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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의 입장에서 본 캐나다의 자녀교육
게시물ID : humorbest_13825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드군
추천 : 24
조회수 : 3456회
댓글수 : 1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2/16 00:47:09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2/15 06: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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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의 입장에서 본 캐나다의 인종차별/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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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번에 제 입장에서 바라본 인종차별/이민에 대해서 썼었는데요, 오늘은 이민생활의 자녀교육에 대해서 자녀의 입장으로 한번 써보려 합니다. 조금 주관적인 의견이 저번보다 많은것 같네요.

1. 유학
이민에 관련해서 쓴다고 했지만, 유학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제가 어릴때부터 느껴온것이지만.. 자녀가 혼자 오는 조기유학은 반대하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스스로 오지 않는 경우에는 너무나도 방해되는 요소가 많아요. "Set up for failure"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패할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는다는 뜻이죠. "대부분"이라고 쓰긴 했지만 저는 실제로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돌아간 경우를 제가 캐나다에 온 이후로 본적이 없습니다.  그냥 있겠지 하고 추측할뿐입니다.
하지만 이건 아이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동안 익숙해져 있던 사회에서 갑자기 전혀 다른 세상에 던져져서. 의지할, 이끌어줄 부모님도 없고 (가디언이 자기 아들딸도 아닌데 어떻게 해줄거라고 기대하진 마세요) 언어도 통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학교에 한국아이들이 있으면 그런애들이랑 놀다가 수업시간엔 못알아들어서 멍때리고 이러다 술담배만 배워서 돌아가는거죠.  게다가 안쓰러운 마음에 부모님이 꾸준히 보내주신 돈도 있어서 더 놀기도 좋구요.  한창 그렇게 놀고 싶을 때입니다.  부모님이 믿었던 유학업체에서 사기를 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2년내내 샌드위치만 싸주는 가디언서부터 제일 심한 경우는 지하에 칸막이 쳐놓고 6~8명이 살게 하는 악질 홈스테이도 봤습니다. 회사에 가면 칸막이 있죠? 그런걸 쳐놓고 한칸에 한명씩 살게 하고 집주인은 고급차 몇대씩 끌고 다녔다고 해요.  
온 가족이 이민 가기 전에 아이만 보내는 경우에도 영어라도 조금 늘고 건강하면 됐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간혹 아이들이 이민문서 같은것 처리하는데 도움이 안된다고 혼내시는 분들이 있는데 어른도 어려워하는걸 영어도 간신히 배운애가 어떻게 잘 처리하겠어요. 

2. 이민온 아이의 입장
어릴때는 이사가서 친구들을 잃는것도 정말 힘든 일인데 이민을 가게 되는것은 정말 세상이 뒤집어지는 일입니다. 말은 통하지 않고 무시당하고.. 위축당하고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아이들이 언어습득력이 뛰어나다지만 왠만큼 영어를 하고 왔어도 한 1~2년 지나서야 조금씩 알아듣고 문화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부모님밖에 없습니다.  이때 자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고하는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부 열심히 안한다고 혼내기만 하면 정말 탈출구가 없이 갇힌 꼴이 되기 때문에 조금만 더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닫게되면 정말 어렵게 됩니다.  저는 이때 부모님과 충돌을 일으켜서 나이 먹을때까지 부모님과 대화하는것이 항상 불편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숨기는 습관이 생겼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힘들때 부모님께 말도 안하고 혼자 끙끙 앓았죠.. 부모님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죠 - 이민와서 자녀를 위해서 힘들게 일하는데 자녀가 공부를 못하고 있으면 속이 정말 터지겠죠.  다만 저 뿐만 아니라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기에 하는 말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대립구조가 아니라 함께 이겨낼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릴때 이민으로써 자녀에게 주어지는 부담감은 정말 엄청납니다.   제가 대학교에서 너무 너무 힘들어서 학교 심리상담소를 찾아간적이 있는데 상담사가 저같은 동양인이 정말 많이 찾아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때문에 자신은 이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원하는 과에 들어가지 못해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나 기숙사에서 목을 매려고 한 중국인 학생도 있었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몇년간 자존감이 바닥을 쳤고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정말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 미칠듯한 불행함을 체험했습니다.
그외의 힘든점이라면...
- 캐나다의 아이들과 자신을 비교하게 됩니다.  캐나다 아이들은 집이 부유하지 않더라도 기반이 잡혀있고, 문화적으로 대체로 자식들이 하고싶어하는걸 하게 내버려 둡니다. 지금이야 집값이 올라서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 대학교 이후에 독립해서 따로 사는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이민온 자녀들은 경제력이 우선인 직업을 선택해야 하고 공부가 모든것의 중심이 되게 되죠. 백인들의 입장에서는 이해할수가 없기에 이를 비꼬는 "High-Expectation Asian Dad" (기대치가 큰 아시안 아빠)라는 짤방시리즈가 북미에 유행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자라면 커갈수록 무의식중에 피해 의식이 자리잡게 됩니다.
- 한국인도 아니고 캐나다인도 아닌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이 옵니다.  
- 처음에는 영어알아듣기도 힘든데 과목을 공부해야 되니 정말 어렵습니다.  그나마 한국에서 수학을 하다 오면 캐나다 수학은 좀 쉽게 느껴집니다.

반면에 다행인점은 많은 학교가 한국같은 일진문화가 없어서 나쁜아이들도 있긴하지만 왕따나 이런게 덜 심한것 같습니다.

3. 영어 
처음에는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한채 앉아있어야 하는데 이게 정말 고역입니다.  한국에서 영어를 왠만큼 공부를 하고 왔어도 처음에는 힘듭니다.   한국에는 문법을 많이 중요시하고 문제도 빈칸채워넣기 형식이 많은데 실전영어와 많이 다른것 같습니다. 문법을 잘 알아도 우리가 한글을 쓸때 문법을 생각하고 글을 쓰진 않잖아요? 어디서 문법이 틀린 문장이 있으면 그냥 어 이거 좀 이상한거 같네 하고 느끼게 되죠.  반대로 문법위주로 글을 쓰게 되면 작문도 힘들뿐만 아니라, 실수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문법을 베이스로 하되, 아이들이 많은 영어에 노출되는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만화나 TV를 영어로 보는걸 추천합니다.  영어뿐만아니라 캐나다에서 쓰이는 속어, 문화등을 같이 배울수 있습니다. 가장 빨리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은,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당당하게 영어로 말하고 계속 영어에 노출되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예 한국인이 없는 곳으로 학교를 보낼수도 있겠지만 그건 양날의 검입니다. 영어를 빨리 배우긴 하겠지만 성장통이 엄청나요 - 그때문에 우울증이 오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다행이 학교에서 ESL등 영어가 어려운 학생들을 배려하는 시스템이 많습니다. 학교에 갔는데 ESL 프로그램이 없어서 한 학생을 위해 선생님을 청빙한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면에서 캐나다는 시스템이 좋은 나라인것 같습니다.
학교 과제의 대부분은 에세이를 쓰거나,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것(프레젠테이션)이 많습니다.  

4. 마약
한국에서는 마약이 좀 딴나라 이야기 같겠지만 캐나다가 바로 그 딴나라 입니다.  마약이 한국보다 확실히 더 접하기 쉬운것 같습니다.  Soft Drug (대마초, LSD 와 같은 '약한' 마약들)과 Hard Drug(헤로인, 코케인등)로 나누곤 하는데 Hard Drug는 그렇게 쉽게 접할수 있진 않구요. 반면에 대마초는 정말 쉽게 접할수 있습니다.  스컹크냄새 비슷한 냄새가 나는데(이냄새도 캐나다 안와보신 분들은 잘 모르겠네요) 한번 알게되면 길 걷다가도 자주 맡을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대마초가 소지는 불법이지만 피우는건 불법이 아닌 이상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보다 더 많이 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대마초 하면 어두침침한 아편굴이 생각나실수 있겠지만 대마초는 생각보다 캐나다에서 일반인들에 삶에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저는 대마초를 피워본적도 없고 피고싶은 생각도 없지만 제가 원한다면 정말 쉽게 구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파티에 가서 친구가 권하기도 하고, 서로 이게 좋다면서 나누기도 하고 합니다. (특히 대학교에서는 더욱 접하기가 쉽죠).  문화적으로도 캐나다 사람들은 대마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아마 미국처럼 생각보다 빨리 합법화가 많은 곳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나마 Hard Drug는 캐나다 사람들도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보다 접하기 쉬운건 분명한것 같습니다.
제 의견이지만 마약을 하면 연을 끊겠다고 무조건 윽박지르는것보다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 교육시켜주는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대학을 가면 부모님의 영향권 밖으로 벗어나게 되기 때문에.. 마약은 캐나다의 부모들도 많이 걱정하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양계 아이들은 대체로 마약을 하는 경우는 적긴 한것 같더군요.

다시 읽어보니 많이 횡설수설 하는것 같네요.. 만약에 궁금하신게 있으시다면 제가 최대한 답변해드리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출처 제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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