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에 이제 막 시작했다고 무자본 덱 추천글을 작성 했지만
그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완전히 접어 버렸는데
그 이유가 있었다.
이것을 말함에 앞서 하스스톤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얘기를 해야겠다.
그것은 10월 중순쯤 주말.
친구 한명과 그저 시간을 떼우려고 들어간 피시방에서 나와 친구 모두 할 게임이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서로 해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던 카드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것이 하스스톤이었다.
서로 막 듀토리얼만 깨놓고서는 귀찮음 때문에 다른 퀘스트를 깨지 않았다 때문에, 마법사 직업만 하게 되었다.
그리고 서로 1:1 대결만을 하였다. 나는 게임을 잘 못하는데 이 친구는 수준이 달랐다.
수십여판 동안에 나는 이 친구에게 승률 90프로를 점유했는데 승부욕이 엄청난 이 친구는 소위 나를 바를 때까지
가지를 않는 것이었다. 이젠 우리가 무엇을 하기 위해 이 피같은 주말에 만났는지도 까먹을 정도였다.
친구가 말했다.
"내기 할래?"
내가 말했다.
"뭐 걸려고?"
"세상을 걸자. 이 세상의 주인이 되자!" (실제로 한말)
"그러자!"
그렇게 세상의 주인이 된 나는 다음 내기는 무엇을 걸 것인지 물어보았다.
"우주를 걸자. 우주의 지배자가 되자!" (실제로 한말)
마치 창조신이 된 듯한 나는 집에 가기를 원했다.
"아, 한판만 더 하자"
"이젠 더 가질 것도 없다"
"자존심을 건다. 막판 하자"
나는 해맑게 대답했다
"구랭!"
나는 그렇게 써야 할 곳이 이 놈을 야루는 것 밖에는 없을 것 같은 친구의 자존심을 획득 했다.
"막판 하자"
"아까도 막판이래매"
"시X 남자의 마지막 자존심을 건다! 하자!"
그렇게 나는 또 다시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시X 남자의 마지막 자존심도 획득 했다.
"야 내 엄청 근성 있지 않나?"
"그렇게 져도 또 붙자는 거 보면 그렇네. 나 같으면 이 게임 접어삘 듯"
"그래 근성있재?"
"ㅇㅇ"
"이번엔 근성을 건다. 진짜 막판이다"
그것조차도 막판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아마 이미 밖은 여명이 밝아왔음을 느끼고 그렇게 원래의 약속은 까맣게 잊고 헤어졌다
다음날 나는 집에서 겨우 몇판을 했을 뿐인데 100승을 축하 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 후로 약 일주일 뒤...
그 친구의 재대결에서 나는 연이은 수패를 하며 창조신이 아닌가 싶었던 나는 다시 일개 닝겐이 되어버렸고
그 친구는 날 이기기 위해 그동안 매일 5시간씩 하스스톤만 했다고 했다.
그 친구의 덱은 겉핥기식 크툰 덱 이었다. (직업은 여전히 마법사. 마법사가 기본덱이 쎈 듯)
그리고 나는 이 게임을 접어버렸다.
연패를 당한 나에게 그 친구의 야루는 방식은 게임을 접게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