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잊었다는 말은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

진짜 다 잊었으면

무언가를 잊었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을 테니까

기억의 조각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니

'다 잊었다'는 한 문장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을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면

혼자 남은 내가 안쓰러우니까

잊었다는 말로 마음의 무게를

조금 덜어내고 싶은 바람인 것이다

진짜 다 잊었으면

잊었다는 말조차 나오지 않는다

아직도 잊을 게 남아 있으니

잊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