피터파커가 오히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피터파커에 가까워요.


하지만 그 애니메이션에서도 '스스로에 대한 고뇌'가 많이 들어가 있었죠.










(ㄹ) 이러한 상황이 <아수라>를 보고 재미없게 생각한 이유와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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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대중들은 이제 이런 영화를 원합니다.


1. 기본적으로 스토리가 탄탄한가?

2. 캐릭터에 몰입이 되는가?

3. 고증이나 개연성이 잘 이뤄졌는가?

4. 재미 있는가?

[+ @] 5. 영화를 본 뒤 여운이 있는가? 


물론 <아수라>에 이런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너무 꽁꽁 숨겨놨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 볼 수 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는 캐릭터의 성격, 스스로 생각하는 문제, 힘든 사황, 철학, 고통 등의 문제를 

스토리와 같이 너무도 쉽고 빠르게 보여줍니다.


즉 '마블'은 관객이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있으면 직빵으로 그 캐릭터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마블'이 이걸 해내려고 <아이언맨1>부터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다 따로 만들어낸 것이죠.


이는 과거 디즈니의 행보와 유사합니다.


미키 마우스, 도날드덕, 구피 등의 캐릭터에 대한 에피소드를 다 각개격파로 만들었고 나중에 다 같이 모이는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또 다 따로따로 나오는 애니메이션도 만들었죠.


이는 관객의 뇌 속에 캐릭터를 심어버리는 아주 좋은 마케팅입니다.


마음이 급한 DC와 워너가 이걸 어설프게 따라했다가 폭망을 했죠.



자, '마블'이 누구 껀가요?
 
'디즈니' 껍니다.


그럼 최근 디즈니의 순수 창작 애니메이션이 뭐가 나왔나요?



<라푼젤>, <겨울왕국>, <주토피아>, <인사이드 아웃>. <주먹왕 랄프>


캐릭터 생각나시나요?


<라푼젤>부터 시작된 <주토피아>까지.

창작 애니메이션 (그래서 <빅히어로>는 뺌)에는 모두 같은 질문을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엘사도 말하죠.

'난 누구지? 난 왜 이런 저주받은 능력을 가졌지?'
 

자신의 단점이 장점이라고 인지하면서 뭘 부릅니까?


Let it go.

하지만 부족한 게 있다.




<라푼젤>

스스로 세상에 나가면서 자기가 누군지 찾죠?

주인공 도둑도 마찬가지죠?

그런 여정 속에서 부족한 게 있다.



<주토피아>

토끼지만 나의 단점은 곧 장점.

모두가 놀리는 토끼지만 나는 경찰이 될 수 있어.

하지만 부족한 게 있다.


<주먹왕 랄프>


왜 나는 부시는 일만 하지?

내가 뭔데?

나는 이걸 극복하기 위해 메달을 찾을거야.

메달을 찾았는데 뭔가 부족한 게 있다.



이 부족함을 채우는 이야기를 말한 게 바로 <인사이드 아웃>

슬픔이와 기쁨이의 협력을 통해 나타난 무지개 구슬.



디즈니, 마블만 그러냐?



드림웍스

<쿵푸팬더 3>

드래곤 워리어가 되고 싶어서 됐고 또 일도 처리했는데 진짜 강력한 힘을 가진 악당을 못 이겨.

그리고 나는 팬더인데 왜 우리 아빠가 오리지?


나는 팬더였고 팬더들이 사는 곳에 도착.

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할 줄 몰라.


악당은 온대.

어쩌지? 내가 사람들에게 쿵푸를 가르쳐? 그건 안돼.


나는 누구지. 저 팬더들은 누구지?


아하!!!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픽사는 이미 예전부터 했고 <토이스토리 3>통해 정점을 찍습니다.

장난감이라는 게 잘하는 게 뭔가?

그게 필요한 사람이 누군가?

장난감들의 정체성 알게 된 남자 주인공이 버리지 않고 어린 소녀에게 건네주잖아요.

처음에는 자기가 좋아했던, 많이 가지고 놀았던 것만 챙겼는데 나중에 다 같이 어린 소녀에게 주잖아요.

그러면서 발생되는 이별을 받아들이는 법에 대한 고찰





이게 현 할리우드가 지향합니다.


스토리 속에 녹입니다.


정보, 지식 없이도 스토리를 보고 알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아마 북미, 유럽 사람들은 이런 해석 없이도 다 이해했을 걸요?


왜냐하면 걔들은 토론, 철학, 인문학, 논술 수업이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기초수업으로 깔려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미 1930년대부터 마블과 DC는 해왔던 것입니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개연성이 부족한 <아수라> 라는 영화는 당연히 관객의 외면을 받죠.


당연히 호불호가 갈리죠.


떠먹여주는 철학책이 있는데 영화 속에 꽁꽁 숨겨놓은 걸 누가 좋아할까요?


거기다 한국 관객이 이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연성'


<아수라>는 개연성을 억지로 끌고 갑니다.




(ㅁ) 개연성에서 한계를 보여준 <아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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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수라>에서 이 장면이 엄청 중요합니다.

어떤 영상을 보면 '입체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한도경(정우성)'에게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만,

저는 일반 대중이 바라볼 때 개연성이 가장 아쉽습니다.


저 장면에서 후반부로 넘어가고.

이와 함께 지금까지 아수라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한도경(정우성)이 본인의 색을 내비추는 결정적 한 방이 나옵니다.


그런데 전반부터 중반부까지 끌고오던 그 실타래를 너무도 쉽게 풀어버립니다.


이 점이 굉장히 아쉽습니다.


말은 됩니다.


하지만 지금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여주는 개연성.


A가 있었는데 B랑 문제가 생겨서 C가 화가 났다. 그런데 과거를 보니 A랑 C는 무슨 일이 있었고 어쩌구 저쩌구...

이런 방식으로 계속 관계를 엮어 나가는 스토리를 지향합니다.




그런데 <아수라>에서는

A랑 B랑 문제가 생겨서 C가 화가 났다. 그런데 그건 '00' 때문이지.

하고 끝냅니다.



즉 개연성은 분명 있는데 그걸 시행하기 위한 명분이 너무 부족하거나 우연치 않게 나타나는 것.

으로 포장합니다.



이는 마치 막장 드라마와 유사합니다.


우연치 않게 그게 거기 있었다.

우연치 않게 거기 내가 있었다.



이런 건 이미 관객들에게서 외면받은 전개방식입니다.




그 사람에게 투영하여 영화를 보는 관객이 많아졌는데, 

이런 개연성을 보여주면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를 끝까지 보는 힘은 줄 수 있지만

영화를 통해 뭔가를 느끼고 싶은 관객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지는 못합니다.


마블, 디즈니, 드림웍스, 픽사, 그리고 <그랜드 부다 페스트호털>, <시카리오;암살자들의 도시>,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크리스토퍼놀란의 <배트맨>시리즈, <그래비티>, <인셉션>, <인터스텔라>, <마션>


한국에서 흥행한 모든 영화들은 개연성이 엄청 탄탄합니다.


<마션>에서 갑자기 중국이 등장한 것으로 엄청난 싸움이 일어난 거 아시죠?


원작에도 있다, 그래도 이상하다 등의 이유를 대면서 엄청나게 싸웠습니다.


이게 지금 대한민국 관객이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얇팍한 우연을 가장한 개연성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대중은 당연히 외면합니다.






(ㅂ) <아수라>는 이 외에도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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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는 이 외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본 분들 대다수가 말하고 저 역시 지난 '장점 리뷰'에서 아래와 같이 언급했습니다.


1. 과거 홍콩 느와르를 느끼고 싶은데 권선징악 스토리에 질리신 분
2. <달콤한 인생>의 느낌을 다시 느껴보고 싶은 분
3. <황해>의 느낌을 다시 느껴보고 싶은 분

이 세 가지를 만족하신다면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단,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느끼고 싶은' 입니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영화를 보면서 '아, 저거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온다' 라는 걸 지울 수 없었습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달려가면서 외국인들과의 대립, 외국인을 부르는 장면.

그리고 이를 통해 나타난 극악무도한 장면과 잔인함의 수위는 <황해>나 <신세계>를 연상시켰습니다.

영화 <황해>를 보면서 느꼈던 불편함과 잔인함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외국인들이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은 <신세계>에서 본 장면과 유사해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느낌은 <달콤한 인생>처럼 느껴졌습니다.

느와르라는 장르로 인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남자가 배신을 당하면서 악의 구렁에 빠지고 그 곳을 나오기 위해 발버둥치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 밑으로 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이를 뛰어 넘어 나를 괴롭힌 자와 대등한 위치에 선다는 것.


분명 스토리는 다른데.

풍기는 느낌이 영화가 다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올 때 <달콤한 인생>을 보고 느꼈던 그 느낌이 떠올라


한편으로는 

'한국 느와르에서 정말 잘 만들었다는 <달콤한 인생>의 느낌이 드니 굉장한 작품이다. '

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수라>가 좀 더 다른 느낌을 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왜냐하면 <신세계>를 봤을 때는 <달콤한 인생>이 생각 안 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를 보면서 영화 설정 때문에 <무간도>가 생각났지만 그 느낌이 나타나진 않았습니다.



때문에 제가 본 <아수라>는 고유의 색이 없는 통상적 느와르 영화.

그 수위가 조금 잔인한 영화


이렇게 평가가 됩니다.



저는 이런 부분이 일반 관객들에게도 많이 적용됐다고 봅니다.



(ㅇ) 결론


영화가 꼭 현 트렌드를 꼭 따라갈일은 없습니다.

이런 작품들도 나와야합니다.

또 단순히 웃기기만 한 <럭키> 같은 영화도 나오는 게 맞죠.

아직 보진 못했습니다만 이런 영화들도 나와야 다양성이 개척되죠.


제 개인적 관점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아수라>는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과거 제가 <달콤한 인생>을 보고 난 뒤 실망감을 금치 못했는데,

근래에 다시 보니 영화가 굉장히 잘 만들어졌더라고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수라는>는 

현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편안하게 영화의 주제와 철학을 겉으로 확 드러내고 이를 통해 여운을 남기는 

그런 영화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를 쓰는 방법 
동차 추격전 
느와르라는 장르가 풍기는 수컷냄새 

그리고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염세주의를 넘어 멸균을 꿈꾸는 사회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 
(eg. 김영란법)


이런 것들이 현시대와 바라봤을 때 너무도 좋았던 작품으로 저는 기억됩니다.


계속 언급하지만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느꼈던 '여운'을 주는 영화는 분명 아닙니다.

그래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또한 결정적 장면에서 '우연'을 통해 내용을 급반전 시키는 건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는 것 맞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우리의 현 사회와 함께 비교하여 영화 <아수라>를 바라본다면..

분명 <아수라>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너무도 제대로 비꼰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를 살아가라는 감독의 메시지는,

<비트>부터 <아수라>까지 이어온 김성수 감독의 철학.

미르재단, K스포츠부터 시작하여 

대기업 인사채용, 촌지, 그리고 김영란법 반대 등등


이런 대한민국의 그림자를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라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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