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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시 ] 열꽃
게시물ID : humorbest_13831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른영혼
추천 : 16
조회수 : 717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2/17 04:53:17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2/15 20:27:54

최근에 고민게시판에서 베스트로 올라온 글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참 아팠어요.


어제도 어떤 분께서 자살 암시글을 올렸었고, 방금 전에 괜찮다는 답글이 올라온 걸 봤습니다.


그 분들을 위해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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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꽃


순수하고 여린 영혼을 가진 너는

세상의 모든 손이 손가락질한 탓에

그 빛도 숨도 잃어버린 채

어두컴컴한 천장만 바라보게 되었네


화가 난 너는

네 상처의 파편으로 주변을 겨누었지만

세상은 너의 분노에도 아랑곳없이 비웃어

어느새 주변을 향하던 그 날카로움이

네 가슴을 겨누고 있었어


차마 산다고도

죽었다고도 말할 수 없는 시간들


하지만 너는 다행히도 죽지 않았구나

모르고 있었겠지만

너는 스스로를 잃지 못해 지켰던 거야


이제, 불면의 밤은 가고

평온히 동이 트는 새벽에

찢어진 마음 다시 주워다 붙여줄

사랑하는 이 어깨에 기대 울 시간


가슴으로부터 자라나는 새싹들이

열병을 앓던 네 살을 비집고 나와

붉은 꽃으로 피어날 시간


고마워

죽지 않고 살아줘서



2017.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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