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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은 유토피아를 찾으러 가는게 아닙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13288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eptember
추천 : 50
조회수 : 3837회
댓글수 : 4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10/31 12:08:47
원본글 작성시간 : 2016/10/30 05:01:04

저는 캐나다이민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민게를 자주 보는데요. 최근에 여러 글들을 보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서 써보려 합니다.

저는 언어도 직업도 확실하지 않은상태에서 막연히 누가 거기서 잘산다더라 해서 이민 꿈꾸는 그런 naive한 경우는 아니에요. 자랑은 아니지만 지금껏 살며 공부하며 영어때문에 힘들어본 적은 없구요.  IT직렬 석사학위 마치는 대로 경력 쌓고 기술 이민 준비를 시작할겁니다. 솔직히 저 정도면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부족하지 않게 살 수 있을거에요. 그럼에도 저는 꼭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합니다.


 

제가 이민을 결심한 이유가 뭘까요?


저는 키워드를 꼽습니다.


한국은 정의  없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철학을 공부한적이 없어 '정의'의 정확한 의미는 모릅니다. 그러나  가치관에서의 정의는 심플합니다. 정치인이 수백억대 비리 해먹었으면 재산 환수하고 징역 살고, 아동성폭력범  5년 10 아니라  무기징역은 받고, 300명이 바닷속에 수장되었으면 책임자들은 처벌 받고. 이렇게 나쁜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루는 저는 그게 가장 기본적인 정의라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히 형사적 처벌을 떠나서 더 넓게 생각해보면요. 한국에서 터럭한끝이라도 부패하지 않은 곳이 없어요. 해외석학 누가 말했듯 한국은 부패가 일상화된 나라입니다. 아파트 부녀회장, 대학교 총학생회장마저 어떻게 조금이라도 못해먹어서 안달인 나라잖아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그게 정의의 부재때문이라고 보거든요.


꿈이 없는 사회라는 다들 해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득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죽도록 일해봐야 근근이 입에 풀칠하며 살고, 선진국에선 당연한 저녁이 있는 삶이 여기선 너무도 힘들고, 3포세대에 88만원세대, 평생을 일해도 내집 한채 장만하기 어렵고, 노인자살률 청소년자살률1위...  정권이 바뀌면 나아질까요? 저는 상당히 비관적입니다. 또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을 떠나서 20 청년으로서 나라에서 도저히 꿈과 희망을 찾기 어렵습니다웃긴건,  현실이 팍팍해도 나아질 희망이 있으면 참고 견딜 있어요. 근데 여기서 어떻게 좋아질 거라는 희망이 전혀 보이질 않네요.

 

근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정의와 꿈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정도면 정의롭고 희망찬 나라라고 생각하실수도있구요.  그 분들에겐 우리나라가 아직 살만한거죠.  그건 개개인의 가치관 차이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따질 없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삶에 있어 정의와 꿈을 몹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고 정의와 꿈이 있는 환경에서 살아갈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이유로 이민을 꿈꾸시는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기 때문에 이민을 고민하고 계신게 아닐런지요.

 

지구상에 유토피아, 완벽한 나라는 없다는 모를 만큼 순진한 사람이 있을까요? 어느 사회에나 어떤 형태로든 부조리는 항상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선진국에서도 부잣집 아들내미는 부자병에 걸려서 음주운전으로 네명을 치여죽여도 뻔뻔하게 잘 사는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은 한국보다 전반적으로 훨씬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한국에선 돈만 있으면 법을 초월하잖아요. 없는집 아들들은 군대에서 지뢰로 발목이 날아가고 죽어도 돈있는집 아들들은 군대도 안갈수있고, 얼토당토 않는 이유로 비행기를 돌려도 법정에서 눈물만 흘리면 쨘 풀려나고, 대기업 회장님들은 검찰조사만 받으면 앰뷸런스 타고 병상에 드러누워서 오시잖아요. 70억 횡령보다 마트에서 라면 훔치는게 더 큰 죄인 나라입니다. 그래도 되는 나라에요 이나라는. 솔직히 미국, 캐나다, 호주 선진국이라고 해도 저런 일들이 없진 않겠죠. 서브프라임모기지때 결국 금융권에서 책임진 사람 하나 없이 피해자만 덩그러니 남는거 보면 여기나 거기나 있는사람 위주로 사회가 돌아가는건 똑같아요. 근데 한국처럼 부패, 부조리, 비정의가 만연하고 일상화되어있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또 어떤게 있을까요. 내가 자국민일땐 느끼지 못했던 이민자, 외국인으로서 받을 차별도 있을겁니다. 언어, 문화의 차이 분명히 있겠죠. 거기서 오는 괴리감, 외로움 생각했던 이상으로 이민자로서의 삶이 훨씬 힘들거라는 것도 알고 있고요. 그러나 모든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지금 현재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그곳에서의 미래가 훨씬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겁니. 왜냐면 한국과는 다르게 이민가고자 하는 나라들은 최소한의 상식과 최소한의 정의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생각해보면 한국사람이 살기엔 한국땅이 최고에요. 언어, 문화, 음식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여기에 있는걸요. 그런데 그걸 버리고서라도 이민을 가고 싶다는 거죠. 제겐 한국이 너무나 암담한 현실이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는 이런 나라에서 제 자식을 낳아 기르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습니다. 근데 막연하게 어디로 이민 갈거야~ 정도가 아니라 이민을 진지하게 구체적으로 생각할 정도면 저런 생각 한번 해봤을까요? 정말로 이민을 진지하게 고려하시는 분들이라면 수십번 수백번 머리 싸매고 고민한 후에  내린 결론일거란 말입니다.

 

자꾸 이민게시판에서 선진국으로 이민 가려한다, 이민 어떻게 살고있다 라는 글에 댓글로 훈수 두듯 여기나 거기나ㅋ 선진국이라고 좋은게 아닌데 모르는구나? 하는 듯한 댓글들이 자주 보이는데요. 물 각자의 처지가 다르니 현실을 느끼는 것도 다르겠죠. 그러나 마치 우매한 민중을 계몽시키는듯한 뉘앙스의 댓글에는 기분이 언짢아지는게 사실이에요. 먼저 이민 가신 분들의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은 정말 유익한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생 일대의 큰 고민을 충분히 오랜기간 심사숙고해서 내린 사람을 바보취급하는 댓글들을 볼 때면 정말로 눈살이 찌푸려질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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